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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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이었지요? 김성근 감독이 퇴임한다고 하여 한동안 issue가 되었던 것을 표면적으로는 김성근 감독 측이 먼저 시즌 OFF 이후 사임한다고 했었으나 구단 측에서 '분위기가 안 좋아지니 지금 당장 나가시오' 라는 이유로 SK를 떠나갔습니다. 사실 그의 성적은 정말 놀라울 만큼 훌륭했습니다. 재임 4년동안 한국시리즈 4회 진출에 우승 3회라는 엄청난 성적을 보여주었음에도 그를 내보낼 수 밖에 없던 것은 어찌보면 여론과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기하는 다른 팀 응원자들이 만들어 낸 하나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SK와이번스의 경우 이전 현대일 때를 제외하고 특별히 강팀으로 군림한 적이 없습니다. 현대 시절에도 사실 잠깐이었지요. 매년 꼴찌 후보였고, 관중이 너무나 많이 줄어서 구단 운영이 힘들정도로 팀이 어수선 했었습니다. 당장 김성근 감독이 취임하기 직전인 2006년에도 6위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지요. 처음 그가 맡았을 때는 사실 한숨도 많이 나왔었다고 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빈틈이 많고 불안정한 모습이 어쩌면 변화가 일어났을 때 더 많은 성과를 보일 수도 있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기존의 선수들을 하나 둘 물색해 본 결과, 연습을 통해서 변화할 수 있는 요지가 매우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지요. 그래서 무섭게 성장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승호, 최정 등과 같이 2군을 전전하던 인원을 A급 인재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나가기까지는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것도 있습니다. 저 역시 야구를 볼 때 SK전만 보면 정말 답답할 정도로 계속 투수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이거 경기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광고회사만 무지하게 좋아하겠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바꾸자마자 바로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연습투구도 해야하니까요. 더군다나 공 두세 번 던지고도 바꾸는 경우가 있었던지라 짜증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감독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기는 경기' 라는 명제 하에 일어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빠른 야구를 바랬던 저의 입장에서는 '공공의 적' 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4년동안 거의 왕처럼 군림했던 팀인지라, 나오면 '어차피 저 팀이랑은 가망이 안보인다'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잘했습니다. SK랑 안 붙기를 바랄 정도로 말이지요.

 

아들이 바라본 김성근 감독은 철저한 연습주의입니다. 연습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하니, 그의 밑에 있었던 선수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고생을 겪어낸 선수들은 이제 어느 팀에서나 주력 선수로 될 수 있습니다. 번트든 도루든 실패하면 하루에 1000번씩 남아서 다시 연습을 하고 거기다가 그것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게 하는 분위기는 선수로 하여금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몇 년 지나자 선수단 전체에 피로도가 쌓이게 되고 그 피로도로 인해서 김성근 감독을 장기 집권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그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팬이 많은 것을 보면 피로나 재미없는 경기가 이기는 경기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시범경기 1위는 아니나 다를까 SK와이번즈입니다. 이번에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넘볼 실력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김성근 감독의 카리스마를 과연 이어갈 수 있을까는 의문이 생깁니다. 물론 늘 김성근 감독 식의 연습이 성공적일수만은 없지만 모든 경기에 있어서 '연습' 이 최우선 되는 것은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라는 명언에 딱 맞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대로 경기장에 가본 적이 없기에 이번에는 경기장에 한 번쯤 나가서 응원을 해볼까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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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