2022. 3. 3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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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애인 이동권에 관련된 내용이 이슈다.

정확히는 장애인 이동권이 아니라 이권이 조금은 개입된 부분이기도 한데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 뭔가 공감이 가기도 하고 가지 않기도 한다. 그 이유는 뭔가 이분법적인 사고 때문이라고 할까? 권리인가 호의인가가 모호한 부분인데 분명 당장 모든 이동권이 되지 않더라도 많은 예산을 잡아 달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는 가지만 방법론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기도 하다(물론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아무도 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애초에 단체가 누군가를 지지하고 그런 것을 했으니 믿음이 가지 않는다) 내가 장애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한다고? 우리 아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것이 꼭 권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 나오는 일곱 명의 장애인들은 일반 사람도 하기 힘든 것을 해낸 사람들이다.

뇌병변, 청각장애, 다리가 없는 사람 등등 일반인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서 계속 진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일반 사람도 힘든 것은 맞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나온 분들에게 어쩌면 사회에서 조그마한 배려를 해 주었기 때문에 이 분들이 이렇게 성공을 할 수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절대 평가절하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배려를 받아도 힘든 것이 그들의 삶이니 말이다.

 

처음부터 장애가 있었다면 사실 이렇게 도전하기 힘들었을 수 있다.

선천적인 장애에서 사실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장애라고 하면 거의 청각장애가 유일하다고 생각이 된다. 이 책에서 나온 사람들 중 원래부터 장애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대부분 청각장애인 것과 같은 의미인데 사실 청각장애의 경우 인공 와우라는 수술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생활을 하다 보면 '말을 하지 못한다'라는 정설과 다르게 말을 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말은 조금 어눌하기 때문에 또 배척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래서 특수학교에서 수화를 배워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긴 하다. 

 

그런데 그런 생활이 반드시 옳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생활을 통해서 그들을 이해하고 말도 할 수 있고 수화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설명을 했지만 실제로는 청각장애인 조차 최근에는 수화를 거의 배우지 않고 인공와우와 재활을 통해서 정상인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한다. 우리도 그와 같은 경험을 아이에게 시켜주고 있지만(사실 개인적으로 수화를 가르쳐 줄 생각이 조금도 없다) 가끔 장애인들이 모여있는 복지관에 가보면 우리 아이는 이도 저도 아닌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말을 할 수 있지만 장애가 있는 모호한 경계라고 할까?

 

책을 덮으면서 그 경계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는 다른 사람이 물어보면 항상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해, 근데 그거 때문에 다가오지 못하거나 비난을 하면 아빠에게 이야기를 하렴' 이라는 말을 한다.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다기보다는 문화가 아직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특히 어느 쪽에도 포함되지 않는 모호한 상황은 오히려 한쪽으로 쏠려있는 것보다 더 안 좋은 경우가 많이 있는데 책과 같이 극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생각 수준이 좀 더 관대하고 넓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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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6. 5. 1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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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다르다고 한다.

나 스스로도 내 자신이 소수가 아닌 다수일 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소수가 되는 순간 뭔가 대단한 불편함에 사로잡힌 것 같이 느껴진다. 이것은 어찌보면 나 자신이 소극적이 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다수가 항상 옳다고 판단하는 생각 '차별' 이라는 것에 대해서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다.

사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집어든 이유는 나의 첫째 아이 때문이다.

항상 평평한 고속도로만 질주하고 있던 내 인생에서 어찌보면 큰 장애물이 나타났는데, 첫째의 장애가 바로 그것이다. 처음에는 울기도 했고 원망도 많이 했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그런 부질없는 것이 뭐가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래나 저래나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이고 내가 언제까지나 보듬어주고 이끌어 가야할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떤 부모나 동일하듯 내 자식이 남과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 놀림받고 하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은

'내 아이가 그냥 평범하게 남과 비슷하게 자라줬으면...'

이라는 작은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차별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면 이민까지도 고려해 볼 만큼 내 아이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내가 서두에 이야기 했듯, 그동안 차별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내가 그 반대 입장이 되자 나는 다른 사람을 차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 보았다.

 

HIV, 흔히 에이즈라고 불리는 이 병은 그냥 머리 속에서 걸린 사람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은 병명이기도 하다. 왠지 모르게 그냥 걸리면 더럽고 동성애를 했었을 것 같은 그런 존재이다. 특히 여러 매체에서 안 좋은 면만 부각하여 보여주는 경우가 많이 있어 머리 속에 더 그렇게 박혀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진실은 꽤나 건너에 있는 듯 하다.

1. 전염성이 미치도록 강한 병은 아니다. 즉 일상생활에서 걸리는 것은 거짓말이다.

2. 걸리면 죽는 그런 병도 아니다, 에이즈의 대명사인 매직존슨 정말 징하게 오래 산다, 심지어 죽지도 않는다.

3. 의외로 걸린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수도 있는데 너무 멀쩡하다.

 

저 병에 걸린 것이 자랑거리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그 사람들을 차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진실을 알려고 하지않고 그냥 다수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쩌면 1960년대 우매한 국민을 선동하는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니 누군가는 진실을 바라보고 그 진실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그러라고 만드는 신문/방송인데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 것도 작금의 현실이다)

 

인생을 살면서 항상 즐겁지만도 항상 슬프지만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차별이 가져오는 문제에 대해서는 당사자는 평생의 아픔이 남는다. 특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질병과 장애는 어쩌면 죄를 짓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보여지고 있지만 이런 책들이 우리 사회의 생각을 바꿔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는가 싶다. 그저 즐거움으로만의 책이 아닌 정확한 사실과 편견을 깨뜨릴 수 있는 방법 제시와 같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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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5. 6. 13.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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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사람인가요?

솔직히 나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봐도 자신이 없습니다. 괜찮다기 보다는 기회주의자, 탐욕주의자 라는 생각이 너무나 들기 때문이지요. 괜찮다고 하지만 그저 나의 기준에서만 괜찮은 정도, 사실 어떤 사람이나 가진 것이 많기 때문에 어쩌면 더 이기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주변에 어떤 사람도 '그 사람 괜찮아?' 라고 물어본다면 단점부터 보이고 나랑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지요.

 

저는 저희 아이 때문에 자폐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도 상황이 어떤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의 생각이 이렇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제가 그런 입장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단순히 '장애인이 힘들게 쓴 책' 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 닿아있는 저에게 드는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그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그의 부모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을 말이지요. 사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당사자가 가장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그 전까지는 그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부모가 가장 가슴이 아플 것입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엄청나게 많이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지요.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을 갖거나 잃어버린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삐딱한 시선입니다. 그 시선이야말로 다른 사람이 사회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심각한 문제지요. 예전에는 일본이 그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지금은 솔직히 한국이 더 심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아이들조차 편을 갈라서 싸우는 게 익숙해 지다보니 조금이라도 다르면 배척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조금 서글픈 일이지요. 그래서 저자와 같은 사람이 더 성공하고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세상이 마음대로 변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변할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지요.

 

잔잔한 내용에 조금은 유아틱한 삽화가 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특히 앞 쪽에 나온 글귀인 '대화를 나눌 순 없어도 마음속에는 당신과 같은 언어가 담겨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보다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을 보고 감탄할 줄 알고 모든 것을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특별한 능력을 말이지요. 저는 앞으로 절대 다른 사람이 나와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들에 대한 예의도 아닐 뿐더러 어쩌면 저 역시 그들에게 있어서는 '나와 다른 사람' 에 불과한 사람일지 모르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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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