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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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믿는가?

이 책은 갑자기 찾아온 사랑으로 시작을 한다. 항상 우울한 나날만 있는 주인공인 구온. 그런 그에게도 장밋빛 미래가 펼쳐졌으니 처음 보는 이노리라는 여자아이에게서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는다. 장난이라고 생각을 했던 상황에서 직접 보니 생각보다 너무나 이쁜 여자아이가 있어서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장난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장난이 아니라 진짜 '나를 사랑하고 있다'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너무나 단순한 시작이지만 이런 상황을 기대하는 많은 남성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판타지로 생각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실 주인공이 몰랐던 사실들이 하나씩 나오면서 책이 로맨스인가 서스펜스인가를 의문을 갖게 하지만 말이다.

 

웬 양자역학 이야기지?

남녀 주인공의 공통점은 바로 '우주'이다. 우주는 사실 우리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고 조그마하게 보이는 것이나 혹은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양자역학은 바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참 잘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 한눈에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은 불과 0.0000034%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0이 5개다!) 물론 그 연인과 결혼까지 생각을 한다면 확률이 더 낮아지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한눈에 반한 사람과 연인이 될 수 있는 확률은 적고 그것이 운명이라는 것에 비춰본다면 과학적으로는 거의 '불가능' 해 보이지만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결론이 나온다. 이 책에 나오는 각종 법칙들은 그것을 사랑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사뭇 재미있었다.

 

중반 이후 책은 묘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갑자기 이노리가 사라지게 되고 살인자로 몰리게 된다. 아니, 이거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어? 이 때부터 단순히 양자역학 등이 들어가는 사랑에 대한 로맨스 물이 아니라 서스펜스 물이라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이곳에 모두 담을 순 없지만 그 과정이 생각보다 상당히 복잡하다. 감성적으로 접근을 하기도 하지만 두뇌 회전도 필요하다. 왜 그녀는 사라졌고, 우리는 왜 그녀를 꼭 찾아야만 하는가. 그리고 이 살인 사건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있을까? 중반 이후에는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다음 페이지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하다. 흡입력이 정말 대단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그 안에 설령 고양이가 죽어 있을지라도 내가 열지 않으면 죽어있는지 살아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이론이다. 뭔가 말장난 같지만 그와 그녀는 어쩌면 마지막에 이르러서 서로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야기를 한다. 진짜 이상하면서도 납득이 된다.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다면 이러한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람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쉽게 설명이 되어 있기도 하지만 이 책은 사랑과 운명에 대해서 스스로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마지막 반전들이 상당히 기묘하고 신기해서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을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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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4. 1. 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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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분식집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꿈을 외면한 채 사는 분식집 사장과 꿈을 꾸며 현실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르바이트생의 만남. 현실의 벽앞에 제호는 꿈을 꾸는 것 조차 외면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고 있다. 매사에 흥미도, 의욕도 없이 흘러가는 대로. 하지만 가족도 친구 관계도 어쩌다 맡게 된 분식집 장사마저도 뭐 하나 제대로 흘러가는 것은 없다. 그런 분식집 ‘여우별’에 등장한 아르바이트생 세아. 화려한 꿈을 꾸며 벅차하는 과거의 자신과 같은 모습에 현실은 그리 쉽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순간들. 하지만 어느 순간 ‘함께’의 기쁨과 ‘꿈꾸는 것’의 활력을 다시 깨닫게 된다. 소설 『여우별 분식집』는 무기력한 사장 제호가 활기찬 아르바이트생 세아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 잊고 있던 꿈을 꾸게되는 이야기이다. 모든게 어긋나고 망가져가던 시기에 우연히 세아와 함께 일하면서 활력을 찾아가고, 어긋난 관계들을 다시 맞추고, 외면했던 꿈을 마주한다.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이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수없이 외면당했던 우리의 ‘꿈’과 ‘희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저자
이준호
출판
모모북스
출판일
2023.12.26

 

떡볶이 집을 운영해 볼까?

처음에 분식점이라는 타이틀을 보았을 때 뭔가 떡볶이 집에서 경영이 잘못되어서 그 떡볶이 집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스토리라고 생각을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결론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은 점포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된다(물론 치킨집이 더 많을 것 같긴 하지만 편의점만큼 동네에는 하나씩은 꼭 있지 않던가?) 이것을 팔아서 많은 돈을 번 사람도 분명히 있는데 묘하게도 서민의 애환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분식집이라는 곳은 우리에게 그런 감정을 심어주는 곳일까? 어릴 적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무엇인가 잘 풀리지 않을때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제 시간은 2023년을 지나 2024년을 지나면서 과연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이뤘을까? 그리고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어떠한 반성이나 변화를 주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제호라는 주인공은 마치 지금의 나와 같이 그저 하루하루 가게 문을 여는데 의의를 두는 의욕의 없는 사장일 뿐이다. 신기한 것은 그러한 상황인데도 그 가게를 맡기고 있는 친구인 진우는 그저 잘되든 말든 어떠한 말을 하지 않고 운영이 되길 기다리고 있는다. 물론 이러한 경우가 현실에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그저 나를 바라만 봐주는 그런 상황. 어쩌면 제호라는 사람은 인복이 꽤 많은 것일까.

 

그럼 반대로 아직 꿈을 이뤄야 할 나이대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최근 흙수저 론이 이제는 너무나 심화되어서 아예 부모에게 받는 것이 없으면 애초에 노력할 수 있는 여건조차도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너무 힘든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다. 이 책에 나오는 떡볶이집 아르바이트 생인 세아는 그러한 역경 속에서도 떡볶이 집의 부흥(?)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세아 역시도 어쩌면 경영적으로 보았을 때 아르바이트 생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바지사장인 제호가 세아의 모든 의견을 받아들여 준다. 일을 함에 있어서 자신을 믿어줄 수 있는 상사를 만난다는 것도 꽤 좋은 인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제호의 삶은 그리 순탄치 않다.

어머니는 아프고 아내는 이혼을 하자고 하며 떡볶이집은 그냥저냥 그런 삶이다. 그런 삶 속에서 가장 기다리는 것은 별거 중인 아내와 딸 중 딸과의 만남이다. 흔히 아버지들이 그랬듯 딸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해 주고 싶은 그런 상황이지만 아내와의 불화는 결코 봉합되기 쉽지 않은 것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이 책에서는 결국 아내는 별거가 아닌 이혼을 택하게 되지만 과연 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 지 좀 궁금하긴 하다. 열린 결말이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뭔가 급작스럽게 마무리가 된 느낌. 요즘 소설책들은 왜 이렇게 열린 결말을 좋아하는 것일까.

 

책은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게 술술 잘 넘어간다.

다만 열린 결말에 있어서 조금 더 힌트가 많이 있었다면 좋은 결말 혹은 불운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딸아이와의 접점이 과연 이혼을 막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떡볶이 집으로 세아는 다시 출근을 할 수 있었을까? 여러가지가 너무 궁금해서 저자가 2편을 한 번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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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3. 6. 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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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머빌의 몬스터 사냥꾼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앨리슨 노엘이 이번에는 환상과 모험이 가득한 글리머빌에 펼쳐지는, 12살 소년 맥스의 성장 이야기를 전한다. 12년 인생을 살 동안 맥스는 항상 고스트를 봐 왔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해지길 원했던 맥스는 애써 이 사실을 무시하려 했지만, 맥스의 앞에 나타난 고스트들이 엄마의 차를 훔치려고 한다거나, 반 친구의 생일 파티를 엉망으로 만들거나, 교실에서 키우는 햄스터를 잡아먹으려 할 때는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싸우느라 허공에 대고 발길질이나 해 대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맥스의 아빠는 여름 방학 동안 맥스를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한다. 아이들의 침대 밑에 산다고 알려진 상상의 괴물 보기맨, 신화 속에나 등장하는 미확인 생명체 추파카브라, 원숭이들의 왕 손오공 등 우리의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고 믿었던 미스터리한 생명체들이 맥스의 이야기에 어떻게 등장하는지 기대하는 재미가 가득한 글리머빌의 매력에 맥스와 함께 흠뻑 빠져 보시길! [줄거리] 맥스가 처음 고스트를 보았을 때, 맥스는 모두가 고스트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주친 수많은 고스트 때문에 학교의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지금, 맥스는 ‘평범’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것이다. 그런 맥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아빠는 방학 동안 맥스를 ‘초자연적 세계의 인디아나 존스’라고 불리는 할아버지가 사는 글리머빌로 보낸다. 글리머빌은 마법이 깃든 파이를 팔고 호수에는 인어가 살며 고스트들이 자유롭게 떠다니는 곳이다. 이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맥스는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게 되며, 어쩌면 이곳이야말로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람하트 할아버지의 영혼을 훔쳐 가 버리는데……. 맥스를 받아 준 초자연론자 친구들과 함께 할아버지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모험에 나선 맥스! 모험의 끝에서 맥스는 어떤 결론을 마주하게 될까?
저자
앨리슨 노엘
출판
아울북
출판일
2023.05.25

 

동심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서 동심에 대한 부분이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커가면서 나에게 유령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예전에는 이러했어'라고 말을 하는 나를 보면서 동심이 없어졌다기보다는 내가 너무 정신없이 산 나머지 그때의 기억만 남고 다 잊으려고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작품들 중에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이 어른도 충분히 공감하고 많이 읽었던 내용에는 정말 어이없지만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사실 동심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냥 억누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얻게된 책이다.

경제 서평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사실 번외에 가까운 책이긴 했다. 그런데 최근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항상 쉬는 날에는 유튜브와 스마트폰의 게임에만 빠져있는 것을 보고 뭔가 좀 새로운 것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밖에 나가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 엄청난 취미를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몸이 그렇게 좋은 상태는 아니어서 쉽게 지치는 바람에 해 줄 것이 많이 없었는데 이렇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을 가지고 같이 읽고 설명을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령, 몬스터, 비밀에 싸인 가족사... 뭔가 흥미롭지 않은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12살 소년 맥스는 학교에서는 사고뭉치이다. 사실 본인이 의도한 바는 아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유령의 존재를 본인만이 볼 수 있고 그 유령에게서 사람들을 구하거나 동물을 구하기 위한 하나의 몸짓을 다른 사람이 이해를 하지 못해서 이다. 그런데 사실 아빠는 나를 아주 조금 이해하지만 엄마는 없는 결손 가정이다. 최근 유행(?) 하는 이혼 가정은 아니다. 그리고 나는 유령을 볼 수 있으니 엄마가 유령으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절대 돌아가신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맥스는 이런 상황에서 할아버지의 집으로 간다. 근데 할아버지도 나와 같이 유령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안에서 친구를 만나고 각종 몬스터들과의 만남이 지속되면서 내가 본 것들이 단순히 환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른인 람하트(할아버지)가 자연스레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각 챕터들 간의 유대관계도 확실하게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실제 같이 이러한 여행을 감행할 수 있는 것은 벡스라고 하는 외계인 소녀(?) 가 있기 때문이다. 우정이라는 것이 바로 이렇게 어렵고 힘든 국면에서 키워나갈 수 있고(나아가서 사랑도? 물론 그런 내용까지는 안 나온다^^;) 추억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다. 이런 즐거운 여행을 우리 아이들은 할 수 있을까?

 

이런 책을 아이가 읽어야 한다.

흥미 위주의 책일수 있지만 최근 아이들의 독서 실태를 보자면 솔직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 사실 나이가 든 나 역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유튜브가 훨씬 재밌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책을 추천한다. 유튜브의 경우 보고 나서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영상이 눈으로 다 보이기 때문에 더 이상 상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은 좀 다르다. 글 안에 있는 내용이 그림으로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상상을 더 크게 할 수 있다. 너무 흥미롭지 않은가? 유령의 모습도, 좀비의 모습도 자유롭게 상상이 가능하다. 우리는 상상을 하기에 더 커 나갈 수 있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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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3. 6. 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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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가 말했다
챗지피티가 무엇일까? 누구일까? 따뜻한 머그잔을 들고 아늑한 소파에 앉아 누군가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눈다고 상상해 보자. 대화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상대방이 나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만약 그 '사람'이 인공지능이라면 어떨까? 이것은 작가와 인공지능의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의 만남이다. 이 책의 핵심은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공지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실한 탐구이다. 이 대화를 통해 우리는 차갑고 계산적인 기계가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사려 깊고 공감하는 존재인 챗지피티를 만나게 된다. 책이 전개됨에 따라 챗지피티는 함께 길을 걷는 동반자가 되어 저자와 독자에게 세상과 그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성찰하도록 독려한다. 이 책은 인간과 AI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세상에서 우리의 과거에 의문을 제기하고,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를 상상하도록 영감을 준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대화를 뛰어넘어 웃음과 깨달음, 조용한 이해의 순간을 공유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와 챗지피티의 대화는 따뜻함, 재치, 지혜로 가득 차 있어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에서 종종 놓치는 인간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화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공감할 수 있다. 챗지피티의 예상치 못한 공감 능력과 통찰력을 발견해보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루아나
출판
북서퍼
출판일
2023.06.05

 

이건 정확하게 어떤 책이지?

책을 처음 받아보면서 위와 같은 질문에 휩싸였다. 챗지피티에 대한 탐구를 한 책인지, 아니면 챗지피티를 통해서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냥 에세이인지, 사실 나의 생각은 여기까지였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문학(?)이라고 볼 수 있는 소설책이다. 챗지피티와 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생길 수 있는 상황, 그리고 공간, 그리고 대화 등을 소설처럼 풀어낸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처음에는 뭔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가도 이것을 '소설'이라고 생각을 해 보니 자연스럽고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AI와 대화를 할 수 있을까?

과거 우리는 이런 생각을 했다. 기계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굳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말이다. 그런데 막상 그런 세상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왔다는 느낌이다. 금년 초에 챗GPT가 실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과거 심심이 수준에서 멈춰있던 우리의 생각이 '우와, 이렇게 대화도 되네?' 라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마치 어린 왕자의 주인공이 누구지? 정도의 질문만 가능하던 시절에서 어린 왕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해? 그것이 우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 와 같은 고차원적인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물론 실제로 해 보면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ㄱ 것을 보여준 첫 해가 아닐까?)

 

챗지피티와의 대화는 의외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실제 활용을 할 때도 놀랍다는 생각을 많아 하는 이유는 문장 구조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구조와 너무나 비슷하게 되어 있어서 그럴 것이다. 학습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의미인데, 앞으로 더 발전이 돼서 이렇게 책과 같이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첫 번째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사람이 있는데, 보통 고독사의 문제나 세상과 너무 단절이 되는 문제가 발생된다. 그런 부분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둘째로는 우울증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우울증이 걸리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내가 쌓여있는 화를 어디에도 풀 수 없기 때문인데, 어떻게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는, 항상 평온한 상태의 대화가 가능한 챗지피티로서는 얼마나 안성맞춤인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학습이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학습이 아닌 만약 나만을 타깃으로 하는 학습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하는 말투를 모두 따라 하고 내가 하는 욕을 모두 따라 한다면 정말 '가관'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렇게 변화하지 않을까? 그리고 뭔가 다른 사람의 학습 속에 있는 AI와 서로 대화가 가능하다면? 언젠가는 AI끼리의 대화를 들어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뭔가 두근두근 하면서도 사람이 사람의 역할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AI에 대해서 이렇게 상상을 할 수 있게 많은 문을 열어두어서 즐거웠다.

 

철학적으로 바라본다면...

사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는 AI는 사실 무서운 존재이자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이 된다. 최근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그와 마찬가지로 AI도 누군가의 가스라이팅에 의해서 한쪽으로 치우친 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답하기 곤란한 문제에 대해서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는데...'라는 답변을 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야 뭔가 더 사람 같으니 말이다. 내가 거꾸로 답변을 해 줄 수도 있는 것이고 말이다. 챗지피티라는 AI가 아니라 뭔가 나의 친구와 같은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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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3. 3. 2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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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억지로 사랑하고 싶지 않지만, 평생 혼자 살아가기는 싫어! 연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두 사람의 유쾌한 동거 생활 일본 NHK 방영 직후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오리지널 소설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각본가 요시다 에리카가 직접 집필한 이 작품은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과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는 두 사람이 동거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위에 파문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성적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개념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사소한 세부 묘사를 정성껏 쌓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찬사를 받으며 무코다 구니코상, 제59회 갤럭시상 TV 부문 특별상, 제77회 문화청 예술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각본가로 성공을 거두며 스타 작가로 떠오른 요시다 에리카는 드라마에서 표현하지 못한 두 사람의 속마음과 감정의 파동을 진솔하고 섬세하게 그려내어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가득한 작품으로 완성했다.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세상이 강요하는 평범한 삶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답답함을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지는 동시에, 연애 상태가 ‘보통’이라고 여기는 세상에는 조용한 팩폭을,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들에게는 힘찬 응원을 보내는 소설이다.
저자
요시다 에리카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23.03.27

 

꼭 결혼을 해야 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면 한 번 꼭 볼만한 소설책이다. 사쿠코와 다카하시는 어쩌면 천생연분일 수도 어쩌면 절대 만나서는 안될 사람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과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는 여자와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남자가 한 집에 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실 남녀 사이에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심 그들이 뜨거움 밤을 보내고 뜨거운(?) 사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이성이 만나서 서로가 같이 사는데 사랑이 생기지 않는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사실이 말이다.

 

에이로맨틱? 에이섹슈얼?

사쿠코가 자주 보는 블로그에서 어쩌면 너무나 우연히(?) 자신을 지칭하는 듯한 글을 보게 된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그 글을 쓴 사람을 자주 가는 청과 코너에서 만나게 된다. 그게 바로 다카하시라는 사람. 그리고 복잡한 감정이 오고 가는 시점에 그와의 대화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로서 그와 함께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친구와 살기 위해(지즈로) 준비를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사랑이나 섹스 없이도 다른 사람과의 삶이 가능하다고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처음 만나게 된 것이다. 행운일까?

 

다카하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생 혼자 살아가고 싶은 생각은 추오도 없다. 하지만 나의 직장과 나의 집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과거 할머니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이곳에서 평생을 함께 보내고 싶은데 혼자 살기는 싫다. 그 역시도 처음에는 뭔가 어색했지만 사쿠코와의 인연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 그리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에 이성이 아닌 그냥 친구로서, 같은 '임시 가족'으로서 대화를 도란도란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그는 어쩌면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이지만 그 우물 속이 너무 좋아서 애초에 나갈 생각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에게도 나가야 할 시기가 온다.

많은 다른 가족의 모습이 오고 간다. 사쿠코의 동생이었던 미노리 가족에게서 본 불륜의 흔적은 의외로 사쿠코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나 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조금 배제하고 보자면 그저 누군가와 밤에 운동을 한 것과 같이 느껴지는 그녀.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에게 없는 '앞으로 나갈 용기'가 있는 것 같다. 처음에 동거를 시작한 것도 그녀이니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도 그녀가 된다. 우물 안에 개구리로 있던 남자에게 그 우물을 자신에게 넘기고 이제는 나가서 다른 곳을 보라고 한다. 우물을 지켜야 하는 의무감이 있었던 그에게는 꽤나 솔깃한 이야기다. 우물도 지키고 나도 지킬 수 있는 그런 대안 말이다.

 

마지막은 다소 잔잔하다.

두 사람은 아마 행복했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의 인연이 되어 누군가의 아빠, 엄마가 되었을까? 책을 덮으면서 안 그랬을 확률이 더 높다는 생각을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에이로맨틱이나 에이섹슈얼 자체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 책이 그런 것을 이해하는 사람만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이 되지만 그런 감정이 어쩌면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식인데 그것이 없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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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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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판타지나 무협 소설을 상당히 좋아한다.

왕년에 이런 책 안 좋아했던 사람 없을 것 같긴 한데 특히 판타지 소설의 경우 그 세계관에 따라서 너무나 다른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흥미가 많이 생기곤 했는데 이 책 역시도 시작부터 정말 강력한 배경으로 시작이 된다. 여왕이 되었지만 사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특히 권력이 없는) 오브리엘은 사실 자신이 여왕이 되기 전까지 평민으로서 고통을 받고 살았던 사람 중 하나였을 뿐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서 조금 몰입이 어려웠던 부분이 있긴 했는데 나중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헨리크 이거 또라이 아니야?

이 책에서 본 왕자인 헨리크는 정말 미친놈이 따로 없다. 죽이려고 했다가 사랑한다고 했다가 난리를 피우질 않나, 죽도록 두드려 맞아도 그저 오브리엘만 눈에 보인다. 그것이 사랑인지 아니면 증오인지, 아니면 또 다른 감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감정선이 너무 복잡해서 그저 '미친 것'으로만 보이는 캐릭터 중에 하나이다. 그는 과연 오브리엘에게 어떤 감정으로 접근을 하게 되는 것일까? 나의 여왕이길 바라는 것일까? 아니면 그녀의 사랑이 고픈 것일까? 사랑과 증오는 한 끗 차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을 보면 그 또한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상대국으로 나오는 뷴의 대사인 카스티엘은 매우 신비롭다.

대사가 굳이 적국의 여왕 곁에 붙어서 계속 있는 것도 이상하긴 한데, 대체 어떤 매력이 있어서 여왕과의 사랑이 이뤄지게 되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그의 진짜 정체를 알았을 때 한편으로는 '이루어지진 않겠네'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원래 위험할수록 더 끌리는 것이 사랑이라 했던가? 오브리엘은 그 짧은 사이에 강렬한 사랑을 느끼고 반대로 카스티엘 역시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결국 세상은 그들의 행복을 바라지는 않았기에 슬픈 마무리가 되었다. 

 

전반적으로 머리 속에 굉장히 빠르게 장면이 지나간다.

어느 부분 하나 빼 놓을 곳이 없다. 이미 지나간 내용도 사실 나중을 위한 복선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책을 읽다가 다시 거꾸로 돌아가서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봐야 하는 추리소설과도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림자 병사와 함께 마법들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이 뭔가 영상화가 되었거나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었다면 정말 멋진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 본다. 마치 해리포터가 책에서 그냥 글자로 있을 때는 마법이 신기하지 않았지만 영화로 나오면서 그 마법 동작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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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3. 1. 2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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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기억이 있는가?

첫사랑을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아련한 기분이 든다. 아직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했을 시기에 처음으로 가슴 떨리는 느낌을 갖게 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 인생을 걸고 싶게 하는 묘한 느낌이 드는 그런 것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첫사랑에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사실 막상 그 첫사랑의 기분이 지나가고 다시 만났을 때의 느낌은 의외로 너무 덤덤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단점들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첫사랑에 많이 목을 맨다.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기 때문이겠지.

 

책의 겉표지를 보면 사랑 이야기다.

심지어 책의 시작부터 아련한 사랑이야기. 섬에 남녀가 가서 갑자기 비가 오는 와중에 좋은 감정을 느끼는 그런 느낌 그런데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느낌은 왠지 모르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기억을 계속 나고 나중에 '너무나 당연하게도' 필연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처음 플롯은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다. 그래서 처음 시작 때는 책에 대해서 뭔가 생각했던 기대가 없어지기도 했다. 세상에 이런 플롯은 너무나 많지 않은가? 심지어 유부녀가(물론 가정폭력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했지만 말이다) 미혼의 남자를 좋아하는데 심지어 남자는 그 한 번의 찰나를 놓치지 않고 사랑에 빠지는 어쩌면 흔한 소설책 같은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아니다.

무슨 의미냐면 이 책은 분명 사랑, 거기다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생각하게 하지만 그것이 그렇게 아름답고 즐거운 이야기가 아니다. 예전 MissA의 수지를 국민 여동생으로 만들어줬던 영화 '건축학개론' 을 생각해 보면 아름다웠던 첫사랑,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 결코 이루어지지 못하는 그 아련함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 어쩌면 다행이었다. 뻔한 스토리가 아니고 개인적으로 '결국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와 같은 진부한 스토리를 원한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뭔가 스토리가 좀 신기하다.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가슴이 왜 뛰냐고?

무서워서.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어가면서 뭔가 숨을 꾹 참고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도훈과 혜선이 점점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알아갈 때쯤, 이 인연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혜선의 남편이 왜 혜선을 그렇게 못잡아먹어서 안달이 났는지, 그리고 도훈의 사라진 기억 한편이 왜 '없어져야' 했는지 말이다. 이 과정에서 서스펜스 장르가 들어가게 된다. '사실은' 왜 그녀가 그랬는지, 왜 그가 그렇게 했는지가 하나둘씩 퍼즐이 맞춰지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소설 같지만 뭔가 하나의 사건과 같은 숨 막히는 전개 과정이다.

 

그들은 결국 행복해졌겠지.

개인적으로 권선징악 적의 결말을 좋아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실제 세상은 권선징악이라는 형태의 결말이 거의 나질 않기 때문이다. 소설이라는 것이 어쩌면 내가 상상하는 것을 글자로 표현해 주는 역할이 아닐까? 옛 첫사랑을 다시 만났고 그 어긋난 인연을 맞추는 과정에서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긴박하게 진행이 되면서 사실 책 중후반부에는 지루한 감이 전혀 없던 책인 듯하다. 저자의 자기소개에 '미술을 전공했지만 글 쓰는 일이 즐거워 소설을 쓴다'라는 내용을 보면서 뭔가 '전직' 하길 정말 잘한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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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2. 12. 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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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책 제목만 보고 주식으로 뭔가 정보를 제공하는 책인 줄 알았다. 그리고 30장 정도 넘기면서 '아 이 책이 뭔가 주식에 대한 소설책이구나' 생각을 했고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어라? 내가 생각한 것과 너무 다른 책이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실망을 했냐고? 아니다. 최근에 읽었던 소설책 중에는 가장 몰입도가 높았던 내용인 것 같다. 실제로 회사에서도 주식이나 코인 때문에 자살을 한 사람도 있고 당장 가까운 주변에서도 돈을 너무 크게 잃어서 상심에 빠진 사람도 있는 것을 본다면 이러한 투자들은 우리에게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주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근데 이 책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도박하고 너무나 가까운 '투자'라는 단어가 말이다.

구로동 주식 클럽의 사람들은 다 저마다의 아픔이 있다.
그런데 모두 공통점은 본인 스스로 혹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 의해서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주식인 경우도 있지만 그와 다르게 가족 간의 결핍이나 애인의 미친 짓(책을 읽다 보니 이렇게 저절로 튀어나오는 단어) 때문에 발생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좀 애매한 것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이 바로 픽션이겠지만 진짜 있을 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좀 의아한 부분은 그들이 과연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이긴 하다.

우리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단순히 온라인상 친구라고 하여 호의를 베풀 수 있을까?
사실 이런 부분이 조금 의아하긴 했다. 그런데 사실 주변에서 정말 자주 볼 수 있는 사람이 나와 너무 다르면 정이 진짜 안 가기도 하고 반대로 처음 보거나 아직 보지 않았음에도 대화만 하더라도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책에서 나온 사람들이 이렇게 단합도 잘되고 서로를 도와줄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아픔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아픔까지도 나의 아픔과 같이 이해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된다. 단순히 다른 사람의 아픔이 아니라 '나도 지금 아픈데, 저 사람도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말이다.

주가를 조작했던 그 사람들은 모두 잡혔을까?
사실 한 명의 사람이 아무리 뛰어난 해커라고 하더라도 과연 역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이 내용은 픽션이니까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책이 쓰였겠지만 왠지 모르게 나는 이 책이 '현실에서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책의 내용상 마지막 꼬리(?) 같은 사람만 잡힌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마도 주가 조작에 가담한 사람들 대부분은 그냥 너무나 쉽게 풀려났을 것이다(물론 책에 어렴풋이 적혀있긴 하다) 사실 이런 사람들이 더 큰 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은 한다.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것이 돈인데 돈으로 장난을 친다는 것만큼 무서운 일이 어디 있는가? 특히 제2, 제3의 문제를 양산하기 때문에 형량이 높아져야 된다는 생각도 해봤다.

몰입도가 괜찮은 책이다.
주식을 모르더라도 이러한 상황이 있을 법하다고 충분히 생각할만하다. 저자가 실제 정신과 의사이기 때문에 더 내면의 생각을 잘 표현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왜 사람이 결국 큰 도박과도 같은 행위를 하게 되는지 심리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주변에 사람들이 나를 말려줘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나는 정신줄을 놓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럴 경우에는 누가 날 도와줘야 할까? 결론적으로 내가 이러한 상황에 빠지면 뒤도 보지 말고 정신과를 한 번 가야겠다는 생각도 해 봤다. 자존심이 문제겠나. 그만큼 중독은 무서운 것이다. 물론 안 가는 상황이 되는 게 최선의 방책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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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2. 7. 1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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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세월호 기억하시는가?

정말 슬픈 일이긴 하지만 이것이 정치적으로 너무 악용되는 케이스가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자꾸 이것이 화제가 되는 것이 굉장히 싫기는 하다. 좌파든 우파든 중도든 간에 이미 몇 년이나 지난 일에 대해서 계속 정치적으로 뭔가 더 해 먹을 것이 없는가를 반복하는 것도 웃기기도 하고 슬퍼하는 것도 분명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긴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5년 이상을 계속 반복해서 울지 않는데 왜 이것 때문에 슬프다고 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물론 그것이 너무 비인간적이지 않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왜 그것을 내가 슬퍼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듣고 싶기도 하다. 왜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하냐면 이 책의 내용에 배가 침몰하는 사건과 많은 것이 엮여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월호와는 아무 관련은 없지만......

초기에 책을 읽을 때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선입견이 조금 생기긴 했다. 실제 그런 식의 내용이 나온다고 하면 책을 그냥 덮어버릴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책은 너무나 재미있게 읽혔다. 내가 알고 있던 과거의 동화책 내용이 살짝 스며들었다고나 할까? 여의주가 필요했던 이무기와 선녀의 사랑은 뭔가 여러 스토리에 있는 캐릭터들의 짬뽕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도 그 이야기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 것을 보면서 작가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의사는 얼마나 힘든 직업일까?

특히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사실 항상 생사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해수와 연화도 바로 그 응급실에서 너무나 많은 환자들과 대면을 하게 되는데 그냥 하나두 명 죽을 때는 그런 생각을 안 할 수 있어도 한 번에 많은 사람이 죽는 경우가 발생을 하게 된다면(코드 블랙이라고 하는데---> 사상자가 많아지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실감도 굉장히 클 것이라 생각이 된다. 특히 해수의 입장에서 보는 '환자의 과거가 보인다'라는 부분은 정말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게 되지 않을까.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은 결코 화려하지 못했다.

억지로 무엇인가를 했어야만 했다던가 부모가 안계셔서 어려운 삶을 살았던가. 물론 그것이 이 책에서 나오는 나름의 '떡밥' 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게 힘들게 고생해서 이룬 삶이 사실은 그들 스스로의 '업보' 였다는 것이라는 게 좀 아이러니하다. 한편으로는 어느 책에서도 '주인공이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았고 행복했다'라고 시작하는 경우는 없으니 고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느낌이랄까? 

 

최근 델피노에서 출판한 책을 많이 읽어 보았다.

과거 몇몇 책에서 보면 작가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더불어 어떤 책은 마무리를 열린 마무리로 하여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경우도 있었고 이 책에서 보듯 깔끔한 마무리로 끝내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를 굉장히 좋아한다. 한편으로는 드라마인 '도깨비' 의 후반부를 상상하게 하는 모습이기도 했는데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난다는 점과 윤회를 한다는 점, 그리고 신은 생각보다 야박하기도 하고 넉넉하기도 하다는 설정이 뭔가 신도 사람과 같은 마음을 지녔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본다. 다양한 상상을 하게 해 준, 그리고 추리소설과 같은 전개는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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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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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은 어떻게 없어지는가?

우리는 동심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 그런데 이렇게 말을 하는 사람 치고 동심이 남아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 책에서도 주인공은 동심이라는 것에 조금은 의아함을 나타낸다. '그럴 시간이 없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학습에 있어서는 '그저 열심히 엉덩이 붙이고 하면 된다'라는 이야기를 계속하게 된다. 과연 그럴까? 사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이 존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배워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전혀 고려해 주지 않는다. 단지 사람이 많다는 이유지만 이제는 아이들도 줄고 있어서 그렇게 안 해도 된다. 그런데 왜 변하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러한 변하지 않는 점을 꼬집는다.

항상 백 년 전통, 20년 명문으로 이끈을 자랑하는 교감 선생님은 과거에서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 주인공인 우주의 어머니는 과거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강요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교류를 어색해하고 싫어하는 찬우라는 친구는 마음의 문이 닫혀있기만 하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고 실태이다. 변화가 없는데 어떻게 바뀌길 바라는 것일까? 세상은 이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반도체 학과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배우는 것은 전혀 다른 국영수과에서 머물러 있다. 이 과목들이 안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왜 지금도 필수여야만 하는가? 아니게 될 수는 없는가?

 

슬라임은 바로 그런것을 먹고사는 존재라고 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슬라임은 바로 그런 불편한 감정들을 먹고사는 존재라고 한다. 위에 나온 다양한 불합리에 의해서 발생되는 불편한 감정들을 먹으면서 점차 자라나게 되는데 중간중간 삽화가 되어 있는 만화에서 조금은 이해가 쉽다(내용 연계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지만 삽화 내용은 뭔가 이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만약 슬라임 가게를 외계인이 만든 것이라면? 외계인이 사람의 불평, 불만들의 에너지를 먹고사는 것이었다면?이라는 가정을 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연결이 참 자연스럽다.

 

우리 아이에게 읽혀주고 싶다.

지금 나는 우리 아이에게 이런 식으로 교육을 하고 있지 않을까? 가끔 공부를 시키면서도 저렇게 싫다고 하는데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초등 교육이 쉬우면서 편하게 설명을 한다고 해도 점차 어려워 지는데 이러한 큰 틀 자체가 변하지를 않으니 결국 반복과 암기로 승부를 하게 한다. 이해를 하기에는 배울 것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 세상은 사실 국영수과를 모두 잘하는 사람이 굳이 많이 필요 없는데 말이다. 아이가 읽는 것보다 내가 읽고 느낄 게 더 많았던 책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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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