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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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일까?

이미 핵가족이 대세 아니, 결혼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가족이 생기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인데, 나 역시도 결혼을 하고 나서 좋은 점도 많이 있지만 불편한 점도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을 한다. 특히 나와 부모 간의 입장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조금씩 멀어진다고나 할까? 분명 유교사상과 같은 것으로 인해 공경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내가 왜 다 책임져야 하는 거지?'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부모님도 이제 일자리가 사라지면 나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지만 난 그 사실이 조금은 두렵고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지금 내가 가진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에도 벅찬데 난 그것을 할 수 있을까? 항상 드는 고민이다.

 

일반적으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정말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엄마를 위해(?) 여행을 계획한다. 물론 부부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원래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들이기에 선택할 수 있던 방법이지만 난 이 방법 자체가 굉장히 훌륭해 보인다. 특히 부모의 입장에서도 이런 것이 결국 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는 기회인데, 힘들어서 못한다, 어려워서 못한다라는 말 없이 무엇이든 아이처럼 다가갈 수 있는 미스 노마의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보인다. 과연 나와 내 부모 그리고 나의 아이들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책에서 느끼는 감정은 감동적이고 가슴뭉클한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하지만 그것을 마무리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다.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야기가 나오는 Well-Dying에 대해서도 한 번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 병원에 누워서 치료만 받다가 생을 마치는 것이 어쩌면 병자에게 있어서 더 큰 손해이자 공포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내가 당장 살아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죽도록 몸이 아프더라도 병원 침실 위해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하게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죽도록 싫을 것이다. 하지만 그 결정조차 어렵다는 것 안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로 성공할 수 있는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단순히 여행을 했다는 거 자체가 센세이션 하기보다는 이런 방식을 SNS를 통해서 공유를 하면서 어쩌면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여행을 무료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미스 노마를 한 번 안아보는 것으로도 호텔방을 대여해주고, 지역 곳곳의 명소를 그녀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어서 여러 방식으로 컨택해 오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녀는 어쩌면 SNS에서의 대스타(그녀도 모르는 사이에...)가 되었고 평생 겪지 못했던 새로운 삶을 삶의 마지막에서 보내고 있다.

 

뒤돌아 보면 이런 경험을 단지 죽기 1년 전에 다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 자식이 부모를 위해 정말 효도했네 라는 생각보다는 '나는 이 때 과연 이런 판단을 하고 나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책 제일 앞에 적혀있는 '숨이 붙어 있는 한 재밌게 살고 싶어!' 는 어쩌면 최근의 YOLO의 생각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그녀의 삶은 어쩌면 마지막에 이르러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보따리를 풀고 있을 것이다. 내 삶은 과연 어떨까? 나는 그 선물보따리를 이미 풀었을까? 아니면 나중에 더 크게 풀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잔잔한 여운이 남는 그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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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