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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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사에서 별 갖잖은 이유로 자주 혼나고, 그 때문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 같이 화내고 그래서 서로 상처만 받고 끝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때마침 집으로 이 책이 배송되었습니다. 혼나는 것 때문에 분노가 치밀어 올라오는데 혼나는 힘이라니요! 그래서 그 화를 이기지 못하고 단번에 독파해 버렸습니다. 읽다보니 제가 생각했던 그런 내용은 아니었긴 했습니다만, 위의 내용처럼 '상처받지 말고 성장하라' 라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상처를 받아도 그것을 무시할 수 있을 만한 멘탈을 키워라' 라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목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사람도 상처받지 않고 살 수는 없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무뎌질 수 있는 것은 본인의 능력이기 때문이지요.

 

저희 회사는 아니겠지만....(희유...ㅠ) 최근 상사들의 고민은 부하직원들을 혼내기가 어렵다는 것이 있습니다. 항상 갑의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상사들도 이런 고충이 생긴 것이, 화냈다고 나가고, 울고 서로 욕을 하고 나가는 경우도 생기고, 심지어 화를 낸 것을 본 주변 사람들이 퇴사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어릴 적부터 부모들이 자식들을 기죽이지 않기 위해서 화를 내지 않고 키운 탓에 화를 누군가 내면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을 가지고 혼나는 힘을 키워보고자 합니다.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내가 혼나는 것은 지금 당장도 너무 싫은데 말이지요!

 

중간 부분이 지나가면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이가 어느덧 60이 넘으신 저자께서(저희 아버지보다 연세가 많으시네요...)가지고 있는 컴플렉스 하나는 아버지가 그 대상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으신 것 같습니다. 전형적인 가부장적 모습이며 왠만하면 칭찬 따위는 절대 하지 않고 뭐든 부정적으로만 표현을 하셨기 때문에 저자의 어린 시절 모습은 항상 '아버지의 말씀만을 보고 사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혼나는 것이 워낙 자주 이뤄지니 나중에는 어느정도 내성이 생긴다는 의미겠지요. 사실 저희 아버지는 저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혼나본 적이 없습니다다만, 한 번 혼날 때는 정말 무섭게 혼이나서, 아버지의 눈밖에 나는 것은 절대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어머니와 아버지 역할의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저자는 그와 같이 아버지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 지 정말 많은 고민을 한 듯 합니다.

 

그렇게 아버지에게 많은 화를 받았지만 정작 사회에 나가서는 아직 적응이 안되었다고 합니다. 어느 누가 화를 내는 것을 좋아하겠습니까만은, 저 역시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화내는 것을 많이 봐왔...(?)습니다. 그럼에도 사회에 나가서 누가 저에게 화를 내는 것이 정말 너무 싫더라구요. 하지만 저자께서는 이런 것을 하나의 과정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자신이 혼을 나봤으니 어떤 경우가 기분이 나쁘고 어떤 경우에는 기분은 나쁘지만 그래도 내가 이렇게 변하면 좋겠다라는 것이 구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서 혼내는 이의 본심이 들린다고 할까요? 책의 내용처럼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면 아예 혼내지도 않았을 거라는 거, 알지만 당할 때는 생각나지 않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예전에 스키와 스노우 보드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스키는 전문 강사에게 스노우 보드는 친구들에게 배웠는데 스키는 결국 포기하고 뛰쳐 나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키를 배울 때 전문 강사는 제가 남자이고 덩치가 컸기 때문에 계속 자존심을 긁으면 될 줄 알았나 봅니다. 저는 운동신경이 둔함에도 다른 사람과 계속 비교하는 그 모습이 너무 싫어 마지막에는 스키를 벗어 던지고 그 자리를 뛰쳐나갔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서 배운 스노우 보드는 동일하게 친구들이 운동신경이 둔하다고 하였습니다만, 비교가 아닌 제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만 잘못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이처럼 사람마다 혼을 내는 방법은 다르지만 적어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그것을 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저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의지의 차이겠지만 저도 혼나는 것에 내성이 생긴 듯 하고 적어도 다른 사람을 혼낼 떄는 그 사람의 인격을 건드리는 것이 아닌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짚어서 확인시켜 주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런 모습을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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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