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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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언제부터인가 파워포인트로 모든 것을 만들기 시작했다.

뭔가 좀 이상했다. 간단하게 만들면 간단하게 만들었다고 뭐라고 하고 많은 자료를 보여주면 지겹다고 뭐라고 하고, 그럴꺼면 지가 만들지 왜 나한테 시키고 G랄이냐고 말을 하고 싶다지만 내가 상사가 아니라서 참는 부분도 있다(ㅠ.ㅠ) 최근에 보면 이런 것들 때문에 현대카드에서는 아예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않는 회의를 주관을 한다고 한다. 그간 이것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포장하고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생각을 하기도 한다.

 

사실 파워포인트가 시안성이 좋고 설명하기도 좋긴 하다. 강력한 PPT 자료는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고 더군다나 자신의 메시지를 간략하게 담는데에 있어 이것만한 도구가 없다고 생각이 되긴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많은 거품(포장)이 프레젠테이션=PPT 라는 것으로 보여지게 되고 자료가 충실한 것이 아니라 많은 포장 속에서 있기에 실제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저자는 그런 포장하는 방법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실제 상대방을 현혹(?) 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 놓고 있다.

 

자, 확실히 다시 하자. PPT 슬라이드의 경우 메인 ITEM 이 아닌 보조도구일 뿐이다. 결국은 프레젠터가 설명을 하기 위한 도구이지 그것이 주가 되면 안된다. 앞서 이야기 했듯 이것에 대한 포장을 하기 시작하면 포장에 포장을 거듭한 나머지 뭐가 진짜 내용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좋은 템플릿을 찾는다던가 강렬한 애니메이션 효과에 눈이 먼 나머지 내가 알리고자 한 내용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효과로 인해서 오히려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리스너가 판단하기에 너무 자료에만 집중을 하는 것 같아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어디까지나 보조도구 그 이상의 역할을 하면 안된다고 한다.

 

오늘 회사에서 10분간 발표를 했었다. 사실 업무에 관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3월 1일부터 시행되는 직급호칭이 사라지는 내용에 대해서 설명한 PPT 자료였는데, 너무 그림과 다른 회사 비교에 집중한 나머지 내가 알리고자 했던 '평등한 관계에 있어 상하 사원들의 마음가짐' 이라는 주제를 뒤로 놓는 바람에 듣는 사람들이 내가 주려고 했던 주제를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물론 준비를 많이 한 프레젠테이션은 아니었지만 그정도는 이렇게 하면 알릴 수 있다고 착각한 부분이 있었다. 어쩌면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 프레젠터의 기본 수칙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책은 PPT에 있어서 한줄기 희망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그리 좋은 책은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에 비해 너무 간단하게 버리라는 내용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버려야 얻을 수 있는 것이 맞다. 그가 하는 말은 사실 프레젠테이션을 굉장히 자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용될 수 있지만 그나마 꾸미지도 않으면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것 같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조금 어려운 내용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작부터 그와 같이 되려고 노력한다면 적어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는 능력도 같이 길러지지 않을까 싶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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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