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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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에 솔직해지자.

최근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공동체로만 살아가는 것이 힘든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적정한 삶' 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와중에 코로나 블루라고 하여 평소에는 보여주지 못했던 화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분명 나는 적당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감정 폭발에 놀라기도 했고 상대방 역시도 당황했었다. 그동안 꽁꽁 숨겨두었던 감정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항상 숨기고만 살아와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최근 정신의학과는 초만원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단지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끊기고 마스크를 쓰며 혼자 있는 시간이 조금 늘어난 것뿐인데 이렇게 우리는 우왕좌왕한다. 감정에 솔직해지자고 말한 지는 꽤나 되었지만 사실은 제대로 솔직해지진 않은 것 같다.

 

사실 이러한 감정은 불안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놀라거나 하는 것은 그 당시에만 반짝 반응을 하고 마는 경우가 많지만 두고두고 쌓아 올린 화는 바로 불안에 대한 대가라고 보여진다. 그 옛날 난중일기를 쓴 이순신은 막중한 임무와 전쟁 속에서 분명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불안해서 버티기가 힘든 와중에 쓴 그 일기는 엄청난 양의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전쟁 속에서 힘든 상태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글을 쓰는 것이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현대 사회에서도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글쓰기는 분명 감정조절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불안함을 글로 혹은 말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일까?

 

세상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다.

모든 것이 오프라인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시점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너무나 많이 변했다. 대학 교육은 당연히 오프라인에서 하는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온라인으로 하고 있고 의외로 빠르게 적응해 나가고 있다. 물론 효과는 상당히 떨어지긴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토론도 가능하고 발표도 되는 것을 보면 이제는 사이버 대학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대학도 항상 이렇게 온라인 수업을 필요로 해야 할 날이 온 듯하다(오히려 기존의 사이버 대학들은 콘텐츠를 더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다) 그리고 MZ세대부터 더 강력해진 '개성'이라는 것을 보면 다른 사람이 나와 같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이제는 남과 같다는 것 자체가 참을 수 없는 자존심의 상처로 남는 사회가 되었다. 색다른 것이 완판 되고 그것이 유행으로 바뀌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걸그룹이 역주행을 하면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뭔가 과거와는 다른 '종잡을 수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옆에 누군가 없으니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펜데믹이 끝날까? 끝나고 나면 어떤 생활이 이어지게 될까?

문득 오늘 회사 회의실에서 동료들과 라면을 먹다가 작년에 오신 그룹장님을 뵈었는데 인사를 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이야기가 이거였다.

"여기 있는 분들의 얼굴을 처음 봤네요."

업무 중에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으니 제대로 된 얼굴을 볼 수 없었다는 의미인데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사실 그 사람의 감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가릴 수도 있어서 좋을 수 있지만 반대로 내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에 교감이 되기 어려운 문제도 생긴다. 이렇게 이 펜데믹이 가져온 것은 극명한 마스크 뒤의 모습이 '사실은 내 진짜 모습' 이라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이 된다. 어쩌면 이제 밖으로 보이는 모습이 더 어색해질 만큼 안의 모습이 좀 더 나의 모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본다.

 

행복은 결국 내 안에 있다.

복권에 당첨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 누구나 할 것이다. 일주일의 행복이라고하여 복권을 사고 기다리는 일주일 동안 여러 가지 행복한 고민을 해 보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것 외에 아예 모든 생활에 대해서 사전에 준비를 하는 여성이 소개된다. 조금은 웃기기도 하지만 그녀처럼 준비를 하게 된다면 혹은 생각을 하게 된다면 정말 못할 것이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녀는 비록 거의 95% 이상의 확률로 실행되지 않을 것들에 대해서 준비를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얼마나 즐거움을 느낄까? 스스로 행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도 생각을 해 본다. 

문득, 스마트폰을 열어서 전화번호부를 본다. 이 많은 사람들 중 과연 내가 갑자기 전화해서 나의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채 3명이 넘지 않는다고 생각이 된다. 오히려 친할수록 연락이 더 적지만 그럼에도 연락을 하면 안부를 묻지 않아도 충분히 전달되는 그런 감정들. 우리는 그런 감정을 사랑하고 또 원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런 사람들을 잘 알아야 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는 것, 그것이 코로나 펜데믹이 가져온 또 하나의 의무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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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