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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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는가? 과거 이야기들 중에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역사서 등이 있지만 동일한 사실을 가지고도 정말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내용이 많다.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인데 지금과 같이 흑과 백, 좌와 우가 극명하게 갈려있는 시대에서 과연 진실은 어떤 것일까? 나는 가끔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은 현실도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사실이 아니라 기록을 남기는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대로 생각하고 쓸 것이라고. 그것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미래에서는 우리 세대를 좋든 나쁘든 바라보지 않을까?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결국 글이라는 것은 사람의 방향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성향을 판단하자면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띄고 있는데 내가 쓴 글을 읽다가 보면 아무리 의견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묘하게 그쪽으로 편향된 글이 쓰이게 된다. 반대로 나와 정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동일한 상황을 놓고 글을 쓰면 그 또한 완전 반대의 글이 나온다. 우리는 얼마 전 그와 동일한 상황을 볼 수 있었는데 흔히 조국 백서와 조국 흑서라고 하는 책들의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정말 정말 다르게 해석을 하게 되는 출판물을 보게 된 것이다. 진짜 읽다 보면 어떻게 이렇게 다르게 설명을 할 수 있나 싶은데 그것이 바로 글에 대한 기묘한 점이 아닌가 싶다. 책의 제목에서 보듯 뉴스는 원래 가짜다라고 하는 것은 팩트 그대로를 보여주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조금의 조미료를 치면 완전히 다른 내용이 되기 때문이라 보면 쉽겠다.

 

흔히 기레기라고 하는 기자들의 글들은 최근에는 굉장히 다변화해졌다.

과거에는 뉴스 기사가 정갈하고 무미건조한 듯한 내용이 많았다고 하면 지금은 뭔가 읽다가도 화가나거나 본능적으로 클릭해 볼 수 있는 문구, 그리고 선정적이거나 잔혹한 형태의 내용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자라는 직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발생한(그만큼 회사도 늘어난 것이겠지만) 일이겠지만 과거에 비해 지금의 내용이 부실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그 때문일 수도 있다. 특히 과거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독식하던 정보들이 이제는 너무나 빠르게 흘러나오고 있고 그로 인해서 기자 자신이 직접 가서 쓰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글을 베끼거나 보지도 않고 판단하여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가짜 뉴스인가?

 

아직 가짜 뉴스에 대한 정의는 없다.

이 책에 나오는 거와 마찬가지로 글을 너무나 많이 빠르게 써야 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특종이라는 것을 놓칠 수 없고 그리고 동일한 이슈에 대해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자극적으로 적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것을 보다 보면 본인이 생각하거나 쓴 내용이 아니라 '~라고 했다' '~그랬다고 한다'와 같은 제삼자를 통해서 들었기 때문에 나는 정확히 몰라도 된다와 같은 내용이 남발되고 있다. 이것이 가짜라고 하기에는 들었다고 하면 되기 때문에 답이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아직 미디어 측에서는 '가짜 뉴스'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없을뿐더러 처벌할만한 문제도 없는 듯하다. 그래서 일단 질러보고 '아니면 말고'와 같은 현대 사회에서는 정말 큰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만약 아니면 그것은 누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이제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은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바라봐야 하는 시기이다.

누군가가 살인을 했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알고 보니 어린 소녀가 성폭행을 시도하는 남자를 향해 주변의 칼을 던졌는데 우연히 죽어서 살인이 되었다. 이런 경우에는 잘못된 것인가? 심지어 그 칼이 사실 남자의 주머니에 있던 것인데 옷을 벗는 도중 떨어져서 그리 된 것이다. 과연 이것은 심각한 살인인가 아니면 정상적인 정당방위인가?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는 누군가에 따라서 변화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판단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누구나 팩트를 원하지만 그 팩트는 어디까지나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에게만 돌아오는 것이다. 나는 과연 그런 준비가 되어 있는가?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그런 고민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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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2. 6. 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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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정치적인 색깔이 짙게 깔린 책을 읽어봤습니다. 이름하여 '진실유포죄' 라는 것인데요. 책의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 누군가 당했을 때 '내가 아니니까 괜찮아'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비판합니다. 사실 점차 개인주의화 되는 사회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더군다나 그 피해가 나에게 까지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말이지요.

 

책의 내용은 조금은 어렵지만 저자의 주장은 단순합니다.

'표현의 자유'

라는 것을 기초로 이야기 하는 것이지요. 최근 구속되었던 정봉주 전 국회의원 같이 그것이 어느정도 거짓이 있을 수 있으나 완전히 다른 말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법의 통제력을 가한다면 사회는 점점 굳어질 것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새로운 예술도 새로운 과학도 꽃피기 어려울테니까요.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사안들이 국가에 의해 침해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실명제를 통한 악플 근절을 외치고 있으나 진짜 악플의 경우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 번호를 도용하여 사용하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비난이 아닌 비평을 보기가 너무 힘들어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표현을 빌리자면 '인터넷은 호수와 같다. 깨끗한 생물만 살 수는 없다.' 라는 표현이지요. 마치 사람 마음도 호수이기 때문에 어떨 때는 깨끗하고 어떨 때는 더러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한 쪽으로 치우친 주장들이 많기에 위험한 부분도 있습니다. 책 내용의 대부분은 국가 혹은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언제든지 비난할 권리가 있다라는 식의 표현이 들어가 있습니다. 공인이기 때문에 물론 비난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가쉽 수준의 내용으로 공격을 한다면 그것은 무능한 집단의 공격과 다를게 없습니다. 예를 들어 힌동안 유행했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한다) 의 경우 결론적으로는 그가 스탠포드 대학을 나왔다고 이야기 하더라도 무조건 믿지를 못하는 불신주의에 빠진 그룹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사자는 얼마나 답답하고 어이가 없었을까요?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색을 띈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책을 읽고 나서도 머리 속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긍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부정하는 부분도 적지 않기에 꽤나 오랫동안 혼란에 빠지곤 합니다(정체성의 문제라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그다지 찬성하는 편이 아닙니다. 사람의 말이라는 것은 표현의 자유도 있겠지만 그 전에 타인에 대한 존중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에 대한 근거도 단순 추측성에 머물러서는 안되겠구요. 많은 이들이 필요한 진실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알아서 피해를 볼 수 있는 정보들도 존재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절대 뒤로 돌릴 수 없는 현상이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쪼록 무조건 적인 규제와 제재에는 분명 문제가 있지만 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민족성이라는 면을 비춰보았을 때는 책에 예로 표시되어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와의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악용하여 상대를 공격하고 피해를 주는 그런 경우가 너무나 많기에 우리는 그 전에 기본적인 인식을 먼저 갖고 난 다음 자유를 표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조건 적인 표현의 자유 역시 저는 반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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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