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1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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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제목부터 너무 철학적이다.

중학교 때 도덕, 고등학교 때 윤리, 솔직히 배우기 쉬운 과목은 아니었던 것 같다. 도덕의 경우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정말 쉬운(?) 과목 중 하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신나게 암기하는 과목이 되더니 문제도 다 암기만 해야 하는 과목이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불만이 많았는데 철학을 굳이 이렇게 암기 과목으로 내야 하는가에 대해서 좀 의문이 들었다. 차라리 시험이 아니라 뭔가 논술을 하라고 하면 좀 이해가 되겠는데 단순 암기만 하니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 철학을 멀리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나처럼.

 

사실 철학은 의외로 재미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하나의 내용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철학가들의 삶 속에서 왜 이러한 이야기가 나와 있는지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어쩌면 평범한 사람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을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와 같이 정말 생뚱맞으면서도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질문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준다. 언제 그런 것을 해 보았을까? 왜 회사에서도 무작정 일만 하다가 보면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원초적인 생각이 들었을 때 단순히 '돈을 주고 시키니까'가 아니라 '어떤 목적이 있기 때문에 내가 이만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와 같이 좀 더 현실적인 답을 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 철학이 중요한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자면...

과거 우리는 성선설, 성악설 등의 태어나면서 정해져 있다는 내용과 성무선악설과 같이 아예 정해져 있지 않는다는 식의 내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과연 태어나면서 어떤 것이 정해지고 정해지지 않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윤리라는 것을 배우게 되면서 과연 멈추지 않는 기차에서 왼쪽으로 가면 선한 1명의 사람을, 오른쪽으로 가면 악인 5명을 죽인다는 상황이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가? 물론 멈춰야 하거나 뛰어내린다와 같은 조항이 따로 나타날 수 있지만 인생은 그렇게 선택지를 넓게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철학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정당성을 나타낼 수 있는 기구가 아닐까?

 

그리고 평생의 궁금증으로 남게 될 내용 중 하나인......

신에 관련된 내용이다. 과거 같았으면 그런 고민을 하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런 와중에서도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어쩌면 동양의 국가들이 서양의 국가들에 비해서 더 발전을 하지 못했던 것은 이러한 '지금 당장의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왜 왕이 꼭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지 못하고 20세기까지 넘어와서 무너졌던 것을 보면 철학에 대한 투자나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너무나도 바쁜 세상에서 잠시 의미를 찾고 싶다면 추천한다.

내용 자체가 쉽고 재미있지는 않다. 하지만 천천히 읽어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를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랍기도 했다. 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이 있지만 어느 역할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하지만 가끔은 제삼자의 시각에서 바라보자면 정말 필요한 사람일까에 대해선 조금 의문이긴 하다. 나는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복잡하다. 이럴 때는 책에서 그 답을 한 번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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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