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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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나쁜 의미로 보이시지요? 사실 분명 위작도 그렇고 다른 사람의 지적 재산권을 침범한다는 것은 그리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비단 미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돌려서 생각을 해 보면, 미국의 애플사는 한국의 삼성전자를 항상 카피캣(그대로 복사한다는 의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법원에서 여러 가지 판결에 의해 삼성전자가 배상을 하거나 혹은 아직 소송 중인 사안들이 굉장히 많이 있는데요, 그런 것을 본다면 누구나 공통으로 쓸 수 있는 것과 특허라는 것과 같이 나눌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일까도 궁금해 지고, 더군다나 이 책에서의 위작이라는 것이 과연 그저 '잘못된' 일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미술을 거의 모른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지식이 없습니다. 남들은 3일에 걸쳐서 보아도 다 못본다는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은 무려 2시간 30분만에 전체를 주파할 정도로(뭐 아는 그림이 없으니 유명한거 2~3개 보고 다른 것은 휙 지나갔지요) 미술에 관심이 없는데, 이게 사실 보자면 제가 그 그림에 대한 '역사' 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 배우는 미술은 그저 그림을 암기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이렇게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물론 저 혼자만의 생각...)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분이 가지고 있는 깊은 지식과 더불어 꽤나 재미있게 풀어가는 내용들 때문에 이 책 속에 푹 빠져 들었습니다.

 

처음에 위작은 대부분 '가난한 화가의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시작을 하는데, 가난에서 벗어나도 그것을 멈추지는 않는 듯 합니다. 한국의 모습과는 다르게 유럽과 미국의 경우 미술픔의 거래가 굉장히 많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해 위작 시장도 위작을 감별하는 시장도 굉장히 커지게 됩니다. 위착인데 오히려 원작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아이러니한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위작의 명성이 다른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발생하게 됩니다. 나중에는 원작보다 위작이 더 유명해 져서 원작이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을 해 봅니다.

 

결국 위작은 어쩌면 그 시대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가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작 형식으로 처음에는 시작을 하다가 그 표현을 하고 팔면 인정하고 전혀 표현하지 않고 팔았다면 위작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사실 위작보다 더 많은 것이 모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 미술을 처음 배울 때 무언가를 동일하게 따라하는 방식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위작이라고 해도 분명이 동일하지만 원작과는 다른 어떤 표현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곤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위작은 잘못된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권리적인 측면에서는 분명 잘못되었지만 그로 인해 미술 전체 시장은 오히려 조금 풍족해 지는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방송국에서 위작 작가인 볼프강 벨트라키(인류 역사상 최고의 위작 화가로 불린다)에게 인터뷰를 했는데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

"당신의 그림 실력은 정말 뛰어난데, 왜 위작을 하였습니까?"

"제 그림을 600만 유로에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많은 내용이 함축되어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은 이미 유명한 작가의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잘 그려도 성공을 가져오기 힘든 구조를 꼬집는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바로 그런 사회가 아닐까? 각종 스펙으로 무장한 사람이 과연 그것이 없는 사람보다 일을 잘한다고 할 수 있을까? 답을 하기 어렵지만 우리 사회도 이런 위작의 미술사와 같이 모순에서 헤어나오기 힘든 것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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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