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서점에 갔다.
개인적으로 책을 보는 취미 생활 덕분에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인데 너무 많이 사다 보니 돈이 모자라게 되어 이제는 일반 서점보다 더 많이 가는 곳이다. 서울에서 가서 고를만한 곳은 yes24와 알라딘 중고 서점이 있는데 yes24는 24일에 24% 세일을 하고 알라딘은 가서 내가 직접 바코드를 찍고 구매를 하면 5% 할인을 해 주니 가서도 할인을 더 받는 기분이라서 참 좋다. 하지만 고르는 책이 매 번 좋은 책은 아니라서 항상 조금씩 읽어보고 구매를 하게 되는데 이 책은 저자만 보고도 그냥 보지 않고 담았다. '트렌드 코리아'를 매 년 만들어 주시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님의 책인데 심지어 이미 영상으로도 선보였던 내용이라고 하니 딱히 뭘 검증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집어서 읽어보기 시작했다.
뉴욕은 이름만 들어도 매혹적인 도시다.
프랑스의 파리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여러 유적지와 더불어 예술 작품들의 중심지이며 매 번 파업과 데모로 힘들어 하지만 그 와중에도 질서가 펼쳐지는 도시라고 하면 뉴욕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자 세상 아름답게 펼쳐진 센트럴 파크와 자유로운 시민들 거기다가 세계 어디보다 뛰어난 건축물들이 도사리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두 도시 모두 뛰어난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프랑스는 근현대, 뉴욕은 현대와 미래를 대표하고 있다고나 할까? 한국에 살고 있는 나에게는 그저 그 나라의 주민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서울에 있는 많은 건축물들과 공원들이 대부분 미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따라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그들이 우리보다는 월등히 뛰어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금융의 중심지에서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책 서두부터 나오는 내용인데 뉴욕 하면 당연히 월스트리트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그곳은 영화에서도 많이 소재가 되었듯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탐욕의 상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물론 지금도 월스트리트에서 일을 한다고 하는 것은 적어도 금융 쪽에서는 인정받는 인재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많은 월급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스타트업 열풍과 재택 근무 등과 같이 굳이 지역에 연연하지 않는 각종 비즈니스들이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유튜버들이 많아지고 대기업에서는 손 대기 힘든 여러 편의성을 위주로 한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거기다가 MZ세대로 일컫어지는 2030 세대의 FIRE(finance independence retire early)족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공유경제와 집중적인 근무 그리고 빠른 은퇴 등으로 여러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 그다음 세대는 과연 어떤 비즈니스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 10년 뒤가 굉장히 궁금해진다.
정말 정말 놀랍고 매력적인 마천루들!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면서 한국에는 없는데 미국에는 있었다고 말하는 공중권에 대한 매매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낮은 건물의 공중권을 사서 더 높게 짓는다라고 하면 현재 공산국가와 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 중인 한국에서 봤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스카이라인이 전체적으로 높고 의외로 너무나 아름다워서 빌딩 숲 속에 있는 것이 과히 나쁘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다. 한국도 사실 홍콩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명 높게 지어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도 대체 어디서 얻어온 정보인지 그저 높으면 안 된다는 이상한 이론을 말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공중권을 사고파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된다. 대신 건물과 건물 사이만 좀 넓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높아진 만큼 공터도 늘리게 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사업이 아닐까? 뭔가 해외 사례를 가져와서 도입할 때는 제발 이거저것 짬뽕하지 말고 하나의 정상적인 사례를 그대로 도입을 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공원이나 산에 대한 내용도 뒷부분에 교수님의 의견이 나오는데 정말 동감하는 부분이 공원이 딱 어디선가 끊기거나 건축물은 도시와 너무 안 맞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그런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내가 미술적 감각이 더 뛰어났다면 설계라도 참여했을 텐데 말이다!
무서운 그들의 문화!
우리가 k-pop이 대세라고 말을 하면서 우리도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을 한다. 그런데 마치 부동산으로 보자면 저쪽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갈 수 있는 gtx를 뚫어놓고 우리는 강남까지 빨리 갈 수 있으니 다른 곳보다 뛰어나다고 강남에서 광고하는 느낌이다. 강남은 변하지 않는데 말이다. 그렇듯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그들의 뮤지컬이나 음악 그리고 연극 등과 같이 예술에서 투자하는 것을 본다면 한국은 정말 변방국가라고 생각이 될 정도이다. 티켓 구매마저 철저한 자본주의에 입각하였고 가난한 여행객 또한 그 티켓을 시간을 들이면 구매를 할 수 있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자본주의의 '극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을 해 보았다. 국내에 영국이나 미국의 뮤지컬이 들어오면 여지없이 대박을 터트리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 않았나 생각을 해 본다.
결국 그들은 '융합'이라는 것에 성공을 한 것이다.
물론 항상 흑인이나 유색인종 차별이라던가 범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뉴욕이 우등생은 아니다(오히려 열등생이라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은 몰려들고 있으며 그들이 여기 문화에 적응해 나가면서 새로운 비즈니스와 새로운 문화, 그리고 새로운 먹거리가 정착이 되고 있다. 앞으로 50년만 더 지나면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 사람이 와도 먹을 음식이 있을 거 같은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자본적으로는 충분해지기 시작했지만 유럽이나 미국과 같이 여러 문물에 대한 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이 된다. 많은 나라의 기업들이 뉴욕이나 파리에서 트렌드를 찾는 것은 그 복잡한 곳에서 성공할 수 있는 트렌드야말로 진짜 성공할 수 있는 트렌드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당장 우리만 보더라도 '뉴욕에서 성공한'이라는 타이틀만 붙어있으면 불티나게 팔리는데 말 다한 거 아닐까?
웰메이드 시티
뉴욕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부럽다. 서울을 그런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 여러 노력을 했지만 결국 이기심이나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서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어 보인다. 이제 곧 또 서울시장은 보궐로 뽑을 텐데 뭐 하기도 전에 임기가 끝나버릴 거 같아 아쉬운 감이 있다. 이해관계를 그냥 관망하는 그런 사람 말고 중재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과연 공무원에게는 너무 무리한 부탁일까? 우리도 분명 웰메이드 시티를 표방하고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텐데 말이다. 뭔가 아쉬움을 남기면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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