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마지막으로 다녀온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오직 비행기만 타고 상공을 날았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상품까지 생겼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작년 초에 베트남을 다녀온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외를 나가지 못해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아쉽긴 하다. 이 책을 폈을 때 올 컬러인 것도 굉장하다고 생각했는데(물론 할 수 있지만 책의 단가가 올라가니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나라를 다니면서 생각을 적었다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것도 하나의 책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에서 생각난 것들을 잘 정리해서 책으로 쓴 정말 매력적인 방식의 출간 말이다.
유럽에 처음 갔을 때 기억이 떠올랐다.
저자는 서유럽, 북유럽, 동유럽을 샅샅이 뒤져서 모두 다녀왔고 그곳에서 가장 손꼽히게 뛰어난 관광지나 역사 유적지 등을 보여준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그곳에 내가 꼭 가야겠다는 욕심이 생기곤 하는데 과거 서유럽 7개국을 다니면서 느꼈던 생각이 든다. 나는 과거 독일 프랑크프루트에 도착을 했었는데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과 정말 이질적인 사람들의 모습, 저녁에 도착했는데 해가 중천에 있는 모습과 더불어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았던 이국적인 풍경 등이 기억난다. 그게 벌써 20년 가까이 전의 이야기인데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내 마음은 아직도 그곳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한국에 있으면서 이런 부분이 가장 아쉽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국경을 넘어가면서 받는 제재가 거의 없다. 영국의 경우 책에서와 같이 조금은 출입국 심사가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 일본이나 중국을 갈 때보다는 훨씬 양호한 듯 하다. 저들은 분명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이 싸우고 다투고 서로를 죽였음에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유럽이라는 하나의 거대 공동체 안에 자유롭다. 그들의 실리적인 모습도 아름답고 가끔씩 축구에서 유로 2020과 같이 하나로 묶어주는 운동 경기 등도 부럽다. 한국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북한이라는 존재 때문에 대륙으로 나갈 수 없는 이 상황이 다소 아쉽고 불편하다. 대륙이지만 섬과 같은 한국, 그래서 정부의 많은 사람들이 통일 노래를 부르는 것일까.
미국은 정말 부러운 나라다.
물론 그들의 역사 자체가 부러운 것은 아니다. 인디언과의 싸움, 노예 전쟁, 남북 전쟁과 같이 그 나라 스스로도 많은 피를 본 이후에 발전을 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실리주의가 강한 나라라고 할까? 한편으로는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연경관도 세계 어디에 뒤지지 않는다. 나이아가라 폭포와 그랜드 캐년, 자유의 여신상과 같이 세계 모든 사람들이 미국을 모르지도 않지만 저 관광자원은 더욱 모르지 않는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설명할 때 특별히 설명할 것이 없어서 '분단국가'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미국이 너무나 부럽다.
저자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일까?
아프리카일까? 아니면 동남아일까? 소위 '잘사는 나라' 위주로 돌아보고 오신 것 같은데 여행 책들의 특징인 '젊은 사람들의 일기'와 같은 것이 아니라 다소 높은 연령 층에서 느끼는 그런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을 하였다. 여행 서적이지만 여행 서적 같지 않은 묘한 매력이 있는 이 책을 보면서 다음의 여행지가 궁금해진다. 나는 아직 미국 대륙을 밟아 보지 못했는데 책의 내용만 보고도 그곳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저자의 글솜씨는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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