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집을 운영해 볼까?
처음에 분식점이라는 타이틀을 보았을 때 뭔가 떡볶이 집에서 경영이 잘못되어서 그 떡볶이 집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스토리라고 생각을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결론이라고 생각은 되지만 한국에서 가장 많은 점포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이 된다(물론 치킨집이 더 많을 것 같긴 하지만 편의점만큼 동네에는 하나씩은 꼭 있지 않던가?) 이것을 팔아서 많은 돈을 번 사람도 분명히 있는데 묘하게도 서민의 애환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분식집이라는 곳은 우리에게 그런 감정을 심어주는 곳일까? 어릴 적 적은 돈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무엇인가 잘 풀리지 않을때 어떻게 하고 있는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제 시간은 2023년을 지나 2024년을 지나면서 과연 나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이뤘을까? 그리고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어떠한 반성이나 변화를 주었을까? 이 책에 나오는 제호라는 주인공은 마치 지금의 나와 같이 그저 하루하루 가게 문을 여는데 의의를 두는 의욕의 없는 사장일 뿐이다. 신기한 것은 그러한 상황인데도 그 가게를 맡기고 있는 친구인 진우는 그저 잘되든 말든 어떠한 말을 하지 않고 운영이 되길 기다리고 있는다. 물론 이러한 경우가 현실에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그저 나를 바라만 봐주는 그런 상황. 어쩌면 제호라는 사람은 인복이 꽤 많은 것일까.
그럼 반대로 아직 꿈을 이뤄야 할 나이대 친구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최근 흙수저 론이 이제는 너무나 심화되어서 아예 부모에게 받는 것이 없으면 애초에 노력할 수 있는 여건조차도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너무 힘든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다. 이 책에 나오는 떡볶이집 아르바이트 생인 세아는 그러한 역경 속에서도 떡볶이 집의 부흥(?)을 위해서 노력을 하는 사람이다. 세아 역시도 어쩌면 경영적으로 보았을 때 아르바이트 생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바지사장인 제호가 세아의 모든 의견을 받아들여 준다. 일을 함에 있어서 자신을 믿어줄 수 있는 상사를 만난다는 것도 꽤 좋은 인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제호의 삶은 그리 순탄치 않다.
어머니는 아프고 아내는 이혼을 하자고 하며 떡볶이집은 그냥저냥 그런 삶이다. 그런 삶 속에서 가장 기다리는 것은 별거 중인 아내와 딸 중 딸과의 만남이다. 흔히 아버지들이 그랬듯 딸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해 주고 싶은 그런 상황이지만 아내와의 불화는 결코 봉합되기 쉽지 않은 것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이 책에서는 결국 아내는 별거가 아닌 이혼을 택하게 되지만 과연 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 지 좀 궁금하긴 하다. 열린 결말이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뭔가 급작스럽게 마무리가 된 느낌. 요즘 소설책들은 왜 이렇게 열린 결말을 좋아하는 것일까.
책은 전체적으로 어렵지 않게 술술 잘 넘어간다.
다만 열린 결말에 있어서 조금 더 힌트가 많이 있었다면 좋은 결말 혹은 불운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딸아이와의 접점이 과연 이혼을 막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떡볶이 집으로 세아는 다시 출근을 할 수 있었을까? 여러가지가 너무 궁금해서 저자가 2편을 한 번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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