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2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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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하지만 그리 밝았던 모습은 아니었던 한국의 과거, 특히 조선시대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듣고 있는데, 그 긴 세월동안 성군으로 칭송받던 왕이 5개의 손가락 안에도 들지 못할 정도이니 정말 한심한 놈들만 왕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거기다가 맨날 나라 잃고 울기만 하던 것을 본다면 그들의 후손인 내가 뭐라 할 말이 있겠는가? 사실 지금은 경제 성장을 해서 어느정도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다고 하나 그때와 상황이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한심스럽고 답답한 일이지만 어쩌겠는가? 그래도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그때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고 바꿔가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영정조 시대와 세종 시대를 제외하면 정말 한심하다 싶을 정도의 왕들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사실 깊게 보자면 그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으로 많이 나오는 광해군과 연산군들은 결국 제대로 된 왕이라는 호칭을 받지 못하고 내려왔다. 물론 그들이 말년에 이르러 방탕하고 문제있는 정치를 했던 것은 사실이나 시작은 분명 개혁을 위해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개혁이 어느 시점에 이르러 불가능하다고 느끼기 시작했을 때 느꼈을 패배감으로 인해서 그들이 변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흔히 남정네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인 여자 문제로 인해서 크게 나라가 뒤숭숭해지는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된다. 정말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인가 보다.

 

지금도 예전 조선시대 정치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하는 붕당정치의 경우 척화파와 주화파 등과 같이 어느 파벌을 만들어 서로 완전히 반대되는 의견만을 내놓던 한심한 조선시대에서 지금까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듯 하다. 서로 보완을 하면서 좋은 길로 나아가자는 것이 붕당정치의 뜻인데 그저 서로 반대되는 의견만을 고집하는 것이 붕당정치의 근원이라고 한다면 모두 없애는 것이 날 듯 하다. 지금의 정치도 그와 같은 상태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되는 이런 반대만을 위한 정치가 얼마나 한심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의외로 할아버지가 '할 일이 없어서' 만든 육아일기가 있다. '양아록' 이라고 하여 16세기의 학자 이문건이라는 사람이 펴냈다. 이 시대에 사실 할아버지가 직접 육아를 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냐만은 중앙정치에서 밀려나 유배를 계속 다니다 보니 이런 시간이 남아 손자에게 많은 기대를 갖고 육아를 하였는데 역시 육아라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를 결국은 교육을 위해 회초리를 들었다는 내용이 있는 것을 본다면 할아버지도 육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나보다. 개인적으로 과연 그렇게 매를 드는 것이 효과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매우 엄한 집안이 많았던 것을 본다면 새삼 재미있는 부분이다.

 

조선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나라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으려 했다는 점이다. 해외로 나가는 것을 오직 중국으로만 바라보았고 세계 열강들이 움직이고 있던 시점에서 그저 나라를 유지만 하려는 생각만으로 똘똘 뭉친 사람밖에 없었는데, 왕권이 안정화 되었을 때 변화를 추구하던 사람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지금 한국의 모습과 너무 닮아서 사실 걱정이 많이 되는데, 급진적인 개혁 자체는 사실 무너지기 마련이지만 그 개혁을 위한 기반틀을 잡을 수 있는 좋은 정치인들이 이번 선거에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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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