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7. 21:36
728x90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억지로 사랑하고 싶지 않지만, 평생 혼자 살아가기는 싫어! 연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두 사람의 유쾌한 동거 생활 일본 NHK 방영 직후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킨 드라마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오리지널 소설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각본가 요시다 에리카가 직접 집필한 이 작품은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과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는 두 사람이 동거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위에 파문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성적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개념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사소한 세부 묘사를 정성껏 쌓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찬사를 받으며 무코다 구니코상, 제59회 갤럭시상 TV 부문 특별상, 제77회 문화청 예술제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각본가로 성공을 거두며 스타 작가로 떠오른 요시다 에리카는 드라마에서 표현하지 못한 두 사람의 속마음과 감정의 파동을 진솔하고 섬세하게 그려내어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가득한 작품으로 완성했다.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은 세상이 강요하는 평범한 삶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을 답답함을 따뜻한 시선으로 어루만지는 동시에, 연애 상태가 ‘보통’이라고 여기는 세상에는 조용한 팩폭을,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용기를 내는 사람들에게는 힘찬 응원을 보내는 소설이다.
저자
요시다 에리카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23.03.27

 

꼭 결혼을 해야 해?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면 한 번 꼭 볼만한 소설책이다. 사쿠코와 다카하시는 어쩌면 천생연분일 수도 어쩌면 절대 만나서는 안될 사람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도 로맨틱한 감정과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는 여자와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남자가 한 집에 살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실 남녀 사이에 친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심 그들이 뜨거움 밤을 보내고 뜨거운(?) 사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이성이 만나서 서로가 같이 사는데 사랑이 생기지 않는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사실이 말이다.

 

에이로맨틱? 에이섹슈얼?

사쿠코가 자주 보는 블로그에서 어쩌면 너무나 우연히(?) 자신을 지칭하는 듯한 글을 보게 된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그 글을 쓴 사람을 자주 가는 청과 코너에서 만나게 된다. 그게 바로 다카하시라는 사람. 그리고 복잡한 감정이 오고 가는 시점에 그와의 대화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로서 그와 함께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집에 있으면 답답하고 친구와 살기 위해(지즈로) 준비를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게 잘 되지 않았다. 그런데 사랑이나 섹스 없이도 다른 사람과의 삶이 가능하다고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처음 만나게 된 것이다. 행운일까?

 

다카하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평생 혼자 살아가고 싶은 생각은 추오도 없다. 하지만 나의 직장과 나의 집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과거 할머니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이곳에서 평생을 함께 보내고 싶은데 혼자 살기는 싫다. 그 역시도 처음에는 뭔가 어색했지만 사쿠코와의 인연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 그리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에 이성이 아닌 그냥 친구로서, 같은 '임시 가족'으로서 대화를 도란도란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그는 어쩌면 우물 안에 있는 개구리이지만 그 우물 속이 너무 좋아서 애초에 나갈 생각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에게도 나가야 할 시기가 온다.

많은 다른 가족의 모습이 오고 간다. 사쿠코의 동생이었던 미노리 가족에게서 본 불륜의 흔적은 의외로 사쿠코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나 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조금 배제하고 보자면 그저 누군가와 밤에 운동을 한 것과 같이 느껴지는 그녀.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에게 없는 '앞으로 나갈 용기'가 있는 것 같다. 처음에 동거를 시작한 것도 그녀이니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도 그녀가 된다. 우물 안에 개구리로 있던 남자에게 그 우물을 자신에게 넘기고 이제는 나가서 다른 곳을 보라고 한다. 우물을 지켜야 하는 의무감이 있었던 그에게는 꽤나 솔깃한 이야기다. 우물도 지키고 나도 지킬 수 있는 그런 대안 말이다.

 

마지막은 다소 잔잔하다.

두 사람은 아마 행복했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의 인연이 되어 누군가의 아빠, 엄마가 되었을까? 책을 덮으면서 안 그랬을 확률이 더 높다는 생각을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는 에이로맨틱이나 에이섹슈얼 자체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이 책이 그런 것을 이해하는 사람만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이 되지만 그런 감정이 어쩌면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식인데 그것이 없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할까 생각을 해 보았다.

728x90

'생활 속의 독서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리머빌의 몬스터 사냥꾼  (2) 2023.06.06
챗지피티가 말했다  (0) 2023.06.05
퀸 오브 킹즈  (0) 2023.02.23
기억이 잠든 계절  (0) 2023.01.29
구로동 주식 클럽  (1) 2022.12.28
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