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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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고서 중에 가장 재미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저는 단연코 삼국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삼국지를 접한 것은 책이 아닌 일본 코에이 사의 삼국지 시리즈로 접하기 시작했지만 그로 인해서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나서 오는 그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그만큼 긴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없던 것도....ㅋ) 대부분 그렇듯 처음에는 유비를 옹호하면서 내용을 시작하지만 점차 알게 되면서 다른 인물들의 모습과 느낌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과 같이 중국에 비해서는 매우 작은 나라도 통치하기가 힘든데 그 큰 나라를 통치한다고 생각을 한다면, 신기한 눈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삼국지에서 가장 클라이막스로 손꼽히는 적벽대전의 경우 중국 역사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간계들이 나옵니다. 연환계, 고육지계 등 정말 상황이 맞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든 방식과 더불어 천하무적일 것 같았던 조조의 백만대군을 화공 한 방으로 싸그리 없애는 것을 본다면 촉이나 오나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만, 좀 더 생각을 해보자면 제갈공명의 언변에 나라 전체가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고 특히 주유의 경우 나라의 대소사를 자신의 처 때문에 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보여주곤 합니다. 실제로 적벽에서 성공적으로 승리했기에 망정이지 졌다고 한다면 그저 미련한 한 사람으로 보여질 수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주유와 더불어 성격이 급하다고 계속 나왔던 관우의 경우 한국에도 사당이 있을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장군이나 결국 그 자존심과 급한 성격 때문에 화를 자초하곤 하였습니다. 강직한 무장이며 명장이기도 하였으나 지모를 모두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어린 육손을 너무나 깔보고 손권의 세력을 조금이라도 걱정했다면 지금의 삼국지는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장수로서 굉장히 많은 인기를 가지고 있긴 하나, 촉왕의 높은 신뢰를 너무 쉽게 져 버린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정사가 아닌 야사에서는 제갈공명과의 정치적 싸움 때문에 제갈공명이 따로 원군을 보내는 것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돌긴 합니다만, 그게 사실이었다고 한다면 그냥 무식하게 싸움 잘하고 자존심만 쎈 아우 장비와 별반 다를게 없다고 보이기도 합니다.

 

세기의 간웅이라고 일컫어 지는 조조의 경우 예전과는 달리 굉장히 우호적인 평가들이 최근 많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양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가장 적합한 사람으로 보이며, 무엇보다 맺고 끊음이 정말 확실하고 다른이의 말을 귀담아 들을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인재를 모으는데 한 시도 때를 늦추지 않았다는 점, 통치하는 데 있어 촉과 오보다 더 훌륭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가장 제왕의 길에 가깝게 간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비록 실수이든 자의이든 여러 사람을 쉽게 죽이기도 하였고 평소에는 하지 않던 엉뚱한 판단을 내려 나라가 위태해질 때도 있었으나 결국 위나라가 진나라가 되어 통일을 이룬 것을 본다면 기초체력이 가장 튼튼한 나라로 거듭나게 한 것은 조조의 공이 가장 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유비의 경우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결국 본인은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네' 라는 부분입니다. 이는 초한지의 한나라 왕인 유방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어쩌면 북한의 김정은도 그와 동일한 생각으로 김일성과 동일하게 나가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비 자신은 사실 특별한 싸움 능력도 정치력도 없긴 하였으나 사람을 모으는 힘에 있어서는 다른 두 군주보다 뛰어났다고 합니다. 자존심이라고는 요만큼도 없이 아무에게나 눈물을 흘려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도와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재주와 함께, 뻔히 속보이는 백성사랑으로 인해 실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던 기회를 많이 버리기도 하였습니다. 한국인들이 유비를 좋아하는 것은 어쩌면 정에 호소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기 때문인데, 실제로 유비가 통일을 했다고 하면 굉장히 불안정한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 봅니다.

 

일단 이 책은 삼국지의 내용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야 이해를 하기가 쉽습니다. 부연설명 없이 바로 장면 연출이 진행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삼국지를 조금이라도 알고 계신다면 꽤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삼국지의 거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종회와 등애 장군에 대한 내용은 사실 등애 장군이 산 꼭대기에서 촉을 정벌하기 위해 모포를 말아서 굴러 떨어져서 결국 촉의 뒤를 쳐서 멸망시킨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흔히 삼국지의 마지막 부분이기 때문에 모르시는 분도 꽤나 많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저자의 혜박한 지식과 더불어 삼국지 내에 전후를 오고가기 때문에 배경에 대해서 조금 이해하려면 삼국지를 한 번 쭉 읽어보고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싶습니다. 이번 기회에 삼국지 한 번 더 읽고 좋잖아요?^^; 삼국지를 3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말라고 했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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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