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4. 19:40
300x250


삼국지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유비? 관우? 조조? 손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심인물은 바로 '제갈공명' 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인물이 있음으로 해서 삼국이 정립이 되었고 많은 부분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인물이지요. 정치 경제 문화 과학등과 같은 모든 분야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자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물론 그런 인물이 있었음에도 결국 삼국통일을 할 수 없었다는 것에 조금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지만 완전 무일푼에 머리 쓰는 사람이라고는 단 한 명도 없도 유비의 진영을 그처럼 부유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제갈량이 가지고 있던 '어떤 능력' 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은 단순히 제갈량에 대한 평가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제갈량의 행동에 따른 정치적/사회적인 모습에 들어있는 마법이라고나 할까요? 한 수 앞 정도가 아닌 열 수 이상 앞을 내다보고 행동하는 데서 오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먼저 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 적벽대전에서 그의 진수를 맛볼 수 있습니다.

 

형주 땅의 중심이던 양양과 강릉을 모두 조조에게 잃고 강하의 작은 성에서 머물러 있던 중 제갈공명은 혈혈단신으로 오나라에 갑니다. 그리고는 너무나 당당하게 동맹과 더불어 전쟁을 준비하자는 이야기에 오의 대신들은 어이없어 합니다. 당장 항복을 해도 모자랄 판에 무작정 전쟁을 한다는 것은 '개죽음' 을 뜻하지요. 사실 여기서 볼 수 있는 제갈공명의 성격은 '절대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라는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 입담에 자신이 있었고 오의 장수들에 대한 성격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에 지지않을 싸움을 하였습니다. 또한 손권으로 하여금 반신반의 하던 마음을 전쟁 쪽으로 다잡을 수 있도록 불을 붙여주는 능력까지 이미 제갈공명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후에 만나는 주유와도 악연이었지만 결국은 제갈공명을 더 신처럼 띄워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 이외에도 유비가 익주와 형주를 모두 차지하게 되면서 서서히 '거대 시장의 문제점' 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기존에 형주에서부터 온 가신들도 있지만 기존에 익주에서 항복한 가신들도 결코 만만히 볼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비슷한 크기의 대기업이 M&A이후에 겪는 후유증 같은 것으로서 융화되는 과정에서 의형제의 관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혹자는 제갈량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었던 관우를 없애기 위해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인재가 적었던 촉의 입장으로서는 한 명이 아쉬웠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때문에 오와 전쟁이 벌어지고 제갈량이 참전하지 않은 이릉전에서 참패를 하고 말지요. 사실 제갈량 입장에서는 이정도 까지는 감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일곱번에 걸친 북벌(책에서는 실제로 5회라는 표현이 맞다고 합니다. 실제로 제갈량이 한중으로 나간 것은 5회 뿐이라고 하니까요)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지만 그 나름대로의 탄탄한 계획성과 미래를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줄 아는 모습이 그를 더 멋있게 만든 것 같습니다. 다만 본인 스스로가 많은 것을 하는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게 귄력을 분배하지를 못하였고 재능 있는 사람을 알아볼 수는 있었으나 정작 자기 사람의 능력은 그리 많이 신용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위에는 땅이 넓고 학식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서 인재 찾기가 유리했다고는 하나 촉에는 오호대장군 이후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많이 없는 것을 본다면 인재 채용에는 실패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도 됩니다.

 

가정에서 마속이 패배하지 않았다면 기산에서 사마의 부자에게 비가 오지 않았다면 과연 삼국의 정세는 바뀔 수 있었을까요? 삼국지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지만 '만약' 이라는 가정을 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도 하지 말라' 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때는 이랬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행복한 가정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그런 가정 속에 한 번 다가와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300x250
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