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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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슈퍼 을 전략
세계 반도체 시장은 ‘협력과 상생의 시대’는 갔고 ‘약육강식과 각자도생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제조 시대에는 철이 산업의 쌀이었지만 정보 시대에는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 되었다. 반도체는 이제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경제 상품’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패권 전쟁의 전략 물자’다. 미·중의 기술 전쟁이 시작되면서 반도체는 중국에서는 ‘심장’, 미국에서는 ‘안보’로 격상되었다. 미·중 반도체 전쟁은 산업의 주도권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두고 싸우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간 패권 전쟁이다. 미국과 중국은 안보를 지키고 심장을 확보하는 데 봐주기나 양보가 없다. 미ㆍ중의 기술 전쟁은 쌀(반도체)과 심장(배터리), 인프라(통신망)의 전쟁이다. 한국은 서로가 옆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박 터지는 미·중 전쟁 속에 서 있다. 반도체 전쟁에서 믿을 것은 동맹도 이웃도 아니고 오직 우리 실력뿐이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에서 벗어나는 두려움과 중국의 보복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 낀 나라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면 미·중을 연결하는 나라일 수 있다. 한국은 미·중 양국이 모두 필요한 나라다. 미국에는 ‘안보’를 제공하고 중국에는 ‘심장’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다. 미국과 중국이 센 나라이기는 하지만 지금 한국은 미·중 모두에게 ‘보복의 대상’이 아니라 어떻게든 구슬려야 하는 ‘협상의 대상’이다. 한국은 반도체 불황 사이클에서 역발상을 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한국에게는 단기로는 악재, 장기로는 호재다. 당장 한국 기업의 중국 메모리 공장들이 타격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메모리의 공급 부족을 불러오고 중국과의 메모리 기술 격차는 더 커지게 만들어 추격자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한국은 미·중이 절대 무시하지 못할 ‘슈퍼 을(乙)’의 길로 가야 한다 지금 세계의 반도체 전쟁에 내 편은 아무도 없고 오로지 국익만 있다. 기술이 있으면 대접받고 없으면 버려진다. 반도체 전쟁에서는 영원한 1등도 없고 동맹도 없다. 미·중의 전쟁에서 아직 한국이 발언권이 있고 부당한 대우에 항의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미·중이 절절히 원하지만 갖지 못한 첨단 반도체 생산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의 명운을 건 안보 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반도체는 지금 국가대항전이자 쩐(錢)의 전쟁이다. 한국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다이아몬드알을 낳는 거위로 키워야 미·중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투자 타이밍을 놓치고 기술 개발에서 처지는 순간 한국의 반도체는 경쟁력을 잃게 된다. 반도체 산업이 지는 순간 한국도 지게 된다. 반도체는 지금 한국을 지키는 최종병기다. 한국은 미ㆍ중의 반도체 전쟁에서 ‘슈퍼 을(乙)의 길’로 가야 한다. 한국이 메모리에서 세계 제패를 이루면 한국의 반도체도 미ㆍ중이 절대 무시하지 못할 슈퍼 을의 길로 갈 수 있다. 미ㆍ중이 탐하는 첨단 반도체 기술 쟁탈전 속에서 한국이 살길은 ‘대체불가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메모리 제패에 목숨 걸고, 파운드리는 KSMC로 승부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 반도체가 나아가야 할 11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
전병서
출판
경향BP
출판일
2023.05.10

 

반도체가 대체 뭔데 그리 중요하지?

과거 산업의 쌀을 철강이라고 하였다면 이제는 단연코 반도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응용과학의 기초를 담당하고 있으며 정보가 곧 돈이라고 하는 사회에서 그 정보를 담는 그릇 역할을 하고 있기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특히 완전 자동화 산업이긴 하지만 라인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유지 관리하기 위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들어가는 규모가 굉장히 커서 웬만한 기업에서는 손도 대지 못할 만한 상황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독과점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한데 그 독과점이 이제는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게 바로 딱 지금의 상황이다.

 

그래서 지금 미국이 난리다.

사실 그전에는 중국이 난리였다. 과거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가지고 있던 제조업 패권이 아시아로 넘어오면서 동남아 3국이 정말 거의 싹쓸이 하다시피 제조업을 가져왔다. 그리고 대만의 경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제조업으로 반도체를 택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다시 제치면서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냈다. 사실은 중국이라는 시장이 있기에 가능했는데 중국의 입장으로서는 자원도 어느 정도 풍부하고 생산지도 있는데 원천 기술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판단을 했다. 그래서 각국의 반도체 공장이 중국 내로 진입할 때 돈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수하게 되는데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들이라고 하는 중국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사실 비즈니스에 아군과 적이 어디 있던가?

 

그러는 사이 대만은 확실한 실리 추구를 하고 있다.

같은 중국 민족이긴 하지만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생각이 되는 대만은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미 홍콩과 마카오를 보면서 이대로 가게 된다면 그저 변방의 섬으로만 남게 될 것이고 지금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을 모두 빼앗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 그게 맞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대만의 반도체 기술을 제외하면 그냥 섬 하나 더 있는 것에 불과한 상황이긴 하다. 그래서 대만은 그러한 상황을 철저히 활용하여 미국과 손을 잡고 움직이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도 전쟁은 불가능 한 상황인데 자존심은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 허공에다가 공포탄을 쏘는 등의 허튼짓을 하고 있다. 아마도 저 나라가 굳이 선거가 필요 없는 국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짓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한국은 어떤 포지션을 잡아야 할까?

대만과 일본, 미국은 어쩌면 서로의 실리를 위해서 똘똘 뭉쳤다. 중국이야 뭐 시장 자체가 워낙 크니 혼자 살아남아 있어도 충분하다. 우리는 사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시장을 버릴 수도, 그렇다고 시장만을 추구하자니 결국 기술 유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실제로 내가 반도체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삼성이나 하이닉스가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 자체는 그리 많지 않다. 어쩌면 중간 제조업자의 비애와 같이 결국 중간자의 역할로 끝날 수 있다. 그래서 국가적인 지원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어차피 공정한 무역은 다 망가졌으니 우리도 보조금 형태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게 현재로서는 더 현실적인 방안인 듯하다.

 

앞으로 몇 년간은 계속 이렇게 눈치싸움이 이어질 듯하다.

한국으로서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 놓치지 않아야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높은 기술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인재 유치에도 계속 힘을 써야 한다. 특히 한국과 같이 학계와 실제 회사와의 차이가 너무 벌어져 있어서 항상 재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산학연계가 제대로 되어야 하며 기업에서도 연봉이라는 측면에 대해서 한 번 어떻게 분리를 하여 줄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고급 인력을 다른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도 문제지만 전반적으로 연봉이 곧 고정비라서 손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도 이제는 바꿔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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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