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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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마법 같은 사랑과 운명 속으로, 로맨스 코미디의 서사, 각자의 정의에 대한 딜레마, 인간의 욕망과 권력에 대하여, 소네트' 다섯 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토리 속에서 인물들이 마주하는 생생한 상황과 감정들을 통해 셰익스피어가 들려주는 인간 심리의 본질을 소개합니다. 셰익스피어는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복수와 용서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는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
저자
윌리엄 셰익스피어
출판
센텐스(SENTENCE)
출판일
2024.12.01

 

뭔가 정신없는 하루 속에서...

가끔 휴식이 필요하거나 뭔가 현실과 다른 것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항상 이렇게 느낀다. 책은 상상을 하게 해 주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을 이루게 해 주며, 장면 하나하나를 기억하게 해 준다고. 다양한 국가의 소설이 있지만 고전 소설들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셰익스피어의 소설들이 인상적이다. 이미 익숙하기도 하지만 영화나 뮤지컬로도 많이 만들어져 있고 한편으로는 진부하기도 하면서도 뭔가 재미있는 부분이 꼭 끼어있는 것 같아서 다시 봐도 재미있게 읽은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셰익스피어의 책 속에 가장 진액만 모아 놓은 책이다. 어떤 것이 있냐면...

 

사랑, 그것보다 소설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있을까?

셰익스피어의 소설 중에 비록 비극으로 마무리가 되지만 사랑으로 가장 크게 성공한 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원수의 가문이면서 사랑을 하게 된다는 부분은 사람들끼리 그래도 평등한 사회라고 일컫는 지금도 어려운 사랑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랑을 위해서 서로 아파하는 것을 보면서 저 나이에는 사랑에 모든 것을 던질 수 있겠다는 과거를 생각해 보게 된다(나도 청년 때는 그랬을까?) 하지만 극은 결국 비극으로 마무리가 되는데 죽은 듯한 효과를 내는 독약을 먹고 잠들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로미오는 줄리엣을 생각하며 죽고 줄리엣은 일어나서 또 따라 죽는다. 항상 이 부분을 보면서 '엇갈리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을 해 본다.

 

여자는 길들여야 하는 존재인가?

아마 현대의 페미니즘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긴 할 것이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에서는 말 그대로 당시의 여성상에는 맞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고통을 겪다 보니 '차라리 그냥 남자 말을 듣자'라는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순종적으로 바뀌게 된다. 재미는 있었지만 글쎄, 과연 여성들은 이런 내용을 보고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까? 물론 당시 사회가 대단히 가부장적이고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데 있어서 이러한 소설이 남자들에게는 상당히 통쾌하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 본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미 이 문구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셰익스피어의 문학은 유독 이런 인상깊은 문구가 많다. 괜히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햄릿에서 나오는 말인데 복수를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막상 복수가 성공을 해서 이후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파멸이 된다는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복수에 대한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교훈과 함께 옳다고 생각하는 행위가 결코 '잘한 행위'는 아니라는 사실도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극의 뒤로 갈수록 짙어지는 어둠은 한편으로는 우울한 사람을 '더 우울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왕과 귀족들이 많이 나온다.

그 당시 삶을 알아볼 수 있고 번역조차 어려운 농담들도 자주 보인다. 그 시대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부분인데 이 책을 보고나서 왠지 전체 내용이 궁금해지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오셀로나 리어왕 등, 주로 비극의 내용들이 전체 내용이 가물가물해져서 궁금해졌는데, 그래서 예전에 사 두었던 책을 다시 한번 열어서 읽어보니 그때의 감동을 그대로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문장' 시리즈는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리고 잠시 잊혔던 감동을 다시 끌어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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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4. 8. 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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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추리 소설인 《셜록홈즈》의 저자,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으로 1922년 존 머레이 출판사에서 《Tales of Pirates and Blue Water(해적과 푸른 물 이야기)》로 출간되었습니다. 국내에는 영어 원문으로만 들어와 있고, 이 책이 국내 최초의 공식 번역본입니다. 아서 코난 도일은 영국의 의사이자 소설가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성공시킨 추리 소설의 대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선상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다룬 6가지 이야기와 악명 높은 해적인 샤키 선장 모험기를 다룬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의 초반부, 선상에서 일어나는 6가지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은 셜록 홈스를 떠올리게 하는 듯합니다. 셜록 홈스가 육지에서의 미스터리였다면 이 책은 해상에서의 미스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후반부에는 전설의 악명 높은 해적인 샤키 선장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해적들의 악랄함과 그들이 벌이는 화려한 액션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아서 코난 도일의 흡입력 있는 스토리를 이 책에서 또 한 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저자
아서 코난도일
출판
센텐스(SENTENCE)
출판일
2024.08.26

 

셜록 홈스 아는가?

책을 알고 있다면 저자도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아서 코난 도일,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데, 셜록 홈스의 경우 몰입도가 상당히 높기도 하고, 꽤나 긴 내용들이 많이 있는데 이 책은 조금은 가벼운, 추리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가는 내용을 담아놓은 단편 컬렉션이다. 책 한 권에 무려 10개의 에피소드가 있으며 셜록 홈스와는 다르게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서 가볍게 읽기가 상당히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바다는 어떤 곳일까?

바다는 참 매력적인 곳이다. 지구에서 땅보다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것들을 강제로(?) 만들게 한 요소이다(비행기, 배 등등) 과거 유럽에서 전쟁이 자주 일어났을 때 항상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유럽을 지배했었다.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으로 이어지는 그러한 계보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그만큼 바다에 대해서는 한편으로 고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치열하게 무엇인가가 일어나는 요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곳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일어난다고?

 

바다에서 일이 일어나면 하나 확실한 것은 있다.

일단 범인이 한정된다. 조금 크게 보자면 배라는 곳에서 발생하는 '밀실' 이라는 의미이다. 이 책에서 사실 추리를 요하는 부분은 없기에 다소 아쉬운 점은 있겠지만 저자의 내용이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상황 설명이 굉장히 상세하게 잘 되어 있는 것은 확인이 된다. 미스터리의 묘미는 뒤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두 번째 에피소드인 작은 정사각형 상자에서는 마지막까지 파괴범이라고 생각을 했던 부분에서 큰 반전이 있어서 상당히 당황했던 이력이 있다. 물론 그 이상을 이야기하면 스포가 되어 버리니 실제 어땠는지는 책으로 한 번 확인을 해 보면 되겠다.

 

셜록 홈즈와 비교를 해 보자면...

장면 전환이 상당히 빠르고(단편이니까 당연하겠지만) 소재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나오는 것이라, 묘하게 다음 에피소드가 계속 기대가 됐다. 살인도 있고, 어이없는 개그, 환자에 대한 이야기 등등... 글이라는 것이 이렇게 매력적인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시대에 있던 사람도 이렇게 자유로운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쓸 수 있는데, 과연 나는 그리고 우리는 왜 이렇게 상상력이 더 좁혀지게 될까? 단순한 소설임에도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라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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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4. 6. 2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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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옆집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수는 무려 500만이 넘는다. 인구수를 생각한다면 전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자영업자가 많지만 실제로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잘 버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극심한 경쟁, 시시각각 변화는 환경, 경기 불황 등에 의해 평범한 직장인보다 못 버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책 『오늘도 옆집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는 자영업자들의 이러한 현실을 생생하게, 그것도 소설로 풀어낸 작품이다. 부푼 맘으로 사업에 뛰어들지만 곧 깨닫게 되는, 만만치 않은 현실이 무엇인지를 주인공의 삶을 통해 독자들은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업의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다. 자영업을 하고 싶다면 남다른 각오와 만반의 준비가 있어야 된다는 점을 예비 사장님들에게 명명백백 전하고 있다. 오늘도 수많은 가게들이 새로이 문을 열고 또 수많은 가게들이 폐업을 한다. 각자 나름의 이유로 사업에 뛰어들었겠지만 목표는 단 하나, 오래도록 가게를 유지하고 많은 돈을 버는 것이다. 이 책이 그러한 꿈을 마음에 품은 이들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저자
부자형아
출판
모모북스
출판일
2024.06.10

 

자영업 관심 있는가?

사실 누군가에게 사장 소리 듣는 것이 꿈인 사람도 있다. 그리고 어디 가도 '사장님'이라고 말하는 것이 좀 뽀대 나지 않은가? 그래서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사장 소리를 듣기 위해서 자영업을 시장하곤 한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혀 본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그냥 사원일 때가 더 좋았다고' 한편으로는 그냥 일개 회사 직원도 참 잘 모르는 것이 많다. 요즘처럼 자기의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는 시대에는 항상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막상 저 자리에 올라가게 되면 얼마나 속을 앓고 있는지 알게 된다. 물론 직원으로서 그런 마음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평생 직원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 거쳐야 할 수도 있는 업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 책은 결국 가게가 실패한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내내 너무 감정 이입이 되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나 역시도 몇 년 전에 자영업을 직접 해 보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위해서 뛰어들었는데 사실 크게 손해 본 상황은 없었고 마지막에 잘 마무리가 되어서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실제로 하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사실에 비춰볼 때 나보고 다시 자영업을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면 솔직히 자신 없다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도 2년 차가 되어서야 세금에 대한 무서움을 알 수 있었고, 매일매일 매출의 변화에 따라서 희로애락의 변화를 보였으니 말이다.

 

수호는 왜 하필 반찬가게였을까?

책의 첫 장을 넘기면서 과연 어떤 가게였을까 매우 궁금했다. 책들 중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책들도 많이 있지만 이제는 이렇게 솔직하게 '실패했다. 이러면 망한다'라고 말하는 책들도 많이 있으니 말이다. 굉장히 평범한 프랜차이즈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소 접근에 어려움이 있는 반찬가게로 잡은 것은 아마도 '코로나'라는 것이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 본다. 실제로 나는 반찬가게에 한 번도 가본 적도 없고, 다양한 반찬을 먹는 사람도 아니었기에 관심 분야가 아니었지만 수호의 경우 그 상황에 의해서 선택을 하게 되었다. 사실 자영업의 시작에 이렇게 처음 선택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성실은 했다.

책 어디에도 수호가 게을러서라는 이야기는 없다. 다만 술이 문제긴 했는데 그 덕분에 이혼 직전까지 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있을 수 있을 법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나 역시 술을 굉장히 자주 마셨는데 몸에 조금 문제가 생기니까 본의 아니게 쉽게(?) 줄어들게 되었다. 누군가를 만나서 술 한 잔을 걸치는 것은 어쩌면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몸을 망가트리면서까지 그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그런 단점 외에는 단점이 별로 없었음에도 몸은 망가지고 힘은 든데 매출은 떨어진다. 어쩌면 우리 자영업을 담당하는 많은 사장님들이 느끼는 그런 감정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한국은 너무 군소 업체가 난립한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그다음을 생각하게 된다.

수호는 과연 다음으로 책에 나와있던 임장을 통해서 부동산을 성공했을까? 공인중개사와 투자자는 사뭇 다른 개념이라고 생각이 된다. 나 역시 부동산으로 어느 정도 부를 일군 입장으로서 다양한 고민을 해 보게 되는 대목이었는데 수호가 다음 책을 쓴다면 부동산으로 성공을 했을지, 아니면 실패를 했을지 궁금한 부분이 많이 있다. 물론 소설이다. 그럼에도 많은 것이 와닿는 것은 아마도 저자의 깊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마지막에 있는 몇몇의 자영업자들의 인터뷰는 짠하면서도 경쟁이 심한 그곳에 왜 가서 고생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자영업은 뭔가 힘을 낼 수 있는 하나의 요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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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4. 6. 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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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이기주의자는 행복하다
우리는 왜 남의 기준에 휘둘릴까? 인간은 끊임없이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우리는 주변의 기준과 비교하며 자아를 찾으려 노력하지만, 그러한 선택은 진정한 행복에서 멀어지게 할 뿐입니다. 이 책은 삶의 중심을 나에게 맞추고, 이기적인 욕구와 타인을 인정하는 평등의 길을 제시합니다. 《고독한 이기주의자는 행복하다》는 서양 고전문학 22편을 통해 ‘이기적 평등’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각각의 작품은 다양한 시대와 환경에서 삶의 중심을 찾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성공과 실패를 구분하고, 어떤 선택이 우리에게 이로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이미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공감했음에도 실천을 망설이는 독자들을 위해 탄생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 22가지의 다양한 사례와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당신의 삶에 새로운 시선과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더는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지 말고, 자아를 인정하고 이기적 평등을 실천하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세요.
저자
김규범
출판
대한출판사
출판일
2024.05.22

 

제목이 살짝 아이러니하다.

고독한 이기주의자는 행복하다고? 뭔가 매칭이 되지 않는 단어들의 조합이긴 하지만 이 책은 엄연히 고전문학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서평을 바탕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다. 많은 문학들이 뭔가의 사건에 의해서 시작이 되고 그것이 모두 다 착한 상황에서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이기적인 생각을 하거나 잘못을 하게 되어 발생이 되며, 그것을 해결해 나가거나 아니면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되는 구조를 갖게 된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많은 실수와 이기심을 가지면서 후회도 하고 나중에는 변화를 하거나 아니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 말이다. 

 

우리는 왜 남의 기준에 휘둘리는가?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라는 책이 있다. 읽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닌 사람도 있을 텐데 번역이 조금 잘못(?) 되어서 실제로는 앵무새가 아니라 흉내지빠귀라고 하는 새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번역을 했던 출판사에서는 이미 해적판으로 충분히 '앵무새'라는 단어로 유명했으니 굳이 그것을 바로 잡을 필요 없이 앵무새라는 말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사실 뭐 별로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어찌 됐든, 이 책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이 바로 '진실' 인지 아니면 '나만 원하는 진실' 인지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에야 인종차별이라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은 하고 있지만 글쎄... 당장 우리만 해도 흑인에게는 그리 호감이 없고 백인에게만 호감이 있지 않은가? 그들 역시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그것이 남의 기준인가 아니면 내 기준인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나오는 어린왕자.

사실 나이가 들어서 읽어보면 '왜 이렇게 내용이 심오하지?'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사실 친구를 찾아 나서는 여행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많은 사람들을 풍자하는 것이었고 결국 어린 왕자의 뒷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그리 행복한 결말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에서도 역시 자살을 했을지, 아니면 죽어갔을지에 대한 내용으로 의견이 분분하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으로 나올만한 소재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이미 뮤지컬이나 연극으로도 충분히 많이 만들어진 돈키호테

사실 시대적 배경 없이 그냥 읽어보면 대체 이런 소설을 뭐 하러 썼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허망한 소설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영웅놀이를 하러 나갔다가 들어오는 그냥 '백수' 이야기일 뿐인데 왜 사람들은 그렇게 환호를 했을까? 파트너인 산초마저도 바보라고 하니 미친놈과 바보의 조합을 책으로 읽고 있는 내가 다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모든 것을 버리고 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자신이 원했던 것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에 대해서 솔직해질 수 있었다면 그런 판단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뭔가 뒤에 마차가 쫓아오는 듯한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어쩌면 하나의 돌파구로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잔잔한 책이라 재밌다.

잔잔하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고전을 다시 한번 읽고 싶게 만들어 주는 묘한 이끌림이 있다. 그래서 그럴까, 어린왕자와 돈키호테를 다시 한 번 꺼내서 읽어보고 있는 나를 보면서 책이 책을 부르는 기묘한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과거 중고등학교에서 필독서라고 하여 읽기만 했었거나, 그저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의무에서 읽었었다면 이제는 조금 편하게 이런 소설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또 다른 느낌이 다가올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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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4. 5. 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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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이 책은 안데르센이 집필한 160여편의 동화 중 특이한 요소를 가진 잔혹동화들을 모아서 집필한 도서입니다. 안데르센은 동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인간성의 본질, 도덕적 갈등, 사랑의 여러 측면에 대해서 철학적 질문들을 던졌는데, 이 질문들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을 첨부해 독자가 동화를 읽으며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과 예술적 재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이색적인 메시지들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 내려가며, 동시에 아름다운 원문의 문장 그대로를 음미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습니다. 책은 ‘인간을 파멸시킨 욕망 잔혹동화 / 목숨과 맞바꾼 사랑 잔혹동화 /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마법 잔혹동화 / 사유에 묻히게 하는 철학 잔혹동화’ 네 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물들이 대응하고 위기를 겪는 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생각할 점을 남겨주고 있습니다. 동화 속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나와 타인, 그리고 세계와 소통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달아주고, 독자들에게는 사랑과 용기, 인내의 가치를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독자의 삶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이 통찰할 기회를 주는 도서입니다.
저자
안데르센
출판
센텐스(SENTENCE)
출판일
2024.05.07

 

당신은 안데르센 동화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인어공주'의 맨 마지막이 새드엔딩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디즈니에서 나오는 인어공주는 결국 역경을 딛고 왕자와 사랑을 성공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은데(디즈니 만화는 결국 권선징악이니까?) 실제 안데르센의 소설 내용에서는 왕자를 사랑했지만 왕자가 다른 나라의 공주와 결혼한다고 해서 결국 자살을 택하고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변의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정확한 결말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안데르센 동화는 사실 동화가 아니라 시대상을 반영한 '그저 소설'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모든 글은 그 사람을 투영한다.

나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글을 쓰다보면 나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글이 나오게 된다. 마치 직장인이면 직장인의 애환을 이해할 수 있는 글이라던가, 자영업자라고 한다면 고객의 응대에 대한 내용 말이다. 안데르센이 살던 시절 안데르센은 남자였음에도 남자를 사랑했고 처음 고백을 했던 사람에게 차인 이력이 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글에 투영되는 것이 인어공주와 같이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람으로 결말이 나게 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한다. 동화로 알고 있는 많은 내용들이 사실은 동화가 아니라 잔혹한 내용으로 마무리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는 안데르센 동화의 내용과 사뭇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걸 생각하면 디즈니가 정말 대단한 회사라고 생각을 해야 할까?(원작마저 바꿔버리는 능력!)

 

인생 그 자체가 가장 훌륭한 동화이다.

내 인생이 지루하다고 말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 3자 입장에서는 그마저도 매우 재미있는 동화가 될 수 있다. 상당히 긴 소설로 알려진 '눈의 여왕'은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결국 그 기억을 찾고자 하는 의지에 대해서 보여주는 소설이다. 여기서 나오는 '얼음'은 감정의 억눌림과 분리를 나타낸다고 하며, '눈'은 깨달음과 순수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정확하진 않지만 이와 같은 내용이 어릴 적 안데르센이 얼음 위에서 미끄러져 생긴 상처에서 비롯된 동화라는 이야기가 유명하다고 한다. 그 삶 속에서 이렇게 미끄러진 정도이지만 동화로도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점이 인생은 참 재미있고 훌륭한 동화 속 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성냥팔이 소녀는 시대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 성냥을 만드는 회사는 몸에 매우 위독한 물질로 만들었었고 돈이 없던 가난한 소녀들이 일을 하다가 몸이 나빠지면 성냥을 주고 내쫓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한다. 이 책에서 나오는 성냥팔이 소녀 역시도 그와 동일한 상황에서 내용이 진행이 되고 결국 촛불 하나씩의 행복감을 맛보지만 마지막에는 차디찬 시신으로 남겨지게 된다. 동화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시대에 슬픈 일을 꼬집을 수 있었던 것은 안데르센의 또 하나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어쩌면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모습이었던 그 시기. 우리는 왜 어린 소녀의 죽음을 통해서 슬픔을 느껴야 했을까. 그리고 그것을 기록처럼 남긴 사람은 왜 별로 없었을까.

 

인생은 생각보다 잔인하다.

안데르센이 말을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사실 생각보다 '인생은 잔인하다' 라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많은 명성을 얻었지만 초기에는 그저 글 쓰는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사랑에도 실패했고(많은 무리수가 좀 따랐지만...) 불우한 시절을 보냈으며 집안이 부유하지도 않은 상태였었다(집안이 힘든데 글만 쓰고 있으면 아마 그리 좋아하지 않을 듯...) 글을 쓰면서 버텨나갔을 모습을 생각해 보면서 잔혹동화 속 문장들의 모습은 지금의 현실과도 크게 차이가 없어서 왠지 모르게 아픈 부분이 있다. 하지만 또 그러면서 하나씩 새로운 이야기들이 꽃피지 않을까. 안데르센 동화를 다시 읽어보고 싶은 욕구를 나타나게 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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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4. 2. 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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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믿는가?

이 책은 갑자기 찾아온 사랑으로 시작을 한다. 항상 우울한 나날만 있는 주인공인 구온. 그런 그에게도 장밋빛 미래가 펼쳐졌으니 처음 보는 이노리라는 여자아이에게서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는다. 장난이라고 생각을 했던 상황에서 직접 보니 생각보다 너무나 이쁜 여자아이가 있어서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장난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장난이 아니라 진짜 '나를 사랑하고 있다'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너무나 단순한 시작이지만 이런 상황을 기대하는 많은 남성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판타지로 생각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실 주인공이 몰랐던 사실들이 하나씩 나오면서 책이 로맨스인가 서스펜스인가를 의문을 갖게 하지만 말이다.

 

웬 양자역학 이야기지?

남녀 주인공의 공통점은 바로 '우주'이다. 우주는 사실 우리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고 조그마하게 보이는 것이나 혹은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양자역학은 바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참 잘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 한눈에 만나 사랑에 빠질 확률은 불과 0.0000034%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0이 5개다!) 물론 그 연인과 결혼까지 생각을 한다면 확률이 더 낮아지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한눈에 반한 사람과 연인이 될 수 있는 확률은 적고 그것이 운명이라는 것에 비춰본다면 과학적으로는 거의 '불가능' 해 보이지만 절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결론이 나온다. 이 책에 나오는 각종 법칙들은 그것을 사랑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사뭇 재미있었다.

 

중반 이후 책은 묘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갑자기 이노리가 사라지게 되고 살인자로 몰리게 된다. 아니, 이거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어? 이 때부터 단순히 양자역학 등이 들어가는 사랑에 대한 로맨스 물이 아니라 서스펜스 물이라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이곳에 모두 담을 순 없지만 그 과정이 생각보다 상당히 복잡하다. 감성적으로 접근을 하기도 하지만 두뇌 회전도 필요하다. 왜 그녀는 사라졌고, 우리는 왜 그녀를 꼭 찾아야만 하는가. 그리고 이 살인 사건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있을까? 중반 이후에는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다음 페이지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하다. 흡입력이 정말 대단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그 안에 설령 고양이가 죽어 있을지라도 내가 열지 않으면 죽어있는지 살아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이론이다. 뭔가 말장난 같지만 그와 그녀는 어쩌면 마지막에 이르러서 서로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야기를 한다. 진짜 이상하면서도 납득이 된다.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다면 이러한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람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쉽게 설명이 되어 있기도 하지만 이 책은 사랑과 운명에 대해서 스스로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마지막 반전들이 상당히 기묘하고 신기해서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을 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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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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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별 분식집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꿈을 외면한 채 사는 분식집 사장과 꿈을 꾸며 현실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르바이트생의 만남. 현실의 벽앞에 제호는 꿈을 꾸는 것 조차 외면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듯 살아가고 있다. 매사에 흥미도, 의욕도 없이 흘러가는 대로. 하지만 가족도 친구 관계도 어쩌다 맡게 된 분식집 장사마저도 뭐 하나 제대로 흘러가는 것은 없다. 그런 분식집 ‘여우별’에 등장한 아르바이트생 세아. 화려한 꿈을 꾸며 벅차하는 과거의 자신과 같은 모습에 현실은 그리 쉽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순간들. 하지만 어느 순간 ‘함께’의 기쁨과 ‘꿈꾸는 것’의 활력을 다시 깨닫게 된다. 소설 『여우별 분식집』는 무기력한 사장 제호가 활기찬 아르바이트생 세아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 잊고 있던 꿈을 꾸게되는 이야기이다. 모든게 어긋나고 망가져가던 시기에 우연히 세아와 함께 일하면서 활력을 찾아가고, 어긋난 관계들을 다시 맞추고, 외면했던 꿈을 마주한다.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이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 수없이 외면당했던 우리의 ‘꿈’과 ‘희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저자
이준호
출판
모모북스
출판일
2023.12.26

 

떡볶이 집을 운영해 볼까?

처음에 분식점이라는 타이틀을 보았을 때 뭔가 떡볶이 집에서 경영이 잘못되어서 그 떡볶이 집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스토리라고 생각을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결론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은 점포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된다(물론 치킨집이 더 많을 것 같긴 하지만 편의점만큼 동네에는 하나씩은 꼭 있지 않던가?) 이것을 팔아서 많은 돈을 번 사람도 분명히 있는데 묘하게도 서민의 애환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분식집이라는 곳은 우리에게 그런 감정을 심어주는 곳일까? 어릴 적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무엇인가 잘 풀리지 않을때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제 시간은 2023년을 지나 2024년을 지나면서 과연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이뤘을까? 그리고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어떠한 반성이나 변화를 주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제호라는 주인공은 마치 지금의 나와 같이 그저 하루하루 가게 문을 여는데 의의를 두는 의욕의 없는 사장일 뿐이다. 신기한 것은 그러한 상황인데도 그 가게를 맡기고 있는 친구인 진우는 그저 잘되든 말든 어떠한 말을 하지 않고 운영이 되길 기다리고 있는다. 물론 이러한 경우가 현실에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그저 나를 바라만 봐주는 그런 상황. 어쩌면 제호라는 사람은 인복이 꽤 많은 것일까.

 

그럼 반대로 아직 꿈을 이뤄야 할 나이대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최근 흙수저 론이 이제는 너무나 심화되어서 아예 부모에게 받는 것이 없으면 애초에 노력할 수 있는 여건조차도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너무 힘든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다. 이 책에 나오는 떡볶이집 아르바이트 생인 세아는 그러한 역경 속에서도 떡볶이 집의 부흥(?)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세아 역시도 어쩌면 경영적으로 보았을 때 아르바이트 생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바지사장인 제호가 세아의 모든 의견을 받아들여 준다. 일을 함에 있어서 자신을 믿어줄 수 있는 상사를 만난다는 것도 꽤 좋은 인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제호의 삶은 그리 순탄치 않다.

어머니는 아프고 아내는 이혼을 하자고 하며 떡볶이집은 그냥저냥 그런 삶이다. 그런 삶 속에서 가장 기다리는 것은 별거 중인 아내와 딸 중 딸과의 만남이다. 흔히 아버지들이 그랬듯 딸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해 주고 싶은 그런 상황이지만 아내와의 불화는 결코 봉합되기 쉽지 않은 것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이 책에서는 결국 아내는 별거가 아닌 이혼을 택하게 되지만 과연 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 지 좀 궁금하긴 하다. 열린 결말이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뭔가 급작스럽게 마무리가 된 느낌. 요즘 소설책들은 왜 이렇게 열린 결말을 좋아하는 것일까.

 

책은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게 술술 잘 넘어간다.

다만 열린 결말에 있어서 조금 더 힌트가 많이 있었다면 좋은 결말 혹은 불운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딸아이와의 접점이 과연 이혼을 막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떡볶이 집으로 세아는 다시 출근을 할 수 있었을까? 여러가지가 너무 궁금해서 저자가 2편을 한 번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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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3. 6. 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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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머빌의 몬스터 사냥꾼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인 앨리슨 노엘이 이번에는 환상과 모험이 가득한 글리머빌에 펼쳐지는, 12살 소년 맥스의 성장 이야기를 전한다. 12년 인생을 살 동안 맥스는 항상 고스트를 봐 왔다.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해지길 원했던 맥스는 애써 이 사실을 무시하려 했지만, 맥스의 앞에 나타난 고스트들이 엄마의 차를 훔치려고 한다거나, 반 친구의 생일 파티를 엉망으로 만들거나, 교실에서 키우는 햄스터를 잡아먹으려 할 때는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싸우느라 허공에 대고 발길질이나 해 대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맥스의 아빠는 여름 방학 동안 맥스를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한다. 아이들의 침대 밑에 산다고 알려진 상상의 괴물 보기맨, 신화 속에나 등장하는 미확인 생명체 추파카브라, 원숭이들의 왕 손오공 등 우리의 상상 속에만 존재한다고 믿었던 미스터리한 생명체들이 맥스의 이야기에 어떻게 등장하는지 기대하는 재미가 가득한 글리머빌의 매력에 맥스와 함께 흠뻑 빠져 보시길! [줄거리] 맥스가 처음 고스트를 보았을 때, 맥스는 모두가 고스트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마주친 수많은 고스트 때문에 학교의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지금, 맥스는 ‘평범’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것이다. 그런 맥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아빠는 방학 동안 맥스를 ‘초자연적 세계의 인디아나 존스’라고 불리는 할아버지가 사는 글리머빌로 보낸다. 글리머빌은 마법이 깃든 파이를 팔고 호수에는 인어가 살며 고스트들이 자유롭게 떠다니는 곳이다. 이곳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맥스는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게 되며, 어쩌면 이곳이야말로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람하트 할아버지의 영혼을 훔쳐 가 버리는데……. 맥스를 받아 준 초자연론자 친구들과 함께 할아버지의 영혼을 되찾기 위한 모험에 나선 맥스! 모험의 끝에서 맥스는 어떤 결론을 마주하게 될까?
저자
앨리슨 노엘
출판
아울북
출판일
2023.05.25

 

동심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서 동심에 대한 부분이 모두 사라졌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커가면서 나에게 유령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예전에는 이러했어'라고 말을 하는 나를 보면서 동심이 없어졌다기보다는 내가 너무 정신없이 산 나머지 그때의 기억만 남고 다 잊으려고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작품들 중에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이 어른도 충분히 공감하고 많이 읽었던 내용에는 정말 어이없지만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사실 동심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냥 억누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얻게된 책이다.

경제 서평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책은 사실 번외에 가까운 책이긴 했다. 그런데 최근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항상 쉬는 날에는 유튜브와 스마트폰의 게임에만 빠져있는 것을 보고 뭔가 좀 새로운 것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밖에 나가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 엄청난 취미를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몸이 그렇게 좋은 상태는 아니어서 쉽게 지치는 바람에 해 줄 것이 많이 없었는데 이렇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을 가지고 같이 읽고 설명을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령, 몬스터, 비밀에 싸인 가족사... 뭔가 흥미롭지 않은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12살 소년 맥스는 학교에서는 사고뭉치이다. 사실 본인이 의도한 바는 아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유령의 존재를 본인만이 볼 수 있고 그 유령에게서 사람들을 구하거나 동물을 구하기 위한 하나의 몸짓을 다른 사람이 이해를 하지 못해서 이다. 그런데 사실 아빠는 나를 아주 조금 이해하지만 엄마는 없는 결손 가정이다. 최근 유행(?) 하는 이혼 가정은 아니다. 그리고 나는 유령을 볼 수 있으니 엄마가 유령으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절대 돌아가신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맥스는 이런 상황에서 할아버지의 집으로 간다. 근데 할아버지도 나와 같이 유령을 볼 수 있었다??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안에서 친구를 만나고 각종 몬스터들과의 만남이 지속되면서 내가 본 것들이 단순히 환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른인 람하트(할아버지)가 자연스레 이야기를 진행시키면서 각 챕터들 간의 유대관계도 확실하게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실제 같이 이러한 여행을 감행할 수 있는 것은 벡스라고 하는 외계인 소녀(?) 가 있기 때문이다. 우정이라는 것이 바로 이렇게 어렵고 힘든 국면에서 키워나갈 수 있고(나아가서 사랑도? 물론 그런 내용까지는 안 나온다^^;) 추억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다. 이런 즐거운 여행을 우리 아이들은 할 수 있을까?

 

이런 책을 아이가 읽어야 한다.

흥미 위주의 책일수 있지만 최근 아이들의 독서 실태를 보자면 솔직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 사실 나이가 든 나 역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유튜브가 훨씬 재밌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책을 추천한다. 유튜브의 경우 보고 나서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이미 영상이 눈으로 다 보이기 때문에 더 이상 상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은 좀 다르다. 글 안에 있는 내용이 그림으로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상상을 더 크게 할 수 있다. 너무 흥미롭지 않은가? 유령의 모습도, 좀비의 모습도 자유롭게 상상이 가능하다. 우리는 상상을 하기에 더 커 나갈 수 있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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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3. 6. 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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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가 말했다
챗지피티가 무엇일까? 누구일까? 따뜻한 머그잔을 들고 아늑한 소파에 앉아 누군가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눈다고 상상해 보자. 대화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상대방이 나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만약 그 '사람'이 인공지능이라면 어떨까? 이것은 작가와 인공지능의 경계를 뛰어넘는 소통의 만남이다. 이 책의 핵심은 인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공지능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실한 탐구이다. 이 대화를 통해 우리는 차갑고 계산적인 기계가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사려 깊고 공감하는 존재인 챗지피티를 만나게 된다. 책이 전개됨에 따라 챗지피티는 함께 길을 걷는 동반자가 되어 저자와 독자에게 세상과 그 안에서 우리의 위치를 성찰하도록 독려한다. 이 책은 인간과 AI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세상에서 우리의 과거에 의문을 제기하고,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를 상상하도록 영감을 준다. 또한 이 책은 단순한 대화를 뛰어넘어 웃음과 깨달음, 조용한 이해의 순간을 공유하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와 챗지피티의 대화는 따뜻함, 재치, 지혜로 가득 차 있어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에서 종종 놓치는 인간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진화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공감할 수 있다. 챗지피티의 예상치 못한 공감 능력과 통찰력을 발견해보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루아나
출판
북서퍼
출판일
2023.06.05

 

이건 정확하게 어떤 책이지?

책을 처음 받아보면서 위와 같은 질문에 휩싸였다. 챗지피티에 대한 탐구를 한 책인지, 아니면 챗지피티를 통해서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냥 에세이인지, 사실 나의 생각은 여기까지였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문학(?)이라고 볼 수 있는 소설책이다. 챗지피티와 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생길 수 있는 상황, 그리고 공간, 그리고 대화 등을 소설처럼 풀어낸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처음에는 뭔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가도 이것을 '소설'이라고 생각을 해 보니 자연스럽고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AI와 대화를 할 수 있을까?

과거 우리는 이런 생각을 했다. 기계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굳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말이다. 그런데 막상 그런 세상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왔다는 느낌이다. 금년 초에 챗GPT가 실제 모습을 드러내면서 과거 심심이 수준에서 멈춰있던 우리의 생각이 '우와, 이렇게 대화도 되네?' 라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마치 어린 왕자의 주인공이 누구지? 정도의 질문만 가능하던 시절에서 어린 왕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해? 그것이 우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 와 같은 고차원적인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물론 실제로 해 보면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도 이렇게 될 수 있다는ㄱ 것을 보여준 첫 해가 아닐까?)

 

챗지피티와의 대화는 의외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실제 활용을 할 때도 놀랍다는 생각을 많아 하는 이유는 문장 구조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구조와 너무나 비슷하게 되어 있어서 그럴 것이다. 학습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의미인데, 앞으로 더 발전이 돼서 이렇게 책과 같이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정말 놀라운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첫 번째로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사람이 있는데, 보통 고독사의 문제나 세상과 너무 단절이 되는 문제가 발생된다. 그런 부분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둘째로는 우울증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우울증이 걸리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내가 쌓여있는 화를 어디에도 풀 수 없기 때문인데, 어떻게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는, 항상 평온한 상태의 대화가 가능한 챗지피티로서는 얼마나 안성맞춤인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학습이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학습이 아닌 만약 나만을 타깃으로 하는 학습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하는 말투를 모두 따라 하고 내가 하는 욕을 모두 따라 한다면 정말 '가관'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렇게 변화하지 않을까? 그리고 뭔가 다른 사람의 학습 속에 있는 AI와 서로 대화가 가능하다면? 언젠가는 AI끼리의 대화를 들어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뭔가 두근두근 하면서도 사람이 사람의 역할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은 AI에 대해서 이렇게 상상을 할 수 있게 많은 문을 열어두어서 즐거웠다.

 

철학적으로 바라본다면...

사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는 AI는 사실 무서운 존재이자 가치 있는 존재라고 생각이 된다. 최근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그와 마찬가지로 AI도 누군가의 가스라이팅에 의해서 한쪽으로 치우친 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답하기 곤란한 문제에 대해서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는데...'라는 답변을 보고 싶기도 하다. 그래야 뭔가 더 사람 같으니 말이다. 내가 거꾸로 답변을 해 줄 수도 있는 것이고 말이다. 챗지피티라는 AI가 아니라 뭔가 나의 친구와 같은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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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3. 3. 2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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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억지로 사랑하고 싶지 않지만, 평생 혼자 살아가기는 싫어! 연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두 사람의 유쾌한 동거 생활 일본 NHK 방영 직후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오리지널 소설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각본가 요시다 에리카가 직접 집필한 이 작품은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과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는 두 사람이 동거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위에 파문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성적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개념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사소한 세부 묘사를 정성껏 쌓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찬사를 받으며 무코다 구니코상, 제59회 갤럭시상 TV 부문 특별상, 제77회 문화청 예술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각본가로 성공을 거두며 스타 작가로 떠오른 요시다 에리카는 드라마에서 표현하지 못한 두 사람의 속마음과 감정의 파동을 진솔하고 섬세하게 그려내어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가득한 작품으로 완성했다.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세상이 강요하는 평범한 삶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답답함을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지는 동시에, 연애 상태가 ‘보통’이라고 여기는 세상에는 조용한 팩폭을,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들에게는 힘찬 응원을 보내는 소설이다.
저자
요시다 에리카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23.03.27

 

꼭 결혼을 해야 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면 한 번 꼭 볼만한 소설책이다. 사쿠코와 다카하시는 어쩌면 천생연분일 수도 어쩌면 절대 만나서는 안될 사람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과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는 여자와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남자가 한 집에 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실 남녀 사이에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심 그들이 뜨거움 밤을 보내고 뜨거운(?) 사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이성이 만나서 서로가 같이 사는데 사랑이 생기지 않는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사실이 말이다.

 

에이로맨틱? 에이섹슈얼?

사쿠코가 자주 보는 블로그에서 어쩌면 너무나 우연히(?) 자신을 지칭하는 듯한 글을 보게 된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그 글을 쓴 사람을 자주 가는 청과 코너에서 만나게 된다. 그게 바로 다카하시라는 사람. 그리고 복잡한 감정이 오고 가는 시점에 그와의 대화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로서 그와 함께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친구와 살기 위해(지즈로) 준비를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사랑이나 섹스 없이도 다른 사람과의 삶이 가능하다고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처음 만나게 된 것이다. 행운일까?

 

다카하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생 혼자 살아가고 싶은 생각은 추오도 없다. 하지만 나의 직장과 나의 집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과거 할머니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이곳에서 평생을 함께 보내고 싶은데 혼자 살기는 싫다. 그 역시도 처음에는 뭔가 어색했지만 사쿠코와의 인연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 그리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에 이성이 아닌 그냥 친구로서, 같은 '임시 가족'으로서 대화를 도란도란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그는 어쩌면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이지만 그 우물 속이 너무 좋아서 애초에 나갈 생각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에게도 나가야 할 시기가 온다.

많은 다른 가족의 모습이 오고 간다. 사쿠코의 동생이었던 미노리 가족에게서 본 불륜의 흔적은 의외로 사쿠코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나 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조금 배제하고 보자면 그저 누군가와 밤에 운동을 한 것과 같이 느껴지는 그녀.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에게 없는 '앞으로 나갈 용기'가 있는 것 같다. 처음에 동거를 시작한 것도 그녀이니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도 그녀가 된다. 우물 안에 개구리로 있던 남자에게 그 우물을 자신에게 넘기고 이제는 나가서 다른 곳을 보라고 한다. 우물을 지켜야 하는 의무감이 있었던 그에게는 꽤나 솔깃한 이야기다. 우물도 지키고 나도 지킬 수 있는 그런 대안 말이다.

 

마지막은 다소 잔잔하다.

두 사람은 아마 행복했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의 인연이 되어 누군가의 아빠, 엄마가 되었을까? 책을 덮으면서 안 그랬을 확률이 더 높다는 생각을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에이로맨틱이나 에이섹슈얼 자체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 책이 그런 것을 이해하는 사람만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이 되지만 그런 감정이 어쩌면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식인데 그것이 없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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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