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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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이 곧 성과다?

이렇게 말하는 회사 보셨나요? 제가 직장생활을 정말 오래한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모든 회사의 최종 목표는 언제나 돈이었습니다. 돈 안되는 것은 다 버리고 돈 되는 것만 추구하는, 특히 한국의 경우 경영자가 직원을 얼마나 쥐어짜서 일을 시키게 하느냐가 성공의 비결이라고 하니 이런 일이 있을리가 없겠지요. 하지만 우리와 같은 모습을 이미 한 세대 겪은 서양에서는 이제는 쥐어 짠다고 아웃풋이 좋게 나오는 시기는 지났다고 봅니다. 뭐 근본적으로 산업 구조가 조금은 다른 감이 있긴 하겠지만 소프트웨어 쪽이 항상 창조를 외쳐야 하는 쪽은 아니니, 어느정도는 제조업과도 비슷한 부분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

 

희안하게도 개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공동의 능력을 중시하는 회사가 성공하였습니다. 이 회사, 멘로라는 회사인데요, 사실 제조업에서 가장 바람직한 모델은 모든 사람의 능력이 동일해서 24시간 교대로 돌아도 항상 동일한 아웃풋을 나타내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어느정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이 회사에서는 아예 파트너와 일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더군다나 그 파트너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바뀌지요! 또한 이 상황에서 상하관계가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코웍이 될 수 있도록 파트너도 랜덤에 서로 책임을 지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어쩌면 지극히 제조업과 같은 모습이겠지만 이것을 실제로 하면서 서로 간의 실력이 비슷해 짐과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는 부분입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제작과는 다르게 기일 준수가 철저합니다. 아니 아예 버그 잡는 것도 기일에 포함을 시켜서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넉넉하게 잡습니다. 그런데도 경쟁이 가능하겠냐구요? 그만큼 탄탄한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짧고 싸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회사는 널려있겠지만 정확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주는 회사는 극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어쩌면 이 회사는 그 빈틈을 잘 파고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대충 만들어서 할 바에는 시간을 들여 정확하게 만드는 편이 좋다는 것을 이제 많은 회사들이 깨닫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 회사의 가장 창의적인 모습은 회사에 아이를 데리고 화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한국 정서상으로는 이해가 안 갈 수 있지만 이런 것이야 말로 정말 창의적인 발상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그로 인해 잃어버릴 수도 있는 인재가 스스로 회사에 나와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이 CEO의 능력이 굉장히 출중하다는 의미겠지요. 시끄러워도 그것을 다 이해할 수 있는 회사와 사원들이 있다면야 그것이야 말로 자식있는 사원들에게는 꿈의 직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회사 같은 경우는 가족도 아예 통과를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을 본다면 한국의 회사들이 얼마나 후진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내 부모가, 아니 배우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르게 하다니! 너무 합니다)

 

이처럼 기존의 한국 회사들과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 회사는 앞으로 한국의 소프트웨어 업체의 롤 모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율출근제 같은 경우 퇴근은 자율이 아니라 망항 정책에 가깝고, 일주일에 40시간 기준으로 퇴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부서장의 눈치 때문에 40시간을 채워도 마지막에는 또 출근해서 일을 해야하는 불합리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회사와 같이 고과권자가 상사가 아닌 다면 평가 형태로 바뀌어야할 것이며 서로서로가 존중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어서 빨리 만들어 져야 하는 것이 아닌지 조심스레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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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