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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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우리는 지금도 그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소위 말빨로 먹고 사는 변호사나 정치인들을 본다면 정말 저렇게 말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말하고 싶은 본능은 누구나 있지만 듣는 본능은 현재까지 딱히 보이는 사람이 없으니 바로 이 부분을 파고들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더군다나 이미 말 잘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아서 듣는 법을 아는 사람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말 하는 것에 어느덧 너무나 지쳐있다는 의미겠지요. 그저 말을 들어주는 것, 그것이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을 해 봅니다.

 

어릴 적 아버지와 목욕탕을 가면 평소에는 아버지와 하지 못했던 대화들을 나눴습니다. 사실 저의 일방적인 이야기였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는 그 이야기를 듣고 '~~가 잘못됐다, ~~가 잘됐다' 라는 말을 일절 하신적이 없습니다. 당시에는 말을 하기 싫으셔서 그랬나 싶습니다만, 평소에 말하기를 그렇게 좋아하시는 분이 그 때라고 입이 안 심심했을꺼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회사 생활을 하시면서 주변의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들어주기' 라는 스킬을 가지고 사셨던 것 같습니다. 그 덕에 한 회사에서 이제 정년퇴임을 바라보실 정도로 오랜세월 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어떤 이야기도 듣지만 그것에 대해 판단을 하지 않는 것, 요즘 세상이 보기는 어렵지만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웃나라 일본에는 정말 희안한 직종들이 많습니다. 이제는 한국에도 상륙한 '귀파주기' 같은 것들이 있는데요, 최근 들은 것 중 가장 특이했던 것은 '불평을 들어주는 사람' 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한 사람에게 불평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을 그냥 가만히 앉아서 들어주기만 하는데도 한 시간이 만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굳이 친구들과 풀어도 될 내용을 돈을 내고 모르는 사람에게 토로하는 것이 조금 웃기기도 하지만 그만큼 인간관계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다른 사람이 몰랐으면 하는 내용들도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저 들어만 주는 것으로도 충분히 마음의 위로가 된다는 의미겠지요.

 

저자인 아가와 사와코는 잡지 인터뷰어입니다. 이 직종은 말을 잘해야 하면서도 많은 부분에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편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데, 하나에 치우친 잡지가 아니다보니 스포츠 스타부터 정계인사까지 두루 인터뷰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것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 때 직접 부딪혀 본 결과 저자는 무엇보다 '모르는 것은 아는 척 하지 않는다' 라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화에서 다음 대화를 이어갈 힌트를 찾는 것이 인터뷰어의 일이지만 관심 밖 분야에서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전에 공부를 하더라도 모르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를 하는 편이 좋다고 합니다. 사실 사람끼리 대화에서도 모르는 부분을 아는 척 하다 걸리는 것보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깔끔하게 말하고 시작하는 편이 더 대화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훌륭한 인터뷰어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이제는 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자는 말수가 적어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통용되지 않는 말이며 아주머니들의 수다에도 하나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그런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스쳐들이 필요하며 나 자신도 어느정도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화를 하고자 하는 상대의 현재 마음 상태와 처한 상태를 바로 알 수 있다면 좀 더 효율적인 대화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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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