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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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정치적인 색깔이 짙게 깔린 책을 읽어봤습니다. 이름하여 '진실유포죄' 라는 것인데요. 책의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 누군가 당했을 때 '내가 아니니까 괜찮아'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을 비판합니다. 사실 점차 개인주의화 되는 사회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요. 더군다나 그 피해가 나에게 까지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말이지요.

 

책의 내용은 조금은 어렵지만 저자의 주장은 단순합니다.

'표현의 자유'

라는 것을 기초로 이야기 하는 것이지요. 최근 구속되었던 정봉주 전 국회의원 같이 그것이 어느정도 거짓이 있을 수 있으나 완전히 다른 말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법의 통제력을 가한다면 사회는 점점 굳어질 것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새로운 예술도 새로운 과학도 꽃피기 어려울테니까요.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사안들이 국가에 의해 침해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실명제를 통한 악플 근절을 외치고 있으나 진짜 악플의 경우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 번호를 도용하여 사용하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비난이 아닌 비평을 보기가 너무 힘들어진다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표현을 빌리자면 '인터넷은 호수와 같다. 깨끗한 생물만 살 수는 없다.' 라는 표현이지요. 마치 사람 마음도 호수이기 때문에 어떨 때는 깨끗하고 어떨 때는 더러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한 쪽으로 치우친 주장들이 많기에 위험한 부분도 있습니다. 책 내용의 대부분은 국가 혹은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언제든지 비난할 권리가 있다라는 식의 표현이 들어가 있습니다. 공인이기 때문에 물론 비난받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가쉽 수준의 내용으로 공격을 한다면 그것은 무능한 집단의 공격과 다를게 없습니다. 예를 들어 힌동안 유행했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한다) 의 경우 결론적으로는 그가 스탠포드 대학을 나왔다고 이야기 하더라도 무조건 믿지를 못하는 불신주의에 빠진 그룹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사자는 얼마나 답답하고 어이가 없었을까요?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색을 띈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책을 읽고 나서도 머리 속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긍정하는 부분도 있지만 부정하는 부분도 적지 않기에 꽤나 오랫동안 혼란에 빠지곤 합니다(정체성의 문제라고나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그다지 찬성하는 편이 아닙니다. 사람의 말이라는 것은 표현의 자유도 있겠지만 그 전에 타인에 대한 존중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에 대한 근거도 단순 추측성에 머물러서는 안되겠구요. 많은 이들이 필요한 진실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알아서 피해를 볼 수 있는 정보들도 존재합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절대 뒤로 돌릴 수 없는 현상이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쪼록 무조건 적인 규제와 제재에는 분명 문제가 있지만 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민족성이라는 면을 비춰보았을 때는 책에 예로 표시되어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와의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악용하여 상대를 공격하고 피해를 주는 그런 경우가 너무나 많기에 우리는 그 전에 기본적인 인식을 먼저 갖고 난 다음 자유를 표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조건 적인 표현의 자유 역시 저는 반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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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