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은 나쁜 것일까요?
얼마 전 미국 법원에서 있었던 사상 초유의 배상액을 가지고 삼성과 애플의 혈전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아직 완전히 나지 않았지만, 삼성으로서는 미국 시장에서의 애플의 위상을 아는 것과 동시에 애플의 경쟁자는 '삼성' 뿐이라는 것을 미국 시민들에게 각인 시켜주는 하나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세계 시장 1위는 현재 삼성전자이나 미국 내에서는 애플과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이기 때문에 절대 놓치지 않아야 할 시장이지만 애플은 혁신, 삼성은 모방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깊이 박혀 있는 것을 본다면 모방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그리 좋은 모습으로 남아있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모방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흔히 혁신의 코드라고 불리는 '스티브 잡스' 는 실제 운영체제부터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르기 까지 모방을 하지 않은 부분이 없습니다. 이전 GUI 운영체제의 경우 제록스의 것을 따왔으며, 아이팟의 경우 이미 형성되어 있는 시장에 간단한 규칙을 변경하여 자신의 시장으로 흡수하였고 이것을 바탕으로 완전히 뿌리 내리지 못한 스마트폰 시장에 아이폰이라는 것을 내놓아 혁신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기존의 형태를 약간 변형시켜 성공한 것으로 시장의 흐름에 절묘하게 맞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아이패드의 경우 이미 기존에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내놓았지만 시장의 시기상조로 인해서 성공하지 못했던 것을 '좀 더 큰 화면으로 보고 싶다' 라는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여 성공한 것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분명 스스로도 모방을 하는 것을 당연시 하였습니다. 사실 법이라는 잣대를 들이밀어 어떤 것은 모방이고 어떤 것은 혁신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누가 처음에 시작하였느냐라고 한다면 정말 모를 정도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미식축구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는데, 사실 제가 미식축구의 룰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 새로운 전술에 대해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아니면 단점을 찾아 그것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점차 전략과 전술이 발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전쟁에서도 그대로 들어나게 되는데요, 예전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전 유럽을 호령할 때, 단지 섬나라에 불과하던 영국 해군에게 일순간에 함몰되는 모습을 나타내게 되는데, 분명 스페인의 안일함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 사이 해전이 아닌 육전에 사용되던 총과 포의 사거리를 늘려 해상에 배치하여 스페인의 사거리 밖에서 침몰시키는 방법의 전술을 사용하게 됩니다. 기술력의 차이지만 분명 전략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그것을 스페인이 전혀 몰랐을까요? 분명 알고 있지만 당한 것, 그것이 기존 전략의 모방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모방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패션산업과 음식산업을 본다면 우리의 법 체계에서 보았을 때 벌써 복제물 때문에 망해야 하는 산업임에 틀림없습니다. 소위 A급 짝퉁부터 해서 C급 짝퉁까지 여러가지 다양한 모습이 있습니다만 그런 복제물 때문에 오히려 전체 산업은 커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국은 그런 짝퉁이 나올정도라는 것은 그만큼의 인지도를 갖지 못하면 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지요. 거기다가 경제가 발전되면서 절대적인 빈곤층이 사라지고 상대적인 빈곤층이 나타나면서 소위 '목숨 걸고 명품' 이라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명품은 오히려 매스티지에 가까운 상태인데 말이지요. 결국 또 최상위 부자들은 'Only One'으로 새로운 명품 시장을 열어갈테니 어찌보면 계속 복제품이 나오더라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창조가 어느날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기존의 것을 답습하다보면 그것의 단점이 점차 눈에 보이게 되고 그 단점을 해결하는 것으로 창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음원을 복제해서 전 음악시장이 망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창조 그 자체를 공짜로 인식하는 것은 더 이상의 창조를 낳게 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그 때마다 시장은 새로운 규칙으로 그 어려움을 뚫고 나가곤 합니다. 정체되어 있는 기업은 그 사이 다 사라지게 마련이지요. 이 책은 단지 모방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자는 것이지 모방 자체가 그저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방 없이는 창조가 되지 않듯, 적어도 모방을 함에 있어 완전히 동일하게 가는 것이 아닌 다른 점을 찾아내어 입히는 것이 지금의 경제 상황에 어울리는 방책이 아닐까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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