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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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빠른 추진력? 아니면 강력한 리더십? 누구보다 많은 업무량? 물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최근 CEO가 갖춰야할 가장 큰 덕목은 '조직의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가?' 라고 생각이 됩니다. 어쩌면 제조업 중심에서 점차 서비스업으로 변해가는 선진국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삶의 질이 어느정도 보장이 되기 시작하면서(물론 소수는 아닌 경우가 더 많아지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겠지만) 사원들이 일을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CEO의 업무 역할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본인이 일일히 청소하고 프린트 하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이 책에서는 해외 유수 기업들의 내부 기업문화에 대해서 나와 있습니다. 서로 상반된 모습이 있을 수도 있고 저마다 각 산업별로 독특한 모습을 취하고 있는데, 읽다보니 가장 마음이 아픈 부분은 한국의 어떤 기업도 회사만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냥 뭉뚱그려서 '군대문화' 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정말 무식하게 일만 시키고 위계질서에만 목숨을 거는 그런 문화에서 과연 우리는 앞으로 10년간 더 새로운 사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인지 조금 의문이 가고도 하였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가장 큰 회사인 삼성조차 자기만의 기업문화가 있는 것이 아니고 뭔가 유행이 있는 것 같은 문화가 있으면 그대로 따라해보고 조금 해보다가 유야무야 사라지는 것을 너무나 많이 봐 왔기에 그저 성과에만 목숨을 거는 이런 사회에서 과연 기업문화가 제대로 정착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구글이나 3M의 경우 굳이 업무와 관계없이 본인이 연구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하루에 20%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국의 몇몇 대기업이 실시해 본 결과 노는 직원이 많다고 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를 하게 되었는데 저는 바로 이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제조업 적인 마인드를 절대 벗어나지 못하고서는 성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한국의 스마트폰이 하드웨어에서 굉장한 성공을 거둔 원동력이 군대문화라고 한다면, 앞으로 가격과 성능이 점차 비슷해지고 있는 와중에서 중국의 추격을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 보이며, 소프트웨어의 경우 미국의 그늘 안에서 절대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실제 미국의 소프트웨어가 전세계를 뒤덮고 있는 와중에 핵심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어느 나라도 시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경쟁력은 거의 무한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요.

 

비단 서비스업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단순히 CEO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부터 억압된 조직문화 때문에 아예 업무시간을 길게 바라보고 느긋하게 하는 사원들에게도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CEO가 존재하는 것일테지만 그저 업무시간이 많은 사람이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어느 회사도 고쳐지지 않는 병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CEO들이 정말 미친듯이 일만해서 올라간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만, 앞으로 전문 경영인의 경우 스스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인가를 먼저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됩니다. 어떤 기계든 중단없이 동작만 하면 결국 망가지는 것과 마찬가지인 원리이기 때문에 돌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고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어서 수리를 하는 과정이 들어가야 훨씬 오래 견딜 수 있습니다. 따라서 CEO는 그와 같이 무조건 빠르고 많이 하는 것이 아닌 속도조절과 더불어 사원들로 하여금 일을 하고 싶게 하는 문화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싶네요.

 

PS: 읽다보니 한국의 회사가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없는 것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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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