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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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엄청 길지만, 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실제로 대학을 졸업하면 멋진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다. 나름 군대에서 그 모진 고생을 하고 나왔고 학교에서 학점은 대폭 상승했으며(정확하게는 너무 놀다 보니 더 악화될 학점이 없었다. 그래서 오른 듯?) 나름 국내 최고 수준의 회사에 합격을 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를 말이다. 이 정도면 내가 굉장한 인재가 아닌가 생각이 되는데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적응을 굉장히 잘할 줄 알았다. 평소에 행동이 느리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거니와 아침잠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특별히 지각을 할 일도 없고 어디서나 그래도 중간 이상은 간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예외없었다.

나 역시 들어가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나에게 아무도 관심이 없을까?'에 대한 문제가 있었고 그렇게 소위 '방치' 되는 시기가 지나고 나니 업무는 정신이 없는데 내가 더 잘하고 싶어도 뭔가 그리 도움이 안 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해 보자니 정말 '월등하게' 떨어지는 느낌이라 뭔가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는 와중에 점점 사고를 치는 횟수는 늘어나고 선배들에게 많은 핍박을 받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멋진 인생'은 현실과 너무 다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당시에 이 책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뭔가 '그로기 상태'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은 어쩌면 이미 나의 선배가 하던 것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음, 뭐랄까? 꼰대스러울 수도 있지만 정말 많은 선배들이 그런 시기를 지나가면서 장평/자간/글 쓰는 순서부터 어떤 식으로 메일을 써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선배들에게 문제없이 지낼 수 있을지... 정말 회사원이라면 꼭 필요한 내용들이 주옥같이 적혀 있다. 다만 지금의 MZ세대가 이것을 보면 '아, 또 옛날 말을 하고 있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물론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이렇게 일일이 다 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긴 하지만 나 역시도 지금 당장 팀장 이상에게 결재를 올릴 때는 정말 '보고 또 보고'를 무한정 반복을 한다. 실수하지 않았을까 해서 말이다.

 

일머리라고 할까?

사실 이 책에 나와 있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보편적인 이야기다. 특히 문과생의 업무에서 비롯된 내용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회사에 가보면 이렇게 문과 업무를 하는 사람들보다는 이공계 업무를 하는 사람이 더 많다(한편으로는 그런 사람들이 쓴 책은 왜 나오지 않을까 의문이긴 하다) 일머리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어떤 업무를 하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바꾸어서 하기 때문에 그 스타일이 가장 효율적이고 우수해야 한다. 그래야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것은 갈고닦고 해야 한다. 일머리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라 무한 반복에 의해서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직장 생활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내가 이 책을 읽을 시점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중간 지점을 돈 지금, 과연 나는 어디까지 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있을까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과거 대학을 졸업할 때 느꼈던 생각, 그리고 회사에 와서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것을 보면 나 역시도 많은 실수를 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했던 기억이다. 이 책을 읽는 다른 직장인 초년생들에게는 '이게 꼰대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니 한 번 그대로 좀 해보자'라고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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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