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직자들은 저 모양인가?
최근도 장관을 임명하는데 뭔가 다 하나씩 희한하다. 한 명도 제대로 넘어가는 적이 없다. 단순히 여야의 정쟁 때문에 문제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더라도 정말 희한하다. 부인이 땅을 사도 모르고 도자기를 사도 모르고 자녀가 부정입학을 해도 모른다고 한다. 대체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은 누가 만든 말인가? 지나가던 개가 만든 말인가? 물론 여론은 이렇게 자극적인 부분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하지만 떨어지는 낙엽에도 몸을 사리라고 했던 옛 명언들을 되새겨 보면서 우리는 '공직'이라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도 조금 의문이 된다. 그들이 지금 홀딱 벗겨진 상태로 보아서 그렇지 사실은 나름 공직사회에서는 굉장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인데 어떤 처세술을 보였기에 다소 답답하기도 한 그런 조직에서는 성공을 해서 나온 것일까?
저자의 이력은 화려하다. 산자부 차관, 코트라, 한전 사장 등
그렇다고 하나라도 대충하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정직하고 열심히 했으니 이렇게 롱런을 한 것이겠지만 공직과 공공기관 장을 맡게 되면서 바라본 공직의 모습은 혁신이 필요하고 조금씩 되고 있지만 뭔가 표리 부동한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특히 장관이나 공공기관장의 경우 5년 동안 너무 자주 바뀌기도 하고 뭔가 드라이브를 하려고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보신주의'가 판을 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단임제의 폐해 기도 하고 스페셜리스트를 키우기보다는 제너럴리스트를 키우려고 하는 한국의 분위기 상 어쩔 수가 없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너무 흔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청탁, 어쩌면 정말 무서운 말.
공공 기관에서 인사권을 행사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청탁이다. 저자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당연히 받지 않는 것이 맞지만 이게 또 무작정 청탁을 거부해 버리면 향후 도움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지역유지들과의 협력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알아볼게'라고 말하고 무시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니 안된다는 것은 확실히 보여주되 혹여나 실제로 해당 인원이 자신의 능력이 닿지 않았음에도 취업이 가능했다고 하면 살짝(?) 숟가락을 얹어보는 능수능란함을 선보이기도 한다. 청탁에 있어서 3번의 큰 자리를 거침에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은 청렴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사실 돈 많이 못 받는다.
공무원이든 공공기관은 생각보다 돈을 많이 받지는 않는다. 흔히 신이 숨겨놓았다는 회사인 마사회나 금융공기관의 경우 많은 초봉을 받곤 하지만 대부분 민간기업보다는 많이 받기가 어렵다. 일단 세금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보상이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인색할 뿐더러 일반 기업들보다 '청렴'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것을 제재받기 때문에 요즘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사람들은 그리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민간 기업에서 공공기관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돈을 많이는 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인지를 하고 오긴 온다. 바로 위에 적어 놓았던 청탁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일례로 저자가 한전 사장일 때 한전 배구단에게 돈으로(?!) 유혹을 하여 성과를 확 올려놓은 일이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씁쓸하지만 결국 보상이 있어야 성과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취업이 힘들고 일자리가 불안정하면 계속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마치 강남 부동산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무리 주변에 뭐가 많아도 핵심지의 부동산은 계속 상승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편으로는 공직이라는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작을 했다가 어쩔 수 없이 매달려야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장점과 단점을 적절히 배합하여 설명을 해 준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국가 기관들도 결국 혁신을 통해서 변해야 하지만 시험을 통해서 뽑을 수밖에 없는 현재의 상황이나 보신주의는 그런 것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와 같은 분들이 계속 나타나서 조직을 적절히 흔들기도 키워가기도 한다면 결국은 바뀌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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