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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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화에서 징글징글한 SET-UP 업무를 뒤로 하고 시작했던 업무 중 하나인 부품 업무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사실 신입사원 때 선배들을 보면서 가장 부러워 했던 업무가 바로 부품과 전산 업무이다. 일단 앉아서 하는 업무이고 교대근무 일주일 정도만 들어가도 그 업무만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사실 당시에 윗사람들 말로는 설비를 전부 알아야 이 업무를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생각을 해보면 제조 쪽에서 넘어온 여사원이 이 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는 거 보면 그냥 '구라'라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업무라는 것이 처음에 힘들 수는 있긴 한데 어느 정도 넉살 좋고 업체랑 조합만 잘되면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 기도 하다. 어차피 그냥 라인 내 친구한테 사진 찍어 달라고 하고 업체에게 강제시키고 계속 재촉만 하면 그만인 업무니 말이다. 업무 자체를 조금 비하한 부분이 있기도 한데, 이렇게 비하하는 이유를 자세히 적어 보겠다.

 

먼저, 부품 업무라는 것은 사실 라인 내에서 진행할 때는 부족한 부품을 보충해 줘야 하는 것이 본업이다.

그런데 부품을 하다보면 당연히 비싼 것도 있을 것이고 싼 것도 있을 것이고 자주 혹은 반대로 거의 나가지 않는 부품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에 대한 것을 아무리 예측을 한다고 해도 벗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예상을 해야 하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직장 혹은 그룹장들은 부품이 없으면 난리 법석이다. 항상 말하는 것이 똑같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가져와라' 이런 의미이기 때문에 주변 라인이나 혹은 망가진 설비, 아예 폐기 처분된 설비에서까지 가져오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오히려 이것 때문에 향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업무를 하면서 얻어온 부품이라니... 과연 정상일까? 안도감은 느껴지는데 답답함이 계속 밀려온다. 왜 정석적인 방법을 하지 않고 항상 이런 비현실적이고 급진적인 방법을 택할까? 금액 절감을 위해 Stock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방식의 창고 운영이 기본 문제인 듯 하나, 복합적인 문제(구매 쪽등...)가 있을 터이다. 그런데 아무튼 이런 업무를 하다 보면 하루하루 똥줄(?) 타는 기분을 경험하게 된다.

 

둘째로 이렇게 단순히 부품 조달(?) 업무에 목숨을 걸다보면 본인이 그냥 부품을 조달해 주는 말 그대로 시스템만 할 줄 아는 '바보'가 되기 마련이다. 사실 신입 사원에게 시키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초기 2년 시점에 이것을 해버리면 소위 '바보'가 될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지 이 업무에 대한 고과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내가 본 10년간 해당 업무로 상위고과를 받은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으니 그냥 '거쳐가는' 업무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상위 고과가 나온 사람들의 경우 사실 해당 업무를 해서 고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 그냥 '진급'이라는 시점에 발맞추어 받은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어찌 보면 앉아서 할 수 있는 업무라고 하지만 가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업무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다른 개선 업무나 그런 것을 할 시간도 적을뿐더러 업체 측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개선 업무의 경우 소위 직급이 상위 직급까지 가지 않은 상태에서는 진행하기 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일은 더럽게 바쁜데 정말 알아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마지막으로 거의 혼자 업무를 독점하다보니 새벽에 문제가 생겨도 밤에 문제가 생겨도 무진장 신경 쓰이는 일이 많이 생긴다. 개인적으로 설비 주무 업무를 할 때만큼 전화 연락이 자주 오는 것이 있는데, 망할(?) 동료들은 위치를 적은 메일을 아무리 보내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전화를 한다. 개인적으로 심성이 살짝 고운(?) 편이라 전화를 웬만하면 다 받아주는 입장이긴 했는데, 이 업무를 보통 성격이 '포악한' 사람들이 많이 맡는 이유도 알 거 같긴 했다. 좀 메일도 찾아보고 노력을 했으면 좋겠는데 본인들 업무가 너무 바쁘고 쉽고 빠르게 하려고만 하니 항상 전화질(?)이다. 뭐 물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그게 맞는 일이긴 하겠지만 받는 사람은 스트레스 터져 나간다. 근본적인 이유는 '설비는 다운되면 안 된다'라는 답답한 생각 때문이다. 애초에 생산 자체를 100% 기준으로 자꾸 하다 보니 그런 부분인데 3개 회사가 거의 독점하는 상태에서 무조건 양산에만 목숨을 거는 현 상황이 제대로 된 상황인지는 조금 의문이긴 하다.

 

마치면서 사실 업무를 조금 더 깊게 파 보자면 이 업무를 통해서 업체의 신기술이나 혹은 개선된 것을 가장 빨리 알 수도 있기도 하다. 이렇게 받은 것을 자신의 것으로 포장할 수 있는 기회도 또한 존재하기 떄문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각 공정마다 계속 필요한 부품들에 대한 정보는 바로바로 습득하는 것이 가장 좋은 혜택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밤이고 낮이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벨 때문에 고통에 휩싸이는 업무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사실 설비 엔지니어로서는 반드시 거쳐가는 것이 좋은(왜 이렇게 구성이 되는지 어떤 부품을 어느 정도 Stock 하고 있는 것이 좋은지 등) 업무이긴 하나 다시 하라고 하면 그리 하고 싶지 않은 업무이기도 하다. 뭐 나름대로 길게 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그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일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급격히 변하는 라인에서는 정말 힘든 업무 중 하나인데, 어느 정도 대비를 하고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주저리주저리 적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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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0. 3. 1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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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할 때부터 정말 퇴사율도 높고 많은 사람들이 하기를 꺼려하는 업무 중 하나인 Set-up 업무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볼까 한다. 사실 라인이 계속 지어지는 한 해당 업무는 반드시 필요한 업무이기 때문에 설비 엔지니어로서는 한 번은 겪고 갈 수 있는(뭐 운빨로 Set-up 라인을 다 피해 가는 경우도 있지만 나중에 조금 애매한 상황이 생기긴 한다) 업무이다. 말 그대로 설비 엔지니어의 본업인 '설비'를 양산이 가능하도록 준비시키는 과정이고 Part별로 그리고 설비 별로 시간이 모두 다르긴 하지만 내가 맡았던 곳에서는 보통 설비 셋업 자체는 30~40일가량, 그리고 양산 전환까지는 약 3개월 정도가 소요되곤 했다. 그런데 이 많은 업무를 내가 다 하느냐 하면 그건 아닌데(심지어 대부분의 업무를 업체가 다 해주는데!) 이상하게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가 크다. 이유는 다음에 설명해 보겠다.

 

첫째, 납기가 말도 안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인데 '안전하게 빠르게' 라는 말도 안되는 구호를 외치면서 진행을 하게 된다. 근데 납기 자체를 정말 '가장 빨리 가능한 날짜'를 기준으로 잡아놓고 딜레이가 되면 왜 늦어지는지를 계속 말하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욕이 난무한다. 후에 소위 짬밥 좀 찬 다음에는 그룹장 하고도 대놓고 싸운 적이 많은데,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에서는 높은 목표를 만들고 그 목표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 무작정 가능하다고 보고를 하고 칭찬받고(?) 그걸 우리한테 강제한다는 것이 너무 이상하다는 것이다. 1대를 기준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셋업 라인에서 보자면 여러 파트가 동시에 진행을 하는데 우리 파트의 설비만 빠르게 셋업이 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상황 설명을 아무리 잘해도 그저 불만만 들으니 일하는 사람도 짜증 나고 스트레스가 넘친다. 그 덕에 업체 엔지니어에게도 몹쓸 짓(?)을 자주 하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처음 한 두 번이야 좀 빠르게 해 주지만 그 이후부터는 그분들도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그런 여력이 안된다(소위 배 째라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근데 몇 개의 라인이 지나가도 이렇게 진행되는 건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문제인데 고치지 못하는 것은 누구 문제일까?

 

둘째, 항상 주 6일 근무에 야근을 기본으로 달고 산다.

지금도 의문인 것은 그렇게 하루나 이틀 빨리 한다고 해서 나의 연봉이 올라가는지, 아니면 보너스를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미친 말처럼 빠르게 하기만을 바랄까? 그 빠르게 하는 와중에 실제 진행과 보고 내용이 전혀 다른 경우가 나타나게 되고 나중 가면 혼돈이 오게 된다. 지난번에는 이렇게 빨리 했는데 이번에는 왜 빨리 못해? 이런 식의 답이 많이 나오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애초에 보고서 자체가 거짓말이었으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다음 사람도 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이렇게 진행이 된다. 난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적어도 한 번은 정규 업무시간만 딱 해서 셋업을 해보고 차이를 비교해서 크게 차이 안 난다면 정규 업무 시간에만 딱 셋업을 하고 마무리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래야 신규 라인을 가더라도 시간에 대한 걱정 없이 즐겁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이런 장기 야근과 다른 이슈로 인해서 뭔가 큰 사고가 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을 해 보고 있다.

 

셋째, 룰을 파괴하는 사람이 인정받는다.

한창 사고도 많고 환경안전 이슈로 인해서 문제가 많은 이 시기에 환경안전 룰이 복잡해지는 것도 굉장한 문제지만 (보면 정말 쓸데없는 페이퍼 웍만 늘어나고 있다. 환경안전이 같이 사고가 나지 않고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항상 지적질이니 그것도 문제이긴 하다) 어떤 룰을 만들고 그것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그 룰을 파괴해서 더 빠르게 납기를 맞추는 사람이 인정을 받는다. 이게 맞는가? 예를 들어보면 어떤 결재를 올렸는데 결재가 문제가 되어 다음 날 진행해야 되는 상황에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소리 지르고 타박을 하다 보면 베테랑 누군가가 다른 부서와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교묘히 넘기는 사람이 생기게 된다. 근데 이런 사람이 인정을 받는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룰을 만들어 놓고 그 룰을 파괴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상황이라니 너무 어이가 없긴 한데, 실제 설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이런 적이 너무 많아서 나 역시도 그렇게 룰 브레이커로 이름 날린 적이 좀 있다. 하고서 느끼는 건 정말 이렇게 해도 되나 싶다는 것이다. 지금은 조금 줄었다고 하지만 또 급해지면 누군가는 이렇게 할 것이다. 원천적으로 없애는 방법은 간단하다. 납기를 현실적으로 바꾸면 된다.

 

최근 각 기술팀에서는 셋업만 담당하는 팀을 따로 구성하는 등과 같이 여러 방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이고 계속 문제를 달고 나갈 것이다. 이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사실 개인적인 엔지니어의 능력이 아니라 센터장이든 재 드래건이든 상위권자가 근본적인 개혁의 칼을 갈고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결론적으로 안 바뀐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내가 작성한 이 글을 보고 S사든 H사든 설비 엔지니어로 입사를 하려는 친구들이 많이 글을 남기거나 메일을 보내곤 하는데 본인이 어떤 업무에 있어서도 자신 있다고 하면 바로 지원을 그렇지 않다고 하면 정말 다시 생각해 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내 개인적인 심정이다. 돈은 다른 기업에 비해 좀 더 많이 받을 수 있을망정 나중에 정말 '난 몇 년간 뭔 일을 했지?'라는 답을 얻고 싶지 않으면 처음부터 지원을 하지 말던지, 아니면 확실한 출구 혹은 결심을 하고 들어오는 것이 좋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 '요즘은 편해졌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왜 군대는 그냥 가기만 해도 싫었던 그런 곳 아니었나? 지금도 사내에서 가끔씩 후배들에게 연락이 와서 '~~ 한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생기는데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겠냐' 라는 내용도 오는 것을 보면 항상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꿀 수 있다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가지고 입사하지는 말고 내가 한 번 적응 잘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입사를 하는 것이 속 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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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0. 3. 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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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의 프로토스 테크트리...?>

지난번에 한 번 Maestro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했었는데, 기술직 엔지니어가 할 수 있는 테크트리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기로 하자. 사실 테크트리라고 하기는 좀 애매한데 부서마다 이런 테크트리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꼭 한 두명씩은 있다. 되는 과정은 솔직히 좀 뭐랄까 거지같은데 (누가 도와주지도 않고, 딱히 도움 줄 사람도 없다. 오히려 이것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협력사 직원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질문을 할 만한 곳이 거기밖에 없으니 말이다) 초반에 나오는 성과도 솔직히 좀 거지같다. 프로그램 초기에는 그래도 좀 괜찮았었는데 사람이 어느정도 많아지니 그것을 가지고 성과를 내도 고과에 별 영향이 없다. 그러니 시작하려는 사람은 굉장히 깊게 생각을 가지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그냥 할당이다. 할당.... 그냥 운 좋게(나쁘게?) 걸리는 사람이 시작하게 되서 그냥 빼박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부서장의 인사고과에 후배양성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보통 제조기술전문가라는 과정을 1/2/3단계로 나눠서 시작을 하고 그 과정의 마지막에는 FE-PRO와 T-Expert라는 과정이 존재를 하게 된다. (Maestro 이전에) 요거부터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소위 선택받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과정인데 기존에 있는 제조기술전문가 과정 LV3까지 가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과정은 그 사람들에게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긴 하다(물론 차츰차츰 LV3를 따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긴 하다) 1년 혹은 10개월이라는 기간동안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데, 좋게 보자면 자습의 시간을 나쁘게 보자면 현업에서 다소 떨어져서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Refrash 개념으로 보는게 좋을 듯 하다. 보통 이 과정까지 입과하는 사람들은 업체나 부서에서 인정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자료도 풍부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곳도 굉장히 많은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 때문에 부서에서 이런 프로그램에 입과를 하게되면 오히려 돌아왔을 때 '정말 잘 쉬다 왔네' 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한국 교육 시스템에 정말 심각한 문제이기도 한데,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항상 쉬거나 놀다 왔다는 인상을 많이 남기게 된다. 특히 이곳에서는 현업이라는 곳이 너무 정신없이 돌아가고 항상 문제가 발생을 하는 곳이라서 그런 생각을 갖는지 모르는데 '상대적 박탈감' 이라는 것이 좀 크다. 그래서 그런지 교육이라는 것을 굉장히 아래로 생각하고 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사실 그들도 교육을 받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들인데 말이다. 어찌됐건 이런 테크트리를 타다보면 이제 본인의 직급이 거진 부장/수석 급에 다다르게 된다. 그래서 이때 상무급으로 진급이 어려운 설비 쪽 사람들에게 뭔가의 자리를 마련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회사에서는 들었나 보다(설비 쪽에서 임원 진급하는 건 솔직히 거의 본적이 없다 있을 수도 있는데 1000명 중 1명 되는걸 가지고 된다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부장 달기도 어려운데 말이다) 그래서 본인의 직급에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는 Maestro라는 직급을 추가하기에 이르른다.

 

솔직히 진행하는 것을 보면 FE-PRO나 T-EXPERT나 Maestro나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약간의 기술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조금 솔직해져 본다면 그냥 업체에서 만든 기술을 설명하는 자리에 가깝다. 어느 누가 설비엔지니어가 자체적으로 만든 기술을 기술로서 인정을 해서 전체 라인에 적용을 하겠는가? 이건 제조센터 내의 공정엔지니어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단위 공정의 엔지니어는 솔직히 상위 부서에서 하는 것을 그대로 따오는 것이 일이다. 엔지니어라는 이름 자체가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아니라고? 다르게 생각한다고? 댓글로 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런데 10년 넘게 쳐다봐도 솔직히 똑같다. 특출나게 '잘해도' 그저그런 존재로만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이곳 현실이다. 진골/성골이라는 느낌이 사뭇드는데 연구소/개발실에 있는 사람들을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그런 시스템이다.

 

시작은 Maestro로 시작을 했는데 정확히 보자면 그 시스템의 장점은 시간적인 여유나 금전적인 상승 정도만 있다. 개인 커리어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인생의 제 2막을 열 때 과연 타 업체에서 '오! Maestro 님' 이라고 칭송해 줄 사람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그걸 쟁취한 당사자는 어떤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여타 업체에서는 뭐, 그닥 혼자 열심히는 살았구나... 정도 생각할 정도이다. 혹 이 시스템으로 성공을 해보고자 한다면 도전해 볼 만은 한 것 같다. 추가로 보자면 앞서 힘들다고 했던 제조기술전문가 LV1/2/3는 솔직히 안따고 그냥 바로 Maestro 도전해도 상관없다(추천만 있다면) 그거 추천 받는 건 본인 능력이니 내가 알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거 안따도 다 하더라. 체계를 잡는 사람들이 억지로 만들어 놓고 본인들은 안한 상태인데 지금은 과도기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선행 과정이 아니라 선택 과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과실만 따 먹는 걸 한 번 도전하는게 낫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번에는 글이 사뭇 진지+부정적인 내용이 많이 있었는데 현업에 들어간 사람이 보면 이해하기가 좀 쉬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시스템 자체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작성하는지라 개인적인 불만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글 같은데 그 점은 그냥 이해해 주고 보는게 맞을 듯 하다. 하지만 더 많은 부정적인 내용은 말그대로 견해 혹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 모두 제외를 했다. 원래 한국에서 진행되는 모든 시스템은 장점은 안보이는 법이니 말이다. 그래도 회사 생활에 있어서 뭔가 하나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은 스스로를 챌린지하게 하는 메리트이긴 하다. 이 회사를 이렇게 욕하지만 사실 그나마 이정도 되는 회사이니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지 그마저도 안하는 회사가 태반인 것도 안다. 하지만 뭔가의 시스템이 너무 소수에게만 집중되는 듯 해서 이런 것도 여러 방식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되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램이다.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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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0. 2. 2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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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친듯이 나쁜 점만 강조해 왔다면 장점도 분명 있으니까 이런 직군이 유지되니 한 번 장점에 대해서 진득하게 이야기를 해보자.

 

1. 갈구는 사람은 넘쳐난다. 근데 생각보다 용서도 의외로 잘된다.

 

엄청나게 뭐라는 사람은 넘친다. 그런데 설비 엔지니어서 사고로 문제가 되는 것은 정말 아무리 커도 10 Lot 이내다. 다 때려부수던 뭘하던 간에 설비가 고장나서 문제이지 사고 자체가 그 라인의 그룹장이나 직장의 존재 여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경우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공정엔지니어는 그런 사소한 문제는 크게 나지 않는 반면에 실수가 하나 생기면 정말 '대박' 사건이 발생되게 된다. 10년 이상 보면서 그런 사고를 친 사람이 롱런하는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 사고 보고서도 정말 징그럽게 써야 하고 끌려다니는 것도 어마어마하다. 개인적으로 그런 공정 엔지니어를 설비적으로 '보좌' 하기 위해서 회의를 들어간 적이 있는데 이게 과연 2010년대의 회의 모습일까 싶을 정도였다. 설비 엔지니어는 그정도는 아니니 안심하자.....(근데 어차피 욕먹고 열받는 것 똑같다는 느낌이다)

 

2. 화려한 페이퍼 웍의 기대를 애초에 하질 않는다.

 

이 직군의 소위 고참들의 특징들이 있다. 페이퍼 웍에 상대적으로 굉장히 약하다는 것인데 특히 '장' 급 타이틀을 달고 못하는 사람은 그동안 누군가가 대신 작성을 해줬기 때문이고 오직 입으로만 설명하는 것을 기준으로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추측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거의 확신한다) 항상 PC 앞에 붙어 있는 공정이나 제조 쪽과는 다르게 설비를 만지는 일이 잦은 그들에게 PPT나 엑셀은 선택받은 소수의 인재들에게 몰빵이 되기 마련이다. 심지어 본부 쪽에는 오직 보고서만 담당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니 전체적으로 Low Quality 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자주 하지 않으니) 그래서 상대적으로는 큰 Quality를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팀장이나 그룹장이 그냥 간결한 것을 좋아하거나 구두 보고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최고의 상황이긴 한데, 이 역시 나중에 이르러 그들과의 차이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어차피 10년쯤 넘어가면 슬슬 페이퍼 웍에 집중하게 되는 시점이 오는데 그 때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스스로 잘 기회를 갖고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도태된다. 평생 닦고 조이고 기름칠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3. 돈 좀 만져본다.

 

돈을 좀 만진다는 의미는 반대로 말하자면 건강을 잃어버린다는 말과 일맥상통이다. 교대 근무하면 수당도 붙고 OT를 하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수당들은 내 자산을 튼튼하게 하나 내 몸도 같이 악화시키기 마련이다. 근무가 계속 바뀌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는다면 정말 쥐약이긴 하다. 하지만 이런 불만 사항을 뒤로 젖혀두고도 보자면 돈은 확실히 차곡차곡 쌓이는 것은 맞다. 나는 결혼하고 한 번도 맞벌이라는 것을 한 적이 없는데 모아온 돈은 맞벌이보다 어느정도는 비슷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만큼 착착 쌓이는 것이 많기도 하고 월급날 얼마 나올지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지샐 때가 있다. 적어도 삼성전자 내에서는 어느 직군보다 돈을 많이 만져볼 기회는 있다. (나름 보너스도 팡팡 터지는 편이니 얼마나 좋은가?)

 

4. 개인 목표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부서를 파견와서 항상 고민이 되는 것은 새로운 목표 설정 부분이다. 각 부서별로 임원의 MBO 목표와 개인의 KPI를 작성하는 것인데 솔직히 설비 엔지니어는 적어도 10년간은 그냥 부서 목표만 따라가면 되고 개인 목표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고 보면 된다. 인재 육성? 외국어? 다 개나 줘버리라고 해라. 어느 사람이 와도 그냥 고과는 돌려먹기였다. 항상 그런 것에 분노를 느끼고 어필을 한 적도 많이 있지만 나중에는 그냥 포기하고 고과 못받을 거 같으면 아무것도 안하는게 상책이었다. 그럼에도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이 평가라는 시스템은 사실 이제 미국 기업에서는 14% 정도만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한다(이미 90년대 말에 들어왔는데 우리는 아직도 그 상태 그대로...) 코웍을 해야 하는 부서원과 경쟁을 하라고 하는 이 희안한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그냥 개인 목표는 개나 줘버리자. 사실 편하다. 목표는 Ctrl+c/Ctrl+v로 하고 심지어 점만 찍어놔도 아무도 안읽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니 그냥 신경 쓰지 말자(물론 말로는 다 적으라고 하는데 이미 고과 줄 사람이 정해져 있다. 뭐하러 하나?)

 

적으면서도 장점이 대부분 단점 같아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 것이다...........

왜 이렇게 직군에 애정이 없냐고 물어본다면 주변에 이 직군에 애정이 있는 사람을 정말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렇게 적어본다는 것이다. 10화 까지 쓰면서(2년간...) 단 한 명도 '왜 너만 그렇게 생각하니? 실제로 우리 직군은 나름 괜찮아' 라고 말하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만큼 우울하다는 의미이다. 에휴.... 다음화에는 마에스트로라는 것에 대해서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얼마 전 회사 블라인드에도 올라올 정도로 황당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도 한 번 짚어보면서 생각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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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9. 12. 1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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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을 굉장히 오랫만에 적는다. 학교를 다니면서(이미 합격해서 다니고 있다는 의미...ㅋㅋ) 일평생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니 있다. 반장 선거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도 되 본적도 없는 내가 동아리 회장 + 학생회 부회장을 하고 있는 상태이니 말 다했지. 하지만 그런 글을 적기 전에 잠시 과거로 회귀해서 일단 '어느 학교를 지원할까?' 라는 것이 당시에는 화두였다.

 

마눌님의 허락을 맡고 드뎌 지원을 하는 시기가 되자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사실 석사부터는 교수님의 Name Value가 중요하다고 했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경영전문대학원, 즉 이미 취업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수님의 능력보다는 음 뭐랄까 '학교 간판' 의 위력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을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했던 것은 '퇴근 후 갔다가 바로 집에 갈 수 있는 위치' 가 중요한 요소를 차지했다. 뭐 여기까지는 경영전문대학원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생각하는 부분일텐데 내가 고려했던 하나의 원칙은 일단 그래도 평생 가보지 못한 SKY 대학 중 하나에 가보는 것이 어떨까 라는 생각이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은 사실 한양대였다. 지하철 2정거장인데다가 마음만 먹으면 20분 정도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기에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한양대가 사실 어디가서 Name Value가 떨어진다고 하는 것도 우스울 뿐더러 학교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을 한다고 하니 거기다가 SKY 대학 중 연대와 고대의 학비에 80% 수준으로 볼 때 충분히 경쟁력있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지원을 하긴 했다. 가진 않았지만... 면접을 보면서도 이 대학원에 대한 사랑이 굉장히 많다는 것도 느꼈고 교수님들도 참 쾌활하고 좋다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왠지 모를 마음 속의 Name Value 부분이 결국 포기하게 만들었다. 어디까지나 나의 속물같은 마음 때문에 그런 것이고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은 분명 좋은 대학원이니 지원하고 합격하면 꼭 가길 바란다.

 

 

그러면 결국 선택을 연대나 혹은 고대를 골라야 하는 것이었다(물론 합격한다는 가정하에...) 다만 집에서 상대적으로 연대보다는 고대가 더 가까운 선택이었고 장인어른이 고대 학부 졸업생이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고대를 선택했다. 그 덕에 대학원을 간다는 사실이 집안에서 반대가 있을 줄 알았는데(왠 돈지랄이냐? 이런거?) 전혀 반대가 없이 진행이 되었다. 물론 누가 돈을 대 주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반대를 해도 그냥 진행하려고 하긴 했지만서도... 대학원을 갈 때 중요한 것은 어쩌면 가족의 찬성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결국 내가 없는 자리를 채워주는 것은 내 배우자이고 대학원에 막상 갔을 때 초반에 걱정도 많이하고(이 인간이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먹어?) 아이를 혼자 돌봐야 하는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평일에 늦는 것에 대해 크게 뭐라고 하지 않지만 초반에는 상당히 신경전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대학원에 갈 생각이 있는 분이 있다면 꼭 배우자와 깊게 상담해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초반에 가정이 파괴될 정도로 문제가 있던 원우도 있었으니 말이다.

 

어찌되었건 지원은 위의 두 학교만 하였고 면접도 보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한양대의 경우 특별히 아무런 문제가 없이 합격을 하였고(심지어 장학금까지 나온다던데!) 고려대는 처음에는 예비합격 그리고 1차에서 추가 합격이 된 사실이었다. 당시 면접 때 조금 당황한 이력이 있는데 고려대의 경우 내가 말한 것이 너무 이상적인(?) 내용이라고 하여 이상하다고 지적을 하였다. 너무 현실적인 학문이라서 그런 것일까? 나는 그런 꿈을 가지고 입학을 하겠다는 것인데 왜 꿈에 대해서 이상적이라는 말을 하는지 몰랐다. 입학하고 알긴 했는데 그렇게 말한 교수님이 날 기억조차 못하긴 하더라. 어찌되었건 거대한 등록금에( 1200만원....에휴) 퇴근 후 거리 계산을 하는 것만 남게 되었고 가끔씩 집에서 걸어서 고려대까지 가면서 입학을 꿈꾸기 시작했다. 결정되었으니 이제 내 학교지 암!

 

 

일단 결국 내 선택은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이었고 3월부터의 생활이 진행되었다. 개인적으로 약간 모르는 사람과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리는 타입이긴한데 이번에 가게 되면 아무하고나 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비싼 돈을 주고 가는데 거기서 인맥을 못 만들고 나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학교를 가서 보니 예상치 못한 복병이 하나 있었다. 돈내면 들어온다는 소문을 듣고 와서 굉장히 가볍게 생각했던 바로 '공부' 라는 친구이다. 사실 공부하러 온.... 에휴... 암튼 석사학위를 받을라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맞긴 하니까 공부가 중요한 것은 맞다. 근데 생각보다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To be Continue...

 

PS: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야간이 없어서 병행이 안된다... Kaist도 있긴 했는데 이것도 병행이 안된다...(빡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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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9. 10. 2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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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건방져진....응?)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로 돌아가 본다. 분명 대졸 사원을 뽑을 때 '설비/공정 엔지니어'라는 별칭을 주었다. 그래서 왔는데 실제로 보니 엔지니어 직군은 공정만이다. 설비 직군의 이름은 일반 마케팅/인사/영업 등과 같은 일반 직군 명칭이다. 이유가 뭘까?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의아하면서도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뭐 그거야 회사 맘이니 내가 가서 '왜 그래요?' 라고 물어봤자 답을 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엔지니어라고 뽑아놓고 실제로 하는 업무는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진짜다.

 

예전 군대에서 상병 때 들어온 후임이 하나 있었다. 이 후임은 카이스트를 다니다 왔는데 개인적으로 학벌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인정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솔직히 sky 대학 나온 친구들이 뭘 해도 더 잘하긴 한다. 그래서 사회에서도 인정을 해 주고 그런가보다(뭐, 조국 딸은 예외로 치자) 그런데 이 친구에게 항상 걸레를 빨아오라고 시키면 걸리는 시간이 가지각색이었다. 성격이 급하긴 하지만 군대에서는 정말 느긋하고 여유롭다고 소문난 나 인지라 그 행동을 유심히 쳐다 봤는데 나중에 알게된 사람을 걸레를 가로로 접어서도 해보고 세로로 접어서도 해보고 가는 루트를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갈 수 있나 기웃기웃 거리기도 하고.. 뭐 나쁜 마음으로 보자면 거의 관심 사병 수준의 일을 하고 있더라. 그런데 그 친구랑 근무를 설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군대가 왜 힘든지 아십니까?"

힘들다. 힘든데 왜 힘든지 고민을 안해봤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어서 그렇습니다. 매번 똑같은 일 똑같은 생각만 하니까 뭘 해도 힘든 겁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순 있다. 그런데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계속 루틴한 업무라고 하면 힘들다라는 사실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런데 어차피 군대야 2년만 버티면 되지만(물론 더 했다....ㅠ) 회사에 와서 2~3년 Shift 근무를 서면서 든 생각이 딱 이거였다.

 

우리는 엔지니어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는다. 망가지면 교체, 안되어도 교체, 문제 있어도 교체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고 단순 교체공이라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가 점차 활황이 되면서 회사에 돈이 남아 도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무조건 새 것을 구매해와서 교체만 한다. 솔직히 이제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후배들한테도 미안함을 느낀다. 내가 업무 지시를 하는 것에 99.9%는 엔지니어라는 명칭과 전혀 다른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문제를 파악하고 망가진 것을 교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자, 설명서만 있으면(이 곳에서는 다른 명칭으로 불리우고 있지만)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그래, 그래서 나쁘게 보자면 그전까지 고졸 사원으로도 충분히 돌아갔다. 그래서 그 분들이 고위 직급에 앉아서 동일한 업무를 또 지시한다. 대졸이라고 다를게 무엇일까? 어차피 그 일 똑같이 시키면 답이 똑같이 나오는데 마치 우리는 항상 1+1=2라는 것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고 그 답에 맞는 행동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한 발자국 뒤의 부서로 파견을 와서 신입사원을 대하다 보니 나 때랑 똑같다. 그들 역시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대부분 마음 속에 '퇴사' 라는 준비를 하고 있고 그것이 귀찮은 친구는 이 생활에 젖어들고 있고...

 

결국 이런 엔지니어링 활동은 모두 업체 엔지니어한테 등 떠밀듯 주고 있다. 이제는 솔직히 말할 수 있다. 내가 협력사 사장이라면 삼성의 설비 엔지니어는 절대 뽑지 않는다.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단순 교체는 1~2년만 가르쳐도 충분하다. 이것은 비단 개개인의 멍청해짐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능동적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어질 뿐더러 이 직군의 미래도 어둡다는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소위 회사뒷다마 까는 앱으로 유명한 블라인드에서도 'F직군은 먼저 탈출하는 것이 지능순' 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슬프지만 10년 이상 지나고 보는 해당 직군의 모습은 사실이다(뭐 이렇게 적으면 회사에서 날 죽일려고 연락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설마..ㅋㅋ) 이렇게 비난을 하는 것은 어쩌면 그 직군이 좀 더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의미는 아닐까? 점점 미세화가 되면서 불량에 대한 부분에서도 해결 방안이 다르게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구 사원이나 신입 사원이나 똑같이 머리가 굳고 있다. 이것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일단 생산에 치중된 업을 바꿔야 한다. 아니면 자유롭게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던지 말이다. 모두 돈 때문에 문제라고 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분명 지금 설비 엔지니어라는 직군은 점점 침몰되고 있다. 언젠가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런 직군이 되어 버릴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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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9. 9. 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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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에 언급했던 교대근무는 개인적으로는 너무 맞지 않았다. 돈을 버는 것은 눈에 보일정도로 황홀(?)했지만 새벽까지 계속 근무를 하고 거기다가 24시간 시시때떄로 연락이 오는 것 때문에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전화를 받는 내 모습을 보면서 와이프도 굉장히 불만이 많았었다. 근무도 짜증나는데 왜 자꾸 새벽에도 전화를 하는 것이냐라고 물어본다면 나도 그 새벽에 가끔은 전화를 하니 뭐라 할 말이 없더라. 그런데 근본적으로는 내가 제대로 마무리를 못하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 외에는 정말 말도 안되는 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어서 화를 낸 적도 많이 있던 것 같다. 당장 나에게 전화해서 뭘 해달라고 하는지 의미를 알 수 없었을 때는 정말 매몰차게 소리지르고 전화를 끊었던 적도 있었는데 생각해 보면 그들도 정말 답이 없어서 전화를 했던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어찌됐건 분명 입사할 때는 3~4년 정도만 하면 끝날 줄 알았던 교대근무의 모습에 서서히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동일한 라인에서 계속 있다보니 사람은 적체되어 있는데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바뀌지 않는 것을 보니 이 상태로 계속 유지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면 3~4년이 아니라 5년이 지나도 계속 교대근무를 돌아야 하는데 이대로는 절대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본사라던지 홍보팀 등에서 하는 각종 참여를 시작하였는데 이렇게 글쓰는 것과 독서를 주무기로 진행을 해 보았으나 다른 부서로 가기에는 능력도 부족했고 현 부서에서 썩 좋아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단순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인사팀 사람들과 조금 더 안면이 트인정도? 그리고 강남 서초사옥을 가끔 가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했다. 평생 가보지 못할 것 같았는데 가 봤으니 이 또한 만족스럽지 않은가?

 

아무튼 생각했던 3년이 지나가고 4년차가 되었을 때 위의 발버둥도 어느정도 소강상태에 이르렀을 그 때에! 바로 기회가 생겼다. 분명 OFFICE에서만 가능한 업무지만 모든 사람들이 꺼려하는 설비 Set-up 업무에 공석이 생긴 것이다. 사실 기존에 다른 인원이 하고 있다가 퇴사 진행으로 인해 공석이 생긴 부분이었는데 지원자도 없었다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 뭐랄까 군대문화의 특징이 항상 서열 순서대로 눈치를 보고 내 차례가 오면 자연스럽게 한다는 그런 문화가 있었는데 난 그런거 필요없었다.(아 물론 얼추 내 차례가 오긴 왔었다) 그래서 일단 무조건 지원했고 자연스럽게 업무를 받아서 교대 근무에서 탈출하는 기회가 왔다. 지금 입사를 하는 친구들은 신규라인에 가면 거의 반드시 Set-up 업무를 하게 될텐데 바꿔 말하자면 해당 업무는 향후에도 언제든 다시 해야한다는 것이다. 미리 배워두면 좋을수도 있고 신규 라인보다는 그래도 기존 라인에서 배우는 것이 차근차근 배우기는 더 좋다. 실제로 신규 라인에서 배우면 소위 '뻘짓' 만 신나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업무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안되니(기본적으로 이걸 내가 왜 하는가? 는 알아야 하더라도 억울하지라도 않지...) 내 입장에서는 신입사원으로 온다면 신규 라인 보다는 기존 라인으로 가서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어찌됐건 3.5년 정도를 교대근무를 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교대 근무는 거의 하지 않았다. 주말에 가끔씩 Day 근무나 Swing 근무만 도와주었고 이후로는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았는데 초기 1년 정도는 단순히 교대근무를 하지 않는다는 감동에 그저 좋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게 아니었었다. 부서에는 교대근무에서 OFFICE 근무로 내려갔다가 다시 거꾸로 교대근무로 전환한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교대 근무의 경우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해당 근무 시간에 발생된 것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더라도 다음 근무자에게 상황 설명 후 연계를 하면 이어서 업무가 진행된다. 다르게 보자면 내 업무나 아닌 '우리 업무' 라는 의미이다. 이것의 장점은 '우리' 가 다같이 잘하면 빠르게 업무를 종료할 수 있다는 것이고 나쁘게 보자면 '내 업무' 가 아니기 때문에 성과를 내는 것도 반드시 해야겠다는 의무감도 생기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어쩌면 교대 근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도 생각을 해 본다.

 

업무 자체를 더 깊숙하게 들어가 보면 엄청나게 말이 길어지긴 하겠지만 일단 위에 적었던 현재의 신입사원 보다는 훨씬 빠르게 OFFICE 근무로 내려왔다(올라갔다고 해야 하나?) 사실 다른 회사였다면 누구나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삶을 살았겠지만 (심지어 제조센터가 아닌 다른 곳이었더라도) 그런 생활을 몇 년만에 해보니 그저 즐겁고 편하기만 했다. 그런 삶이 조금 익숙해질 때쯤 서서히 업무 난이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여러 유관부서와 부딪히게 되면서 눈에 보이는 단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사실 요 시점쯤 되면 퇴사율이 엄청나게 높은 설비 엔지니어 직군들도 대부분 퇴사를 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버티기 시작하는 상태로 바뀌기 시작한다. 어느정도 몸은 편해지기 시작했고 업무에 깊이가 조금은 생기기 시작했으며 다른 라인을 이동함에 있어서도 본인의 능력이 어느정도 발휘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그런 좋은 면만을 보자면 그렇지만 다르게 보자면 업무 전환이 슬슬 어려워 지기 시작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나 역시 그렇게 그 삶이 점차 물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슴 속 깊은 곳 어디에선 가는 아직 뜨거운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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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9. 9. 2.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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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들어온 서울역 센트럴 자이로 인해서 중구 쪽 아파트 시장이 변동이 생겼다. 그동안은 신당역 혹은 청구역 쪽으로 있는 평지 쪽 아파트가 강세였다고 하면 그간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던 서울역 뒷편 부근이 정말 상전벽해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지형이 살짝 산악지형에다가 학군도 사실 아직까지 그닥 좋을 부분이 없지만 점차 아이를 늦게 낳거나 초등학교는 그다지 치열하지 않은 곳을 보내는 부모들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깔끔하게 개발된 아파트 단지가 있는 곳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가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이쪽의 경우 역세권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감이 있으나 윗쪽으로는 충정로 아래로는 서울역으로 있는 5개의 노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역세권보다 더 큰 메리트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은... 그냥 서울로 7017인가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나온 부분의 아파트가 매력적이어서 가게 되었다^^;;;

 

제일 먼저 본 곳은 바로 3개 아파트 중 큰형님(?)인 서울역리가이다. 이제 벌써 7년차에 이르렀고 아래 KCC도 있긴 하지만 해당 아파트가 그나마 좀 더 깔끔한 것 같아 올라가 보았다. 다만 세대수가 너무 적고 관리는 그리 잘 되어 있지 않은 편으로 그냥 실거주 정도로는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위치 상 가장 아래 쪽에 있어서 출퇴근이나 다른 곳에 다니기는 편할 수 있고 서울역과도 굉장히 가까운 편에 속하나 그 외에는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

 

두 번째로 본 곳은 바로! 서울역 한라비발디이다. 가장 최근에 지은 아파트이기도 하고 서울역리가와 세대수가 비슷해서 어떨까 싶었는데 보던대로 굉장히 잘 지어놨다. 층도 엄청 높은 편이 아니라서 동간 거리도 적당한 편이고 내부의 조경이 잘되어 있는데다가 1/2/3층의 테라스가 상당히 맘에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조용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해서 이 아파트를 본 다음부터 살짝 눈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 옆에 서울역 센트럴자이는 얼마나 좋을까라는 기대를 하기도 했다.

 

명불허전

바로 이곳을 보고 말하는 것이다. 최근까지 보고 온 어떤 아파트보다 조경이 아름답다. 물론 요즘 환상적인 조경이라고 각광받는 개포동 쪽 아파트를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산악지형을 정말 아름답게 가꿔놨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위 3번째 사진인 테라스만 있는 아파트(113동)의 경우 향후 매매가가 점점 급격하게 상승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을 해 본다. 남산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날씨가 좋을 때 테라스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 위 두 아파트도 나쁘지 않았는데 이곳을 보고 나니 왜 이 아파트 가격이 다른 두 아파트의 가격보다 비싼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이곳은 정말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하나 더 매력적인 것은 아파트 주변을 감싸고 있는 초/중/고라고 할까? 학군이 좋다는 평은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초중고를 편하게 다니고 싶다면 여기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다. 더군다나 최근 트렌드인 숲세권과 더불어 직주근접이라는 것에 딱 알맞는 아파트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사실 아파트 그 자체로도 충분한 활동반경을 얻을 수 있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나 할까? 위와 같은 체육관도 있으면 상당히 좋다. 물론 오래되기도 했고 시설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주차장도 있으며 틈날 때마다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니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다. 현재 살고 있는 상왕십리에는 이런 시설이 다소 멀리 있어서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곳은 동네 바로 앞에 있어 상당히 좋다.

돌아가는 길에 보면 만리재길(?)로 연결되는 곳이 있다. 미국/영국식 펍 등이 있는데 마치 이태원에서 보던 것과 같은 것들이 줄지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금씩 늘어나는 것으로 보아 향후 이곳도 이태원의 거리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첫번째 사진의 THE HOUSE 1932는 꽤나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것 같으며 로스터리 까페가 심지어 벤처인증까지 받은 것을 본다면 굉장히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러한 가게들이 모여서 하나의 문화를 만들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돈이 더 있다면 이곳의 빌딩을 매입하여 활용하는 방법을 한 번 고려해 봐야겠다. 향후 발전될 가능성이 더 농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코레일과 국가 차원에서 거대하게 유휴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계속 진행되는데 대표적인 곳이 용산과 이곳 서울역 북부 위치일 것이다. 사업자 간의 알력으로 다소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개발이 진행되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곳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완성형이라기 보다는 진행형에 가까운 이 곳, 하지만 살고 싶어지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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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9. 8. 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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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적색 루트대로 돌았는데 다음의 아파트를 임장했었다.

1. 래미안 허브리츠+용두두산위브

2. 청계 한신휴플러스+청계 힐스테이트

3. 답십리 래미안위브

4. 래미안 크레시티

5.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래스

6. 래미안 미드카운티

7. 답십리 파크자이

 

생각해보면 하루만에 돈거긴 한데, 여름에 왜 이런 미친 짓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단지 시간이 남아서 시작한 것인데 괜히 크록스 신고 다녔다가 발에 물집잡히고 땀은 비오듯 나고, 결국 밤에 겁나게 먹었으니 운동도 말짱 도루묵이었으니 이렇게 글과 사진이라도 남기면서 위안을 삼아야 겠다.

 

1. 래미안 허브리츠+용두두산위브

 

새아파트도 뭉쳐있고 단지 세대 수도 꽤 되며, 완전 평지임에도 크게 각광받지 못하는 까닭은 역세권인듯 아닌듯 한 2호선 용두역 덕이다. 갈라진 노선이기도 하고 교차되는 노선도 거의 없어서 상당히 불편한 부분이다. 역세권인데 역세권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군다나 한쪽으로는 내부순환로가 연결되어 있어 소음에 다소 취약한 부분을 보인다. 물론 직접 가서 들었을 때는 그리 큰 소음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사람들이 볼 때는 하나의 큰 단점이지 않을까...? 어차피 동대문구 전체가 학군이랑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지라 굳이 이곳에서 선택을 하자면 당연 래미안 허브리츠이다. 가장 넓고 조경은 당연히 우수하며 가장 요지에 분포되어 있다. 하지만 굳이 나보고 이사를 가라고 하면 가지 않을 것 같은 위치이긴하다. 홈플러스 건너에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다른 상업 시설은 뛰어난 부분은 없다.

 

2. 청계 한신휴플러스+청계 힐스테이트

 

두 아파트 모두 청계라는 단어에 맞는 색을 잘 뽑아 냈다고 본다. 청색으로 되어 있어 시원시원하고 특히 아래 사진과 같이 청계 힐스테이트는 물놀이터도 구성되어 있다.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있는 아파트가 몇 개 없는 것을 본다면 관리만 잘된다면 입주민에게 만족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이곳 역시 위의 용두 쪽과 마찬가지로 신답역세권이며 오히려 좀 더 걸어서 답십리 쪽 지하철을 활용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청계 휴플러스도 관리가 잘 되어 있는 편이고 청계 힐스테이트는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주변에 상가들은 영 별볼일 없고 대형마트도 용두 쪽에 존재하며 기반시설은 다소 약해서 청량리 롯데백화점/마트를 활용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향후에도 가격 상승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3. 답십리 래미안위브

 

개인적으로 대단위 아파트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저층 아파트의 동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에 딱 걸맞는 아파트가 바로 래미안위브라고 볼 수 있는데, 8층 수준의 아파트 동이 꽤 많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은 아닌거 같긴 한데, 동네에 고저차가 약간 있긴 하지만 평탄화가 잘 되어 있는 편이며 동간 간격이 적당하여 내부에서 상당히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컨소시움의 문제라고나 할까? 전체적으로 관리상태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 듯 했다. 도색을 바꿀 때가 되기도 한 것 같긴한데, 향후 도색하고 청량리 쪽 아파트가 더 지어지면 롱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4. 래미안 크레시티

 

깔끔한 층높이 적당한 동간거리 아름다운 조경, 처음 지어질 때 가장 최상이었던 모습 그대로를 가지고 있다. 중심부에만 차도가 있고 개별 동에는 차없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른 답십리 뉴타운의 아파트 중 가장 이상적인 배치를 가지고 있다. 현재 해당 아파트만 2013년에 지어졌고 나머지 좌우의 아파트 들이(롯데캐슬/래미안 미드카운티) 2018년에 지어졌음에도 해당 아파트가 더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은 좌우 아파트가 신축빨(?)로 유지가 되지만 몇 년 지나면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지금 봐도 상당히 괜찮은 조경이다.

 

5.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래스

 

딱 최근에 짓는 아파트라는 생각이 든다. 전형적인 고층에 거대한 문, 그리고 정갈한 부분을 보자면 굉장히 매력적일 수 있으나 생각보다 세대수가 많지 않고(584세대) 그리인해 다소 아쉬운 면을 보여준다(부대시설 부족 등) 주변이 아직 개발중인 곳이 많아서 상업시설은 롯데백화점을 활용해야 하며, 그나마 최근 지어진 아파트 중 가장 청량리역에 가까워서 어느정도 역세권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는 아파트만 놓고 보면 래미안 크레시티 쪽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 된다. 조경은 솔직히 그저 그렇다.

 

6. 래미안 미드카운티

 

래미안의 최근 컨섭을 가장 잘 따라한 것으로 보여진다. 조경은 답십리 뉴타운 어느 아파트 보다 뛰어나며 전농동 사거리와 답십리 사거리 부분에 상업 시설이 어느정도 집중해 있어서 저학년 아이들 키우기에는 나름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아파트 들어가는 출입구는 다소 불편함이 존재할 수 있으며(찾기 어렵기도 하고 좁기도 하다) 역세권이라고 보기에는 근처 역이 없어서 향후 가격 상승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크레시티와 연동되어 가격이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7. 답십리 파크자이

 

보니딱히 찍은 사진도 없고 그렇긴 한데 개인적으로 GS에 가장 큰 실망을 한 아파트이다. 전체적으로 자이의 트렌드에 맞는 회색빛깔 톤을 사용했는데 평탄화를 위해 특정 구역을 다리화 시켜놨더니 너무 어두워졌다. 밝은 톤으로 아파트를 만들었다면 다소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바로 앞에 도시형 시장이 존재하고 있긴 하나 시장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존재하고 대형 마트의 존재는 찾기 어려운 상태이다. 아파트 주변 도로가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해당 아파트를 찾다가 길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위치에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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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9. 6. 3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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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실제 연구/개발 쪽도 간간히 교대근무를 돈다. 하지만 개별 라인의 설비/공정 엔지니어는 거의 초반에는 교대근무를 100%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1~2년 차의 친구들은 교대근무를 차라리 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절대 아니었다. 물론 초반에는 남들 퇴근할 때 출근하고(이건 정말 완전 슬프고) 출근할 때 퇴근하는(오우 나이스) 모습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도 많이 있고, OFFICE 근무자가 너무 힘들어 보여서 차라리 SWING이나 G/Y 근무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런데 막상 SWING 근무를 서게 되면 잠은 많이 자서 좋은데 결국은 22시가 넘어가 버리니 술마시고 노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고, G/Y 근무의 경우 정말 뭐랄까... 그냥 잠자는거 말고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되어 버린다. 분명 똑같이 8시간을 자도 너무 졸려고 피곤하고 뭐 그렇다. 더군다나 초년병 때는 몰래 잠자기도 좀 애매할 뿐더러 낮에는 숙면을 취할 수 없어 너무 힘든 상태가 되어 버린다. 왜 군대서도 당직 근무 다음에는 그냥 쭉 오침을 하지 않던가? 다음날 생활 패턴이 깨진다는 것은 정말 큰 문제이긴 하다.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DAY / SWING / G/Y 근무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근무형태 근무시간
DAY Daytime (아침이겠죠?) 06:00~14:00
SWING 가장 활동하기 좋은 시간대 14:00~22:00
G/Y Grave Yard(묘지기), 중세 유럽에는 야간에 묘를
파헤치는 경우가 많아서 묘지기를 세웠는데 이 시간대를 의미
22:00~06:00

어찌됐건 이 8시간 안에 식사 시간도 포함되어 있어서 어쩌면 9시간 근무를 해야 하는(8시간 근무+1시간 식사시간) 일단 OFFICE 근무자들 보다는 근무 시간이 확실히 적긴 하다. 그런데 어차피 다음 근무자에게 Inform을 남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30분씩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는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어차피 일하는 시간은 동일하다. 거기다가 생활패턴도 적응하는데 2~3일 정도 소요되는(그나마 이것도 20대나 가능하더라) 것을 감안한다면 나중에 나이먹어서 까지 하기 정말 힘든 패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의 노예(야간수당+교대수당)가 되기 시작하면 50~60만원에 눈이 어두워져 G/Y 근무가 필요하다고 가끔씩 어필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는 사원들이 있으니 이런 근무 형태가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된다.

 

사실 예전에 IMP 부서에서 '무인 G/Y' 라는 것을 선보인 적이 있다. 야간에 근무자가 전혀 없도록 하는 방식이었는데,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그냥 망했다. 설비가 DOWN 되어 있는 꼴을 보기 싫어하는 몇몇 임원들이 이런 시도 자체를 매우 안 좋게 생각을 했다(물론 당시 부서에서는 그런 이유로 끝난 것은 아니겠지만 분명 야간에 설비가 DOWN되었을 테고 그것 때문에 우왕좌왕 하다가 넘어가지 않았을까 라는 개인적인 추측이다... 좀 DOWN되면 오전에 와서 고치면 되지 뭐가 그렇게 급한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타 부서도 시도하려고 했으나 바로 접고 계속 동일한 패턴으로 업무가 진행이 되었다. 사실 이런 부분에서 혁신이라는 것이 나오기가 무척 어렵긴 할텐데, 교대 근무 생활 자체는 개인적으로는 악몽에 가까웠다. 몸도 망가졌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정신력으로 버티면 되지 않겠냐고? 8시간 근무라고 해서 8시간만 딱 근무하는 경우도 거의 없을 뿐더러 초기부터 Shift Leader로 들어왔기 때문에 이래저래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시간도 굉장히 많다. 지금도 열심히 근무하는 사람들이 분명 많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절대 추천하지 않을 그런 근무였다.

 

그래서 나는 생각을 조금 바꿨다. 이 근무를 탈출해야겠다... 라는 결론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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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