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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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학교에 돌아왔다!!!

 

 

학교를 다시 오게 되면서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던 이유는 설렘이야 내가 선택했으니까 뭔가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면 두려움이 있던 이유는 당연히... '무언가 낯가림이 있는 나의 성격'과 '초반 사람과의 대화가 어렵다'라는 부분이다. 이건 어찌 보면 예전 유치원 때부터 거의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될 텐데 초반의 그 어색함과 서먹함은 사실 잊을 수가 없다. 먼저 말 붙여본 적도 거의 없었을뿐더러 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말을 거는 사람이 있지만 이곳은 말 그대로 '학교' 이기 때문에 원하면 말을 걸고 아니면 아닌 경우가 되는지라 나에게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었다(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엄청나게 쓸데없는 고민이다) 처음에 Pre-OT를 갔었을 때 정말 밤을 새울 기세로 갔는데 같이 있던 사람들이 11시 전에 모두 가버리고 덩그러니 동생 한 명과 남아서 홀짝홀짝 술을 마시다가 12시쯤 집에 갔을 때는 참 왠지 모르게 서글펐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본 게임은 바로 OT부터이다. 역시 사람은 술을 마셔야 좀 친해진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하루를 정말 징그럽게 술을 마시러 다니는데 평소에는 말도 꺼내보지 못할 사람들에게 거리낌 없이 

"너 띠가 뭐니?"

"그래 친하게 지내고 말 놓을께"

이런 이야기를 너무나 서슴없이 하게 되었다. 이게 어떻게 되냐고? 이 학교 특징 중에 하나라고 적긴 했는데 한 번 당해보면 그 느낌을 확 알게 된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학교 선택에 아주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여기 들어온 사람들 중에 오직 공부만을 위해서 온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그런가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굉장히 적극적이다. 당장 내가 낯을 가리고 어쩌고 하는 소리는 다 개소리가 되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나도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 안에서 일어나는 행사 자체는 사실 학교 소개, 조별 활동, 사발식 등으로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이미 대학교 때 전부 해봤던) 그런 것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모두 보는 시간이 다소 지루하긴 했는데 그 시간에 들었던 내용들이 사실 나중에 그 사람들과 친해지는 과정에서는 꼭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뭔가 특징이 있어야 다가가기 쉽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은 사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왜 이런 곳까지 와서 조장 같은 것을 하나 싶었는데 여기서는 이유를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를 알리기에는 그것보다 뛰어난 방법이 없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자기소개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보자면

개인적으로 이때 자기소개를 하면서 나에 대한 반성을 굉장히 많이 했다.

나는 대기업에 재직 중이라는 것 외에는 어느 것 하나 이룩한 것이 없었고 다른 사람과 같이 자신의 업에 대해서 자신 있게 설명할 부분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 조의 상황을 예를 들자면.... 일단 모두들 좋은 기업에 다니고 있어서 기업 이름만 가지고 우와! 하는 경우는 절대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구글이나 애플 다니는 사람도 있는 마당에 국내 기업이 뭔 의미가...)

1. 나는 키가 190cm나 된다. 그런데 제일 먼저 발표한 형이 196cm 더라

2. 당시 부동산으로 돈을 좀 벌어봤고 홍루이젠을 운영하고 있기에 다방면으로 돌을 벌고 있다고 하려 했는데 미국에 회사를 50억에 팔고 온 친구가 있더라

3. 동갑 친구가 있길래 자기소개 어떻게 하나 봤더니 일어나서 자기 이름 검색해 보라고 한다.... 검색하니 바리스타 세계 챔피언이다.. 헐헐

그 외에 친구들도 다들 조리 있게 말을 했는데 당시에는 정말 당황하기도 해서 그냥 이름만 이야기하고 앉았던 기억이 난다. 속상했다.

 

뭐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 보면 아련한 기억이긴 한데, 항상 자기소개에 대한 것을 생각하고 다니긴 한다.

이때 추억이 지금의 업무 때 교육생들에게 설명해 주는 가장 큰 무기이긴 한데, 내가 가르치는 교육생도 이런 상황을 나중에 겪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 하지만 이 친구들은 아직은 모르는 것 같다. 뭐 어찌 됐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있다 보면 학교에 대한 애교심이 뿜 뿜 해지고 괜스레 응원가도 다 외워지게 된다(사실 몰라도 그냥 어깨동무하고 흔들어 재끼면 되니까 아무 문제없다) 특히 기존에 원래 학교가 고대였던 친구들의 응원하는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가 않는데 그렇게 Shy 하던 친구들이 갑자기 폭군이 되는 것을 보면서 이런 것이 학교의 문화가 아닌가 생각도 해 보았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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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