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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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정말 매일 여기저기 발생한다.

크고 작음의 차이지 사고는 정말 많이 발생을 한다. 그런데 매번 그 보고서 말미에는 이런 내용이 적힌다.

'교육 실시 예정'

교육 하냐고? 하긴 한다. 말로... 글로 쓰거나... 정말 교육이 되는가? 그 때가 어떤 상황인지 연출이라도 해 봐야 교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근데 결국 사고는 어디서 나는가 하면 대부분 양산 라인을 셋업하거나 양산 라인 내에서 발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양산라인에서 직접 교육을 하면 좋겠지만 워낙 넓기도 하거니와 항상 '초월생산' 이런 헛소리나 해대는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할 시간이 없다. 그러니 매번 문제가 또 발생하고 또 발생을 한다. 근본적인 문제가 뭔지 알지만 할 생각은 없고 문제는 발생하면 안되고... 이 얼마나 멍청한 일인가?

 

문제점만 복기한다고 해서 될 것은 아니다.

매 년 몇 백 명씩 설비 엔지니어가 입사를 하는데 기본 교육과 실습 교육으로 나눠진다. 기본 교육도 실습 교육도 거의 2주씩 하는 것이라 물론 이정도면 회사 입장에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거의 한 달을 하는 것이니 한 달 월급을 주고서 교육만 시키는 것인데 이 교육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해당 교육을 하기 위한 장비들이나 교육자재들이 너무 옛날 물품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부품 업체들도 계속 발전을 하고 있고 부품에 대해서 깊이있게 알아야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이 있음에도 이런 부분에서는 전혀 업그레이드가 되고 있지 않다. 사실 교육 파트에서는 매 년 열심히 요청을 하고 있는데 해당 부품이나 설비를 가진 현업에서는 요지부동이다. 항상 핑계는 동일하다. 

'양산 증대화에 써야 해서'

근데 그 양산 증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누굴 키워야 하는지 알고 있긴 한건가?

 

교육을 하면서 답답하기 이를데가 없다.

사실 교육을 함에 있어서 가장 효율적인 것은 당사자가 어떤 교육을 받을지, 그리고 어떤 것을 배우고 싶은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일단 설비든 공정이든 단위 공정의 엔지니어들은 솔직히 대부분 '의지' 가 없는 상태에서 교육에 참여를 한다. 막상 와서 보니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라는 것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이런 모티베이션을 좀 확실하게 잡아줘야 하는 것이 부서에서 해야하는 업무가 아닌가 싶다. 하기 싫다는 것을 억지로 시키는 모양새도 좀 웃기긴한데 적어도 회사에 들어온 순간 우리는 '프로' 가 되어야 함에도 항상 아마추어적인 정신으로 있게 된다. 그것을 프로로 바꿔주는 것이 바로 동기인데 동기가 전혀 없다. 현업도 너무 바쁜 것도 있지만 그러한 신입사원이라는 프로그램이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한다. 그저 생산에만 목숨을 건 나머지 결국 그것을 행하는 것은 사람인데 사람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건 비단 해당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내 모든 기업이 동일한 상태이다. 일단 해당 직무가 정확히 어떤 직무인지 두루뭉술하게 소개를 해서 오는 괴리감이 우선일테고 막상 입사 후 알아서 굴러다니다가 커 나가는 사람만 키우겠다는 개똥같은 철학이 두 번째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세 번째는 그것을 뒷받침 할 교육 지원이 전혀 없다는 것이 그 마지막 정점을 찍는 것 같다. 애초에 로드맵 자체를 만들어도 바쁘다는 핑계로 자꾸 예외 상황을 만들어서 그런 것인데 제발 그 말도 안되는 '바빠서 안되요' 라는 말은 안할 수 없을까? 모두 바쁜데 바빠서 안된다니... 이 신입사원 교육 시스템은 정말 해가 가기 전에 좀 심하게 손을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어떤 업무보다 이런 교육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고 그 교육을 통과하는 것을 어렵게 변경하고 그것에 대한 로열티를 심어줄 수 있도록 변화를 시켜야 공부할 의지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특히 항상 신입사원의 2~3년 차 쯤 되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들을 이런 교육에서 먼저 짚어주고 실습을 시켜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매일 하고 있다.

 

물론 안 바뀔 거 같다.

정말 나보고 교육 다 뜯어 고치라고 하면 다 뜯어고칠 자신 있는데(권한만 준다면야...) 서로 이해타산 때문에 못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10년 전부터 알고 있다. 그래도 더 큰 기업, 더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한 번은 다 엎고 해야 하지 않을까? 매번 사고나서 다시 처음부터 한다던가 더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들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예 교육을 철저히 해서 이러한 확률 자체를 좀 줄여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설비 실습 교육의 경우 바로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교육이니 이번 기회에 좀 새 설비도 교육용으로 빼서 교육을 전담할 수 있도록 해주고 각종 가스나 Chemical 류도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실험할 수 있는(밖에서 부식이 일어나는 그런 것 말고 실제로 라인 내에서 어떤 금속이나 벤코트류와 반응이 일어나서 문제가 되는 케이스 등) 그런 툴을 만들어서 위험성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 어떤 기업에서도 먼저 못할 것 같지만 매 년 발생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을 먼저 선행할 필요가 있다. 어디서 보고 계시면 저를 교육기획 담당자로! ㅋㅋㅋㅋㅋㅋㅋ 

PS: 기획담당자까진 기대도 안하지만 투자는 좀 합시다. 인간적으로 10년 전 설비를 가지고 교육을 하는게 말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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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