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것은 내일로 미뤄라.
이런 철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꼭 봐야한다. 나 역시 그에 해당하는 사람이긴 한데, 왜 그리 간단한 것인데 자꾸만 미루게 되는 것일까?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완벽히 해야 한다' 라는 강박관념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게으르고 미루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애초에 할 것이 없다면 시간은 무한히 남아도는 것이니, 하지만 할 거리가 늘어나게 되면서(특히 일을 하게 되면서) 본인 생각으로는 어쩔 수 없이 미루는 것이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 보면 미루는 것은 '내가 지금 당장 해도 바로 끝낼 수 있을지 없을지 불안정한 것들' 에 대해서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당장 A4 용지 한 장 필요한 것과 같이 단숨에 끝낼 수 있는 것을 미루는 경우는 솔직히 매우 드물지 않은가?
그런데 사실 본인만 미루면 해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혼자 알아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항상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특히 연인)의 경우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한 쪽이야 느긋하게 늦어도 항상 그래 왔으니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하게 되지만 다른 한 쪽은 아주 속이 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예전에 있던 여자 친구가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보통 약속을 하면 약속 시간보다 2~3시간 늦게 나오는 것이 일상화가 되었다. 처음에는 뭐가 씌웠는지 그것조차 사랑스럽다고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너무 어이가 없어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다. 아예 약속 시간 자체를 잡지 않고 어느 지점에 오면 연락을 하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실 내 시간을 융통하기는 어려울 수는 있겠지만 그 앞 시간만큼은 잠을 자든 뭘하든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어찌됐건 결국 지금의 아내는 약속 하나는 칼같이 지킨다. 그 때 받은 상처로 인해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과는 만날 수가 없더라.
업무에 있어서 항상 '완벽함' 을 추구하는 사람이 어느 시점에 이르러 크게 고꾸라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사실 상대방은 완벽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 과정' 을 매우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 일은 지금 당장 완벽하게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중간 보고가 전혀 없으니 답답한 경우가 많이 있고 중간 보고를 계속 하지 않게 되면 정작 보고 직전에 매우 화를 내는 경우를 많이 겪게 된다. 하지만 당사자의 경우 어떻게든 완벽한 보고를 하기 위해 시간을 소요하게 되므로 서로 언매칭된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결국 상사의 심기를 건드릴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냥 그 상사의 기분에 따라 맞춰줘라. 당장 보고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냥 상황 설명 쭉 하고 다른 것을 해라. 어차피 그 이상 궁금해 하지도 않더라.
결국 더 많이 놀수록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지금 당장 신나게 놀라는 것이 아니라 하기 힘든, 아니 하기 싫은 일부터 먼저 하고 나면 나머지 시간을 즐겁게 지낼 수 있기 때문에 더 쉴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그것을 행하고 행하지 않고가 굉장한 차이를 나타내는데, 오늘 실제로 공부를 먼저 하고 서평을 쓰니 이 서평 쓰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하고 소중할 수가 없더라. 이 서평 쓰는 것을 마무리 하고 다시 공부한다고 했으니 살짝 스트레스가 와서 서평이 잘 안써졌던 기억들이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즐거운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내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원천이다. 이렇게 생활습관을 변화하는데는 노력이 따르겠지만 익숙해 진다면 이것보다 편한 것이 없을 것이라 자부한다. 일단 읽고 고민하고 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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