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은 책으로 쓸만합니까?
예전에 이러한 에세이를 읽어보면 그런 생각을 했다. 대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다양한 일을 겪어가면서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도 했는데 내가 알고 있던 나의 주변 사람이나 나는 정말 책에서 보던 일이 발생한 적이 없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좋게 보자면 그만큼 평온하게 자라왔다는 것이고 나쁘게 보자면 스스로 성장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는 것이겠다. 그러다가 사회에 나와서 결혼도 하고 인생을 살다가 보니 어라? 생각한 것보다 내가 사는 인생도 책으로 쓸만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이러한 우여곡절이 너무 많이 생겨나고 인생이 고달파서 가끔 눈물을 흘리면서 하늘을 쳐다보는 경우도 있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되는가에 대해서 하늘에 원망도 많이 해 본 듯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누구나 다 자기 상황을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자들은 굉장히 감성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러한 에세이 류의 책을 읽어보면 솔직히 90% 이상 여자분들이 작성한 글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읽어보면 정말 사람의 마음을 잘 들었다가 놨다가 하는 능력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자신의 감정을 정말 글로서 표현을 잘했다고 할까? 여성이 우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서 솔직하고 표현을 잘한다는 의미이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2030 세대에 인생 최대 고민인 사랑과 결혼이라는 것 앞에서 조금은 태연하게 조금은 생뚱맞게 행동을 보여주게 된다. 바로 이 시기가 가장 큰 아픔의 시기이자 어른이 되어가는 시기라고 할까? 물론 그러는 사이에 저자는 신춘문예를 계속 떨어지다가 의외로 문학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 시기를 극복하게 된다.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다른 능력도 발현되는 것일까?
영화의 한 장면이 계속 기억에 난다.
난 사실 영화에 관심이 없다. 남들 다 본 영화도 관심이 없을뿐더러 얼마 전에 큰 상을 받았다고 했던 '미나리'와 같은 영화는 사실 앞으로도 볼 생각이 없다. 그럼에도 과거 10여 년 전 이전에 봤던 영화의 한 장면들이 머릿속에 가끔 지나갈 때가 있다. 영화를 보기 싫어서 안 보는 것은 아니라 그 영화를 볼 시간조차 지금은 너무 없기도, 아깝기도 하다는 사실이 조금은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영화의 한 장면이 기억에 나는 것은 내가 걸어왔던 그 길과 너무나 비슷해서 데자뷔 같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내가 상상했던 그런 장면이 기억에 남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다양한 생각을 정리하였지만 나는 조금 다르다. 본 영화가 얼마 없지만 인상 깊었던 그 장면들이 가끔 삶이 힘들면 불쑥불쑥 나타난다. 그 영화에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겠지.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내용 아닌가? 찰리 채플린의 말이다. 말이 없이도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까지고 화자가 되고 있는 최고의 배우 중 하나인데 이 멘트가 항상 생각이 많이 난다. 군대 생활이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제대하는 날 과거를 돌아보면서 당시에는 그렇게 비극적이라고 생각되었던 것들이 그때는 정말 웃긴 희극과 같이 기억이 남게 된다(주변에 물어보니 나만 그런 것으 아닌 듯하다) 첫사랑의 추억도, 결혼 전 마지막 전 여자 친구의 추억도 바로 그런 추억으로 남겨지겠지(물론 누군가는 그것 때문에 평생 아픔이나 행복을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희극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희극을 만들기 위해 처절하게 비극적인 상황을 반복하고 있겠지만.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우리는 단순히 나이로 어른과 어린이를 구분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사이를 딱 구분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어른이면서도 아이 같은 사람이 있고 아이면서도 어른 같은 사람도 있으니 참 오묘하다. 사실 위로는 어른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아이는 그래도 복원력이 빠르고 쉽게 잊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내일 더 즐겁고 새로운 일이 무궁무진하니까. 하지만 어른은 그런 것이 적어진다. 삶이 안정화되길 바라면서도 그 안정이 불편한 경우도 많다. 이제 어른의 시간이 시작되는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하고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너무 여유가 없는 사회에서 여유를 갖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조금 서글프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끌리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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