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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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 때 사회탐구 1등급이었다.

아, 나는 참고로 이과다. 심지어 그것만 1등급이고 나머지는 2등급 조차도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냥 1등급도 아니고 사회탐구만 만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았던 것뿐만 아니라 관련 책을 굉장히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사회 과목들은 정말 독서가 답이라고 생각은 된다(이 책에서도 나오는 내용이다) 그런데 요즘과 같이 책 외에도 너무나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곳에서 과연 역사책과 같은 것을 많이 읽을 수 있을까? 물론 어린이 베스트셀러에 항상 올라오는 것이 한국사 이야기인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암기로만 외우는 것 같아서 아쉬운 감이 있다.

 

서울대!

나의 와이프도 자녀를 서울대에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실 나조차도 서울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대체 어떻게 보내겠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서울대에 가기 위해서는 한국사는 필수적인 과목으로 생각이 될 것이다. 다른 과목이야 서로 경쟁적으로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지만 한국사 과목은 좀 애매하다. 공부를 하긴 해야 하는데 문제의 출제 범위도 과하게 광범위하기도 하고, 가끔은 자신의 생각이 전혀 없다면 너무나 외우기 어려운 것들 투성이라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장금은 어떻게 날고 긴다는 상궁들을 이겼을까?

대장금 이야기 속에서 대장금은 음식을 만드는 시합에서 자신이 무조건 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이미 충분한 경력자와 새로운 신입이 경력자가 유리한 게임에서 경쟁을 하는 것은 '난 질 건데 한 번 싸워나 보자'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판을 바꿔야 한다. 어떻게? 나에게 유리하게. 바로 그로 인해서 음식에 스토리텔링을 부여함으로써 혀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얻는 방식으로 승리를 하게 된다. 물론 극적인 부분을 연출하기 위해서 시도한 내용이겠지만 우리는 이렇게 스토리텔링에 마음을 여는 경우가 많이 있다.

 

따분한 박물관? 사실 알면 더 재밌다.

어릴 적 박물관은 너무나 귀찮은 곳이었다. 뭔가 많이 있지만 좀 답답하기도 하고 깨알같이 적혀 있는 내용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심지어 재미도 없다. 왜 이런 곳을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미술관에 가면서 처음으로 도슨트를 통해서 그림을 보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것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박물관도 마찬가지다. 사실 그 시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유물인데 그 시대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으니 당연히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 모습을 현실화해 주는 것이 바로 그들의 역할이다. 한국사도 그렇게 공부를 해야 한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게 말이다.

 

암기 과목 같지만 그래도 암기는 아니야.

말 그대로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하고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능의 경우 한국사에 토론을 할 수 있는 문제는 없기 때문에 암기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 불합리가 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바뀌니 이것도 다시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하지만 무조건 암기가 아니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부모 자녀 간의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우리 아이도 역사 과목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왜 그렇게 부모가 난리인지 이해를 해 줄까? 공부법을 이해하면 좀 더 배우기 쉽다. 한 번 보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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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9. 12. 2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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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가 본지가 어느덧 16년 전이다.

사실 대학교 때였고 단순히 관광지를 보러 간다는 차원에서 다녀온 것이라 유럽의 여러 나라를 한꺼번에 다녀왔지만 로마만큼 인상 깊었던 곳이 없다. 프랑스나 영국의 경우 잘 정돈된 박물관 혹은 미술관들이 눈을 사로잡았고 그 많은 작품들이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다. 한국에도 많은 작품이 분명 있겠지만 나조차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이곳 유럽에서는 그런 많은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이 정말 누구나 가고 싶은 워너비가 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로마는 사뭇 다르다. 물론 미술관도 박물관도 있지만 이곳은 그 무엇보다 도시 그 자체가 유적이며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다. 이건 진짜 조상 덕을 너무 많이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중동의 검은 황금을 가지고 있는 그들도 부럽지만 이건 정말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것을 남겨주고 간 선조이다.

 

그래서 거닐다 보면 내가 처음에 단순히 책으로 배웠던 로마라는 곳의 외형에만 치중하게 된다. 사실 여타 박물관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작품만 조금 길게 보고 나왔지, 그 이상을 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이곳은 좀 다른 느낌이다. 콜로세움을 가더라도 단순히 상하좌우 보는 것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운동장을 한바퀴 돌아본다. 그리고 마치 영화에서처럼 그곳의 검투사가 되어 한 번 싸워볼까도 생각을 해 보고 만약에 이겼다면, 혹은 졌다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아니면 관객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망상도 해보게 된다. 너무나 완벽한 입체 박물관이고 나는 그곳에서 상상을 할 수 있다. 어쩌면 유럽에 대한 공부를 조금이라도 하고 갔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천혜의 혜택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이렇게 걷다보면 로마시대의 유적지가 계속 펼쳐지게 된다. 많은 건축의 기본물인 아치형 문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유럽 세계를 주름잡았던 그들이기에 로마 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에 이와 같은 건축물들을 남겨놓았다. 한국에서 보자면 중국이 바로 그런 형태인데 과거에 그렇게 피터지게 싸웠음에도 EU라는 단체를 만들(물론 요즘 영국이 따로 놀겠다고 난리이긴 한데)정도로 서로 간의 과거가 연결되어 있다. 그에 반해 한중일 삼국은 내가 봐도 평생 따로 놀 것 같은 형태로 가고 있다. 우리는 왜 그렇게 화합이 되지 않고 문화도 서로 다르다고 박박 우기기만 할까? 이렇게 로마를 걸으면서도 프랑스나 영국 혹은 독일은 로마제국의 뿌리라는 사실에 대해서 그리 거부감이 없다. 결국 그들이 뿌리 내린 문화 덕에 이렇게 유럽이 부흥할 수 있었기 때문이겠지.

 

물론 과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에 도로가 좁고 평평하지 않으며 곧곧에서 파손된 흔적들이 드러난다. 사실 그럼에도 특별히 많은 보수 공사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런 파괴된 자체로도 유적으로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이 생각하는 과거의 신들의 이야기조차 아시아와는 다르게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다. 그들은 인간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실수를 하고 또한 그 실수로 인해 잃는 것도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런 유적지에 대한 스토리가 있기에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이 열광하고 찾아간다. 문득 운영하는 가게 앞에 있는 역사박물관에 가서 내용을 읽어보았다. 솔직히 너무도 재미없고 왜 만들었는지 뭐하러 이렇게 한 것인지 전혀 관심없게 글이 적혀 있다. 우리는 그런 것도 한 번쯤 배워서 글로서 표현해 봐야 하지 않을까? 로마 산책이라는 책의 제목과 걸맞게 그 도심을 움직이면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만 국내 여행기 같은 것을 읽어보면 단순히 일화 정도로만 남아있는 것이 많다.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우리는 그들의 즐거운 이야기를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처럼 도시 하나가 거대한 박물관이고 그 안을 걸어가면서 보이는 것을 공부하는 이 느낌은 굉장히 즐겁기도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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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