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7. 22:44
728x90


당신에게 아버지는 어떤 분이신가요?
저는 지금까지 아버지의 뒤만 바라보면서 달려왔습니다. 아버지가 엔지니어였기에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했었고 대학교를 공과대학을 나왔습니다. 지금도 특별히 후회는 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소질이 있었던 것은 문과 계통이었나 봅니다. 물론 문-이과를 나누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긴 합니다만, 4년을 공부했어도(그래도 바닥 성적은 아니었음에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공대의 공부보다는 더 관심있던 경영학에 대해서 공부하고자 하는 열망이 컸습니다(그렇다고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ㅠ)

아버지가 존경스러워 따라온 것이지만 뒤돌아 본다면 아버지께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라는 질문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 역시 이렇다 할 지도를 해주신 적이 없었구요. 그것은 대화의 단절이라기 보다는 서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질문' 이라는 것을 한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제와서는 가끔 술도 마시면서 옛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질풍노도의 시기와 장래를 위해 고민 했던 시기에 아버지의 조언이 뒤따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책의 저자도 동일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전까지는 그다지 가족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던 회사의 사장님이었으나 큰 병을 앓고 나서 생각을 바뀌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큰 시련을 겪고 나면 인생의 허무함을 배우기도 하고 더 큰 깨달음을 얻기도 한답니다(전 아직 그런 일은 없습니다만...) 그래서 책을 써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정말로 고리타분한 이야기만 나열된 것 같을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딸에게 하는 말들은 무엇이든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라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지요. 부모라는 미명 아래 '자유' 를 강탈할 수 있는 권리를 내세우는 것 같다고 할까요? 하지만 그 분들의 입장에서는 이미 한 번 걸어 본 길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함정이 있다면 그것을 미리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는 알아서 피해갈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앞으로 CEO의 자리에 오르게 될 아들에게 여러가지 비즈니스적인 조언을 합니다. 아버지의 눈에는 아직도 한 없이 모자란 부분만 보이는 아들이지만 조금씩 다듬어 간다면 언젠가 자신을 능가할 인물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물론 팔불출처럼 자식에게 무엇이든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소위 딸바보 같은?ㅋ) 저자는 아들을 좀 더 강하게 그리고 똑똑하게 키우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약간의 칭찬과 여러 가지 비난이 섞여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면 될 것이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리타분하기도 하지만 정말 현실적인 내용들 입니다.

저도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아직은 말도 잘 하지 못하는 아이지만 커가면서 여러 장점과 단점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뭐든 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꼭 여러 가지를 잘하지 않아도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줬으면 합니다. 저 역시 저자와 같이 제 자식이 앞으로의 장래를 걱정하기 시작하기 전에 책을 하나 써 주고 싶습니다. '나' 라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 이럴 때는 이렇게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말이지요. 받아들일지 말지는 저의 선택이 아니지만 저도 꼭 이런 저런 이야기를 글로 남겨주고 싶네요.
728x90
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