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산다?
사실 이 책은 작년에 나왔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 정말 '계속' 베스트셀러에 랭크되어 있다. 또 책 읽는 사람으로서 뭔가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그렇지? 그런데 처음 시작 문구와 마찬가지로 꿈을 산다라는 표현 때문인가 소설+경제서라고 소개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오? 경제에 대한 내용도 있어?'라는 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또 경제서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 타입이라 바로 구매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어라? 책이 2권이네?' 2편 덕분에 더 인기가 있던 것이었다. 근데 책 2권이면 소비가 좀 있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근처 교보문고 앞에서 살까 말까를 서성거리고 있다가 대학원 동기가 '밀리의 서재'에 있다는 말을 듣고 잽싸게 3개월 무료(갤럭시 폴드 3 샀더니 3개월 무료 주더라 몰랐네 ㅋㅋ)를 신청해서 보기 시작했다. 뭔가 저렴하게 볼 수 있어서 기쁜 마음에 읽기 시작했다. 여담으로 생각보다 폴드 3으로 보는 게 엄청 쾌적했다.
페니는 그 어렵다는 입사시험을 통과하고 꿈 백화점에 취직한다.
아, 이런 젠장 처음부터 이렇게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다니 현실극인가? 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는데 뭐 그냥 입사하는 간단한 해프닝이었다. 사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입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면접에서 꿈에 대한 정의를 흡족하게(?) 설명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인데 당연히 주인공이 채용되는 것이 소설의 시작이다. 잘리면 그것도 웃기지 않은가? 어찌 됐건 페니는 입사를 하게 되었고 각 층마다 어떤 꿈을 파는지 소개를 받는다. 흥미롭지 않은가? 이 소설의 흥미로움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꿈을 팔지만 '어떻게' 파는지가 궁금했는데 꿈을 꾸는 사람은 자연스레 꿈 백화점으로 오게 되고 그 꿈을 사지만 일어나면 그런 것을 샀는지 조차 기억을 하지 못하게 된다. 혹시 내가 꾸는 꿈도 그런 것일까? 한편으로 작가의 상상력에 굉장한 경의를 표하게 된다.
행복하고 즐거운 꿈만 팔 것 같았는데......
의외로 고통스러운 꿈도 팔았다. 군대를 다시 가는 꿈(와 진짜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고통스럽다. 세상에 이럴수가?), 시험에 떨어지는 꿈 등, 사실 현실에서 다시 꾸기 정말 싫은 꿈이다. 남자들이라면 군대 다시 가는 꿈을 한 번쯤 꾸기도 할 텐데 가끔은 땀에 흠뻑 젖어서 일어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꿈이다, 꿈이다라고 생각을 해도 일어나면 끔찍한 그런 상황이 자꾸 연출된다. 과연 이런 꿈은 뭐하러 파는 것일까? 모든 좋은 꿈만 꾸면 약 올라서 그런 것일까? 의외로 답은 '아니다'이다. 나도 군대를 제대한 지가 벌써 15년이나 되었다. 지금은 꿈에서 군대가 나오면 오히려 그립기까지 하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때 이야기를 잊지 못하고 계속하는 이유는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열정을 다 바친 시기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극복을 해야 할 수도 있고 그때를 추억해야 할 수도 있지만 오늘은 왠지 그때 같이 동고동락했던 선후임들에게 연락을 해 보고 싶어 카톡을 열어보기도 한다(실제로 아직까지 연락을 한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보니 왜 인터넷 댓글에 이 책을 읽으면 따뜻해진다라는 내용이 있는지 이해했다.
이제는 세상을 등진 할머니 이야기와 5살 아이의 꿈 이야기가 나온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군가와 이별을 하게 된다. 연인과의 이별이 가장 슬프기도 하겠지만 부모와의 이별 혹은 조부모와의 이별 등과 같이 여러 가지 이별을 하게 된다. 이별이라는 것은 상실감을 의미한다. 그리고 슬픈 감정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꿈이 풀어줄 수는 없을까? 이 책에서 가장 값진 꿈 중 하나라고 표현이 되는 이러한 꿈은 정말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내용이다.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읽으면서 내 기억 속에는 없지만 할머니와 손자가 데이트를 하면서 이러한 말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상상력과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듣고 싶었던 말이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감정이 풍부한 타입이 아닌데도 왠지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나왔다. 이별은 슬프지만 결국 견뎌내고 나아가야 한다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책을 에필로그와 함께 저자의 이력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나와 같은 반도체 업 종사자였어? 사실 전문 작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반도체에서 일을 하다가 지금은 작가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뭐 이 책이 대박이 났기 때문에 한동안 따뜻한(?) 생활을 하겠지만 (거기다가 2권까지 냈으니 뭐 장난 아니겠네!)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나도 책을 쓰고 작가로 대우받고 싶다는 느낌이 있는 상태에서는 저자가 굉장해 보인다. 부럽다. 하지만 그저 꿈으로만 끝내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서평을 남겨본다. 뭔가 뒤죽박죽 생각나는 데로 뱉어낸 글이지만 나름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인 것 같다. 어느새 2권은 중반을 향해 나가고 있다. 꿈을 꾸는 시간 조차 아까워하는 이 세상에서 어쩌면 꿈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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