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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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덴 공장은 뭐지?

책을 피면서 일단 드는 생각이다. 사실 내 주변에서도 이 공장이 뭔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일본에 자판기 만드는 회사(나름 2위!)의 공장이라고 한다. 일본이라고 하면 일단 제조업이 뛰어나기도 하거니와 뭔가 장인정신과 더불어 혁신을 굉장히 잘하는 회사로 정평이 나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런 일본 회사의 모습을 조명하는 책인 줄 알았더니 예상외로 한국 사람이 가서 일본 공장을 '뒤집어엎어 놓은' 내용을 담은 책이다. 솔직히 이런 케이스를 처음 보았다. 당장 내가 다니는 회사만 해도 몇 년 전까지 일본 사람이 와서 컨설팅을 하곤 했는데 이런 케이스가 있다고?

 

있다.

저자는 컨베이어벨트 방식의 생산 방식에서 셀 방식으로 전환에 굉장히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사실 내용을 자세하게 찾아본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셀 방식의 원조가 누구인지 까지는 모르겠으나 저자가 캐논코리아에서 근무를 할 때 일본에 가서 셀 방식을 보고 '도입을 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기존의 컨베이어 방식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 하나의 셀 안에서 많은 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의 기계화가 적용되지 않고 계속 변화를 주거나 시간을 '무조건 일정하게'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사실 이론상은 컨베이어 방식이 모든 사람이 무척 속도가 빠르다면 더 좋은 방법일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장 느린 사람을 기준으로 맞춰질 수밖에 없거나(고장률 0%) 중간(고장률 상승)으로 맞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 이상적인 속도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방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저자가 실제 캐논코리아에서 했던 것을 따와서 일본의 산덴 공장에 적용을 함에 있어서 한국보다 더 큰 도전을 받았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그곳에서 커 온 사람이기 때문에 직급도 있고 권위도 있던 사람이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지만 일본의 산덴 공장의 경우 외부에서 온 굴러온 돌이 갑자기 자신들이 몇십 년간 지탱해 온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라고 하니 얼마나 당황했을까? 하지만 혁신은 바로 그런 것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그것을 시작부터 진행하지 못한다면 일어날 수 없어진다. 

 

결국 위기가 기회가 되었다.

산덴 공장의 입장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한 생산량을 한국에서 온 '이상한(?)' 사람이 만들어 내었다. 거기다가 자신들이 하고 있던 방식을 전부 뜯어고쳐서 말이다. 거기다가 다른 계열사의 공장의 모습까지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한편으로는 제조업에서 쌓은 일본 사람들의 자존심이 무너질 수는 있겠지만 일본 특유의 국민성이라고 할까? 실적으로 그것을 보여주고 나니 누구나 인정하는 사람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한국에서는 롯데기공에서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이 사람을 더 혁신에 참여하지 못하고 정년퇴임이라는 것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이 국익의 입장에서는 손해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 본다.

 

많은 젊은 사람들이 제조업을 기피한다.

점차 청년의 수는 줄어들고 제조업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간에 같은 돈을 벌면서 손에 기름때 묻고 더러운 것을 본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나 역시도 제조업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으로서 뭔가 기계를 만지고 나면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매 번 일을 반복만 하니까 변화가 없다'라는 게 솔직히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이런 케이스가 나는 자주 나와야 한다고 생각이 된다. 변화가 있어야 사람들이 그곳으로 가서 직접 경험을 하고 변화의 흐름에 맞춰서 회사와 내가 같이 커 나가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제조업도 창의적인 업무가 많이 필요하다고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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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오르뎅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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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3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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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지식산업센터 투자의 관련 책은 4권째이다.

처음에는 그냥 눈에 집혀서 읽었다. 사실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 같았고 당시 주변에는 지식산업센터가 없어서 굳이 찾아볼 생각조차 안 해봤다. 그냥 재테크 관련 책이겠거니, 다른 사람들은 어떤 재테크를 하는가 궁금해서 보는 책 수준이었다. 그런데 두 번째부터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장인어른이 갑자기 덜컥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았다고 하시는 것이다. 사실 장인어른은 조그마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실제로 공장이 필요해서 의정부의 한 센터를 분양받은 것인데 그 때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하나씩 보니 의외로 상가보다 탄탄하고 이익률도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거기다가 아직은 지원도 꽤나 들어오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 상가투자보다는 좀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래서 직접 움직여 보았다.

일단 당시에는 성수동이 근처에 있어서 성수동의 지식산업센터를 보았다. 이 책에도 나오고 있지만 지식산업센터가 있는 곳 중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 중에 하나로서 주변이 뭔가 지식산업센터도 좋았지만 다른 것으로도 불끈불끈 변해가는 느낌이라 지금에 와서는 핫플레이스가 되어 덩달아 지식산업센터의 가격 자체도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되었다. 지식산업센터도 소위 '위치 빨'이라고 할까? 원래부터 교통이 좋았던 곳이라 한 번 오르기 시작하니 더 크게 올랐다. 지금도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가 이 위치면 홍보 안 해도 그냥 완판이니 얼마나 기쁠까?

 

이사를 온 후에는 구로와 가산디지털단지를 가 보았다.

과거 이 곳의 이미지는 굴뚝 산업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완전히 다르다. 얼마 전 주변 사람이 넷마블로 이직을 했는데 넷마블도 이곳에 있다. 과거 LG전자 MC사업부가 이곳에 있던 것을 기억하면 첨단산업과 IT산업들이 주류가 된 곳이 되었다. 국가에서도 산업 단지로 지정을 해주었고 거기다가 공장지대라는 이미지 때문에 가격도 저렴하게 분양이 되어 이제는 어엿하게 한국을 대표하는 IT 단지가 되었다. 아마 서울 내에서는 가장 큰 산업단지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다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국가 지원인 만큼 조건도 굉장히 까다로워서 일까?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이 있다.

일반적인 아파트를 고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위치와 더불어 임대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세권이 당연히 좋긴 하지만 아파트에 비해서 필수는 아니라는 판단이며 향이나 층도 사실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장인어른이 계약하신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드라이브인이라고 하여 차를 타고 건물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는 형태라고 하며 차량에 짐을 싣기 원활해서 중간 층이나 상부 층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실제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알 수 있지만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보기 어려운 그런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할까?

 

투자 중 하나의 옵션이지만 공부도 많이 된다.

자금을 마련을 할 때 어디까지 되는지 실제 광고를 하는 것과는 실제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수준하고는 다를 수가 있다고 한다. 이건 비단 지식산업센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부동산 재테크를 할 때 미리 챙겨야 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책으로 이해하고 생각을 해도 막상 그 상황에 가서 보면 차일피일 미루거나 다른 사람 말만 믿고 챙기지 않아서 망하는 케이스가 상당히 많이 있다. 100번 고민하고 알아봐도 부족하다. 나는 적어도 뭔가 투자할 때는 모든 신경을 그곳에만 집중을 한다. 변수라는 것을 없애기 위해서인데 이렇게 책을 읽는 것도 그런 일환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래서 이런 부분도 눈여겨보고 향후 경기도권 지식산업센터를 계속 눈여겨봐야겠다(현실적인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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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9. 10. 2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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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건방져진....응?)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로 돌아가 본다. 분명 대졸 사원을 뽑을 때 '설비/공정 엔지니어'라는 별칭을 주었다. 그래서 왔는데 실제로 보니 엔지니어 직군은 공정만이다. 설비 직군의 이름은 일반 마케팅/인사/영업 등과 같은 일반 직군 명칭이다. 이유가 뭘까?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의아하면서도 아직도 이해를 못하고 있다. 뭐 그거야 회사 맘이니 내가 가서 '왜 그래요?' 라고 물어봤자 답을 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엔지니어라고 뽑아놓고 실제로 하는 업무는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진짜다.

 

예전 군대에서 상병 때 들어온 후임이 하나 있었다. 이 후임은 카이스트를 다니다 왔는데 개인적으로 학벌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인정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솔직히 sky 대학 나온 친구들이 뭘 해도 더 잘하긴 한다. 그래서 사회에서도 인정을 해 주고 그런가보다(뭐, 조국 딸은 예외로 치자) 그런데 이 친구에게 항상 걸레를 빨아오라고 시키면 걸리는 시간이 가지각색이었다. 성격이 급하긴 하지만 군대에서는 정말 느긋하고 여유롭다고 소문난 나 인지라 그 행동을 유심히 쳐다 봤는데 나중에 알게된 사람을 걸레를 가로로 접어서도 해보고 세로로 접어서도 해보고 가는 루트를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갈 수 있나 기웃기웃 거리기도 하고.. 뭐 나쁜 마음으로 보자면 거의 관심 사병 수준의 일을 하고 있더라. 그런데 그 친구랑 근무를 설 때 이런 이야기를 했다.

"군대가 왜 힘든지 아십니까?"

힘들다. 힘든데 왜 힘든지 고민을 안해봤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어서 그렇습니다. 매번 똑같은 일 똑같은 생각만 하니까 뭘 해도 힘든 겁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순 있다. 그런데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계속 루틴한 업무라고 하면 힘들다라는 사실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런데 어차피 군대야 2년만 버티면 되지만(물론 더 했다....ㅠ) 회사에 와서 2~3년 Shift 근무를 서면서 든 생각이 딱 이거였다.

 

우리는 엔지니어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는다. 망가지면 교체, 안되어도 교체, 문제 있어도 교체다.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고 단순 교체공이라는 의미다. 특히 반도체가 점차 활황이 되면서 회사에 돈이 남아 도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무조건 새 것을 구매해와서 교체만 한다. 솔직히 이제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후배들한테도 미안함을 느낀다. 내가 업무 지시를 하는 것에 99.9%는 엔지니어라는 명칭과 전혀 다른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문제를 파악하고 망가진 것을 교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자, 설명서만 있으면(이 곳에서는 다른 명칭으로 불리우고 있지만)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그래, 그래서 나쁘게 보자면 그전까지 고졸 사원으로도 충분히 돌아갔다. 그래서 그 분들이 고위 직급에 앉아서 동일한 업무를 또 지시한다. 대졸이라고 다를게 무엇일까? 어차피 그 일 똑같이 시키면 답이 똑같이 나오는데 마치 우리는 항상 1+1=2라는 것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고 그 답에 맞는 행동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한 발자국 뒤의 부서로 파견을 와서 신입사원을 대하다 보니 나 때랑 똑같다. 그들 역시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대부분 마음 속에 '퇴사' 라는 준비를 하고 있고 그것이 귀찮은 친구는 이 생활에 젖어들고 있고...

 

결국 이런 엔지니어링 활동은 모두 업체 엔지니어한테 등 떠밀듯 주고 있다. 이제는 솔직히 말할 수 있다. 내가 협력사 사장이라면 삼성의 설비 엔지니어는 절대 뽑지 않는다.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단순 교체는 1~2년만 가르쳐도 충분하다. 이것은 비단 개개인의 멍청해짐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능동적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어질 뿐더러 이 직군의 미래도 어둡다는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소위 회사뒷다마 까는 앱으로 유명한 블라인드에서도 'F직군은 먼저 탈출하는 것이 지능순' 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슬프지만 10년 이상 지나고 보는 해당 직군의 모습은 사실이다(뭐 이렇게 적으면 회사에서 날 죽일려고 연락이 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설마..ㅋㅋ) 이렇게 비난을 하는 것은 어쩌면 그 직군이 좀 더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의미는 아닐까? 점점 미세화가 되면서 불량에 대한 부분에서도 해결 방안이 다르게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구 사원이나 신입 사원이나 똑같이 머리가 굳고 있다. 이것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일단 생산에 치중된 업을 바꿔야 한다. 아니면 자유롭게 엔지니어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던지 말이다. 모두 돈 때문에 문제라고 하겠지만 내가 보기엔 분명 지금 설비 엔지니어라는 직군은 점점 침몰되고 있다. 언젠가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런 직군이 되어 버릴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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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