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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1.13 0원으로 사는 삶
  2. 2022.04.01 비혼이고요 비건입니다
2022. 11. 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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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이 세상을 살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물질만능주의에 아주 '절어' 있는 사람이다. 뭘 해도 전부 돈으로만 생각하고 돈이 되지 않으면 과감하게 걷어차 버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만큼 돈에 대해서는 정말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 돈으로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 것이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사랑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가?'라고 말을 했을 때 가장 인정받은 정답은 '사랑을 돈으로 사지 못한다고 했다면 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다'라는 답이었을까? 그만큼 돈의 위력은 엄청나고 지금 세상을 지배하는 하나의 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이 책은 좀 다르다.

여느 에세이와 같이 초기에 어떤 어려움이 있어서 이런 행위(?)를 시작한 것은 비슷하다. 해외로 나가서 일을 하는데 생각한 것 만큼 행복하지 못하자 결국 해고를 당하는 시점에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시작한 것 같다. 돈 많고 행복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거지 체험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니 스스로의 간절함은 더 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심지어 여자라는 점에서도 굉장히 신기했는데 한국도 아니고 유럽에서 돌아다니면서 여자 혼자의 몸으로 0원으로 사는 삶을 실행했다는 점이 굉장히 신기했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 중반에는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성적 수치심이나 도와주는 사람들의 '섹스' 요청 이야기도 수록이 되어 있다(아 물론 야한거 안 나오니까 그런 기대는 하지 말자)

 

거창한 이유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으나 변화의 모습은 뭔가 신기했다.

0원으로 살아야 함을 못 박으면서 어쩔 수 없이 먹는 것도 줄일 수 밖에 없었고 물건도 직접 만들거나 다른 사람에게 기부받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먹는 것은 육식을 좋아한다고 했었는데 6개월이 지나자 채식주의자, 즉 비건 주의가 되었고 심지어는 조미료도 전혀 하지 않은 그런 음식을 즐겨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런 음식들만 먹는다고 하는데 보통 그런 사람들이 주장하는 세상이 병들고 있고, 육식은 동물을 죽이는 행위이며, 그것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이야기가 이 책의 후반에 나온다(나는 솔직히 그들이 말하는 것이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그들의 주장일 뿐 아닌가, 내가 결정적으로 육식을 좋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그녀는 무소유의 삶을 꿈꾸면서 많은 것을 배웠을 수 있다.

채식주의와 더불어서 무엇인가를 계속 갈구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충분히 살 수 있다는 그런 점과 본인은 본인이 실제로 필요해서 해 본 경험이지만 이런 경험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은 행동들을 배웠다. 가끔은 난민으로도 생활을 하고 레인보우라고 하여 서로 간의 모든 것을 벗고도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공동체에서도 경험을 해 보았으며 자전거와 히치하이킹을 통해서 세계 어디로도 움직일 수 있는 자유로운 걸음걸이도 경험을 했다. 예전 한비야 님이 세계를 걸어 다녔듯, 그녀도 무일푼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지 않았던가(사실 두 분 다 추천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개인적은 생각과 많이 반대로 되어 있던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쓸모없고 읽지 말아야 될 책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러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머리 속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느낄 수 있고 여자 혼자서도 이렇게 하면서 많은 부당함과 고마웠던 일들을 느끼면서 세상에는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 배웠다. 어쩌면 에세이는 이런 것이 필요하다. 내가 절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책으로서 보여주면서 그 삶 속의 내 생각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이런 기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느낀 감정들은 아직까지도 많은 여운이 남아서, 그녀의 다음 책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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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22. 4. 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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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비혼 주의자도 사실 그리 많지는 않은 거 같은데 플러스 비건이다.

책의 제목을 보면서 '와 이 사람은 정말 나랑 전혀 안 맞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난 결혼은 필수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고기 없이는 하루도 살기 어려운 사람이니 말이다. 그래도 왠지 반대라는 것 자체가 책을 이끌리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대체 비혼에 비건까지 있는 사람은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거기다가 작가 이름에 '편지지'가 있다. 예명 같지만 묘하게 이쁜 예명인데, 대체 어떤 사람일까?(설마 편지지라는 사람이 남자는 아니겠지?라고 반복해서 생각을 했었다)

 

비혼 주의자인데 가정은 있다?

아, 정정한다. 남자 친구는 있다. 동거하는. 사실 비혼 주의자끼리 같이 잘 살려면 양쪽 다 비혼 주의자여야 하는데 희한하게 둘 다 비혼 주의자로 만나긴 했다. 한 명은 페미니스트이고 한 명은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고. 물론 뭔가 이득이 있다면 결혼이라는 것을 하긴 한다고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쓰는 동안까지는 특별히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긴 한가보다. 한편으로는 느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서로가 피해를 보지 않는 관계가 아닐까? 어찌 됐건 이 책의 서두에는 둘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가 나온다.

 

비건 주의자는 뭐, 익히 알고 있는 그런 이유다.

대학교 때 알던 여자분이 있었는데 같은 동아리에 소속이 되어 있어서 자주 만나는 사이긴 했다. 그런데 하루는 같이 밥을 먹으려 가려고 했는데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여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그때는 비건이라는 단어조차 몰랐다) 이유를 물어봤더니 소를 도축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나는 여행을 가서 직접 염소도 죽여본 몸이라 그게 왜 이상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저자는 조금은 다른 이유지만 동물이 불쌍하고 왜 저렇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에 자신이 먼저 고기를 먹지 말아야겠다는 답변을 한 듯하다.

 

비건도 종류가 많다. 그래서 싸움도 많다.

완전한 비건과 조금은 다른 것을 곁들여 먹는 사람이 같이 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이 되는 문제가 있다. 서로 간에 음식을 이해는 할 수 있으나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자주 다툰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남자는 여자와 같이 살기 위해서 길러온 수염과 그 외에 머리를 제외한 모든 털들을 제모했으면서 왜 저건 또 맞춰주진 못할까라는 의문이 생기긴 했다. 하지만 안 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니까 그들도 여느 연인들과 같이 다양한 싸움을 한다. 다만 현재의 사이가 딱 좋기 때문에 더 심하게 혹은 더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는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도 비혼과 비건이 많이 퍼지긴 했다.

이제는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것을 본다면 본인들의 자유 의지가 더 중요한 세상이 된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들의 의견은 존중받아야 하고 다른 사람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그들이 거꾸로 우리에게 그것을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비혼이지만 애인과 동거는 하고 있고, 비건이지만 라면은 먹는 신기한 동거인이지만 어쩌면 미래에는 이러한 가족 형태가 굉장히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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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