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3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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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솔직히 이 책을 받았을 때 들었던 생각은...

'나 라면 말고는 할 줄 아는 요리가 없는데, 이거 요리 책이면 읽기도 싫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그런 내용이 아니었고, 최근 TV에 자주 나오시는 셰프 셈 킴의 수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TV에서는 보지 못하는 어쩌면 굉장히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이라고나 할까요? 요리하는 모습이 담겨있다기 보다는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드는 여러가지 생각과 자신의 자세에 대해서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읽기가 무척 편했습니다. 완벽한 셰프인 듯한 그도 결국은 한 아이의 아버지이고 한 여자의 아내이고, 음식으로도 가끔 타박을 받는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지요.

 

요리하는 남자가 아직은 많지 않습니다만, 사실 크게 보자면 셰프 중에 여자가 셰프인 경우가 매우 드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남자가 많이 도전한다기 보다는 음식을 하는 주방이 굉장히 남성 위주적이고 계급이 철저한 사회라는 것을 반증하는 모습인데요, 한국에서는 이미 군 생활에 많은 적응을 가진 남자들이 모두들 적응하기 쉬운 위치에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 합니다(그럼 해외는 왜???) 심리학적으로는 여성은 감성적이기 쉬워서 고른 음식맛을 내는 것이 조금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에서 일자리가 없다고 투덜대기 보다는 이런 쪽이 블루오션 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이 분이 유명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사장이긴 합니다만 그 뒤에 숨겨진 많은 노력과 열정은 누구보다 뛰어났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공하였는데 그 곳이 남자 위주의 사회라는 것이라고 한다면 여성과 딱 반반인 곳보다는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괜한 생각입니다 괜한 생각..ㅋㅋ)

 

아저씨가 되어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이 되는 것은

'와이프가 없으면 난 굶어 죽겠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원래도 음식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결혼 후에 아예 주방에는 설겆이나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가는 것 외에는 갈 일이 없으니 말이지요. 저희 어머니 조차 제 걱정을 할 정도이니 알 만하실 겁니다. 그래도 쉬이 갈 수 없는 것은 남자의 자존심이라기 보다는(전 자존심 따위 없어요) 그저 귀찮다는 핑계가 넘칠 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 수필에 나와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정말 부럽습니다. 시도를 해보긴 해야겠는데 쉽게 시작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요 뭐^^;;

 

우리가 사람에게 사과를 하거나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 중 하나가 선물을 주는 것인데, 그 선물도 많은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그저 짐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는 것은 자신이 평소에 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로 '음식' 인데요. 요리를 하게 됨으로서 상대방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고 추가로 상대방이 놀라하는 모습과 함께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이 맛에 요리' 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엄청나게 특이한 에피소드가 있다던가, 정말 어려운 역경을 거쳤다던가 하는 내용이 실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 많은 사람들이 모두 특별한 에피소드만 있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 우리는 샘 킴이 하늘 위에서 떨어진 굉장한 능력의 셰프가 아니라, 우리들과 같이 사는 삶 속에서 좀 더 노력하는 에피소드를 가졌던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요리를 하게 됨으로서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싶다던 그의 모습에 주방에 절대 가지 않던 제가 주방을 기웃 거리며, 여기 나와 있는 레시피를 한 번 해보려고 하는 것을 본다면 책 정말 잘 썼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정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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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