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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28 15화_학벌이 뭐길래? 11
  2. 2017.04.09 7화_대졸 사원이라 뭐 다른가? 5
2020. 5. 2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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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웹툰에서 학벌에 대한 발언^^;;;;

 

 

들어오기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이 회사를 바라보는 시선 중 하나가 있다.

'학벌을 보지 않는 몇 안되는 대기업'

과연 그럴까? 내가 보아왔던 소위 사내에서도 가장 학벌이 떨어진다고 하는 기술/제조 팀에서 조차 sky를 벗어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물론 예전에 블라인드 채용을 했더니 오히려 sky대 비중이 더 높아지더라 라는 이야기도 있긴 했는데 실제로 정말 남은 사람들을 보자면 상위대학교가 아닌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사실 이 안에서 연구소에 가면 학벌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도 웃기다. 너무 학벌들이 좋아서 sky도 그닥 좋은 학벌로 안쳐주기 때문이겠지. 어찌됐건 그렇다면 과연 이 회사는 학벌에 외부로 보이는 것과 달리 가혹한가? 또 그건 아니라고 보긴 하다만 결국 한국 사회에서 연줄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이끌어 주는 것도 맞다. 그럼 고졸로 오면 안되는건가?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이 회사조차??

 

일단 학벌을 보지 않는다는 의미는 상위 대학 사람을 다 뽑아도 뽑을 사람이 남아서 그런 문제가 있다. 내가 입사 시 배치 받을때 학벌 좋은 친구들은 연구소로 그렇지 않은 친구는 자동으로 제조센터로 배치 받을 정도로 당시에도 학벌에 대한 뿌리깊은 모습이 있었고(인사팀) 지금도 그 기본적인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대졸이 아닌 고졸이나 전문대졸에게는 꿈의 회사가 될 수 있다.

 

왜냐?

지금은 통합되긴 했지만 1에서 7까지 있었던 시절(1,2,3은 사원 4는 대리 5는 과장 6은 차장 7은 부장 이런식)에 보자면 고졸은 1, 전문대졸은 2, 대졸은 3으로 입사를 하게된다. 보통 다른 회사에는 이렇게 분리해서 입사를 하게되면 고졸은 평생 대졸과 같은 연봉이나 직위를 보장받을 수 없으나 이 회사는 조금 다르다. 진급하기가 어려운 시점이 있긴 하나 고졸이 1->3까지 가게 되면 대졸과 똑같은 대우와 직위를 받게 된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리긴하나 빠르면 군대 다녀온 친구들이나 고졸로 들어온 친구나(심지어 고졸로 와서 군대 다녀오면 호봉도 쳐준다) 동일하게 진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설비팀에서는 3개의 그룹이 혼재가 되어 있어 다소 갈등이 존재는 하고 있으나 점점 그 분위기에 맞춰서 스며들고 있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이 결국은 대졸 인원들이 대부분 설비 쪽 최고위층이 되면 과연 평온하게 유지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당장 들어오는 신입사원들 조차 1년정도 지나면 대졸과 고졸을 구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생기는데(외적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맘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애매한 경우가 좀 있다) 향후 갈등 요소로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적어도 고졸이라고 해서 진급이 아예 안되는 것은 아니다. 일을 하면서 특별한 이슈 아니면(아니 거의 안함) 학교를 물어보지도 않을 뿐더러 어차피 과랑도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에 실력에 따라 많이 좌우(사실 실력이라고 하기 그렇다. 스스로를 얼마나 잘 포장하느냐에 따라 갈라진다) 되기도 하고 부장급 인력들은 고졸 출신도 지금 충분히 많기 때문에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다른 회사보다 피해감(?) 등을 안받고 일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부장급 인력을 만나보면 자부심도 강하고 일도 열심히 잘하신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보다 그들이 더 높게 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몇 년 전부터는 전문대졸은 뽑지 않고 있다. 당시에 정책적인 이유로 대규모 채용을 했다가 지금은 수지타산(?)이 맞는 고졸 혹은 대졸로만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느낌에는 대졸도 그냥 국가 요청 사항으로 인원 수에 맞춰서 뽑은 다음 배치할 곳이 없어서 이쪽으로 쫙 배치하는 느낌인데(포장은 더럽게 많이 하는데 하나도 이해가 안간다. 하는 일이 아무리 생각해도 고도의 머리 쓰는 일이 아닌데 굳이...) 그래서 그런지 대졸로 온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굉장히 높은 직군이기도 하고 고졸로 오는 사람들의 퇴사율이 정말 적은 직군이기도 하다. 삼성이라는 타이틀이 따고 싶다면 가장 손쉽게(?) 올 수 있는 직군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생각나는 것을 이곳에 많이 적긴 하겠지만 지금 다른 곳에서 바라보는 이 직군의 모습은 솔직히 너무 마음에 안들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전혀 제공하지 않고 의지도 없고 오직 생산을 위한 기계로 만드는 상황이 아쉽긴 하다. 지금 입사하는 사람들이 변화시킬 수 있었으면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결론적으로 학벌은 본다. 많이 본다. 그런데 어차피 그 학벌로 올라갈 자리는 일반적인 케이스로는 진급이 어려우니 가재나 붕어와 같이(???) 산다고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기도 하다. 학벌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 그렇다는 부분이니(다른 생각이 있으실 수도 있지만...) 오해하지 말고 회사를 지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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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
2017. 4. 9.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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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좀 구조가 변경이 되긴 했지만 당시에 구조를 살펴보자면 고졸 사원은 F1, 전문대졸 사원은 F2, 그리고 대졸 사원은 F3로 시작을 한다. 사실 F1에서 F3까지 진급하는 것은 6년이면 되나, 이 때 소위 말하는 F3고시라고 하여 F2->3 직급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가장 어렵다고들 한다. 얼마나 심하면 극단적으로 15년 넘게 F2에서 멈춰있는 사원도 있을 정도이니(사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이건 개인의 문제가 있으니 그렇다고 생각을 해야겠다) 대졸로 들어온 F3 직급 인원이랑 같이 어울리지 않는 것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라고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지도선배를 잘(?) 만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주변 선배들 중 분명히 적대감이 느껴지는 사람들도 꽤나 많이 있었고 일단 시작하자마자 많은 사람이 나보다 직급이 아래인 상태로 시작을 하였으니 나역시 그들에게 배움을 청할 때는 어려움이 많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보다 나이는 많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느껴질 그 이질감이란, 정말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 수도 있는 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 그들에게 배워야 겠고 그런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는 꽤나 많은 자존심이 상하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바로 이거였다.

 

"대졸 사원이라 다를 줄 알았는데 고졸이랑 똑같네"

 

사실 짚고 넘어가자면 웃긴 부분이 있다. 아무도 안가르쳐 줬다.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제대로 알 수 있겠는가? 사실 여기서 가장 웃긴 부분은 바로 이거다. 한국 사회가 그 썩을 군대라는 것 때문에 아래 사람이 알아서 해야 하고 뭐든 알아서 해야 하는 이상한 문화다. 제대로 교육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상한 시스템이 정말 정상적인지는 많은 의문이 있다. 지금에서 들어오는 친구들에게는 내가 많은 것을 가르쳐 주지는 않으나 적어도 그들이 모른다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절대 타박하지 않는다. 그거 한 두개 지식이 더 있다고 해서 더 잘난 사람도 아니고 또 그것을 모른다고 해서 그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초반에 몇몇 인원과는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상황도 있었고 솔직히 자존심이 너무 상해서 소리도 지르고 화도 꽤나 많이 냈던 것 같다. 사실 덩치도 엄청 크고 키도 커서 상대방이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후일담도 이야기 했지만 어쨌거나 건방진 후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였던 것 같다. 사실 이 상황에서 내가 타계한 방법은 일을 엄청나게 잘한다기 보다는 반복업무를 최대한 배제하고 설비 고장의 '원인' 을 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 어차피 5년 넘게 동일한 장비를 다뤄본 사람들과 동일 선상에서 노력을 해 봤자 이길 수 없는 경기이고 이왕 쓰레기같다고 낙인 찍힌 거 이렇게 건방진 이미지로 끝까지 가서 나는 좀 즐겁고 편한 회사 생활을 하려고 했다.

 

결론만 이야기 하자면 그 덕에 3년 간은 정말 죽도록 힘들었고, 그 힘든 파고를 넘어서 보니 그 때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은 어쩌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 덕에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 부분에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렀고, 사람들이 몸으로 때우는 업무들에서 많은 부분 배제가 되고 소위 '나만 할 수 있는 업무' 에 많은 투입이 되는 쾌거(?)를 올리게 되었다. 내가 생각한 교훈은 그거였다. 남보다 조금 더 위로 아니, 다른 평행선 상에서 뛰고 싶다면 이렇게 힘들어도 미친 짓에 도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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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