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특히 한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대해서 매우 민감하다. 우리 부서에 차장님은 그 위에 부장님한테 주변 사람들이 있는 상태에서 공개적으로 질책을 당하면 정말 잔소리도 길어지고 소리도 지르곤 한다. 사실 보고 있으면 왜 여기서 화풀이를 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 물론 후배들이 있는 곳에서 질책한 사람도 문제가 있긴 하다만, 그 화를 참지 못하는 이유는 마음 속 어딘가에 주변 시선이라는 강박관념이 박혀 있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최근 어딜가도 화두인 것은 바로 몸무게, 돈, 그리고 노화인 것 같다. 특히 나이가 30대가 넘어가면서 저 3가지 외에는 정말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화제가 되었으며(나만 그런가...) 주변 사람들의 말에 촉각을 곧두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휘둘린다, 또 휘둘린다. 항상 휘둘린다고 인지는 하고 있지만 '왠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뒤쳐지거나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사고 방식이 그렇게 굳어져서 그렇겠지만 사실 내 마음 어딘가에서는 그들과 동질해야만 안정하다는 생각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모른다.
항상 주변에 잘된 이야기만을 듣는다. 그 대표적인 창구로는 SNS라고 할 수 있는데 정말 선남선녀에 완벽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천지이다. 나처럼 불행한 사람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그곳에서 하게 되는데, 그들도 사실 정말 완벽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뒤지기 싫어서 잘난 모습만 추구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너무 힘들고 슬픈 일을 올려봤자 그저 동정만 살 뿐 내가 빛나 보이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개인적으로 이런 SNS에 혐오감을 느껴 최근에는 거의 하지 않는다. 1년에 글 하나정도 올릴까 하는 수준이라고나 할까?
위에 적혀 있는 것이 행복의 필수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위의 것이 갖춰지면 정말 행복해 질 수 있는 조건들이 많이 생긴다. 하지만 그것도 너무 많은 것이 있다면 오히려 공허해 질 수도 있다. 흔히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인 사람의 자살이 더 많다고 한다. 이것은 가난한 사람은 억척같이 살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자살을 할 여유조차 없어서 인 것일 수도 있고 부자인 사람은 어려운 것을 겪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결심할 수도 있는 문제이다. 어찌됐건 그것이 행복의 요소는 아닌 것이고 어쩌면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을 다스릴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당장 오늘부터 휘둘리지 않는다고 하면 거창한 문구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생각하는 것 그것대로 행동해 보는 것이 어떨까? 어쩌면 현대인들은 감기만큼이나 많은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많은 고민을 하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한 번도 고민을 못한 사람처럼 말이다. 외쳐라, 그냥 내버려 둬달라고.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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