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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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핫한 회사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이 3 총사의 주가 상승이 어마어마했다. 코로나 치료제라는 소스를 가지고 성장을 했는데 다른 제약사와는 다르게 아예 CEO가 전면에 나와서 코로나 백신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을 한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엄청난 주가 상승을 가지고 오는데 처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제약주와 너무 달라서 그저 부럽기만 했다. CEO가 나와서 홍보를 할 정도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셀트리온이라는 회사를 바라보던 와중에 기회가 닿아서 이 책을 얻게 되었다. 그저 감사하다, 내가 책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셀트리온이라는 회사에도 궁금증이 딱 생길 시점에 받았다고 할까?

 

국내에 시판되는 CEO에 대한 책은 다 천편일률적이다.

어릴 적 불우한 시절, 그리고 큰 뜻을 품고 회사 설립, 약간의 시련, 그럼에도 엄청난 재능과 능력으로 성공, 영웅의 일대기. 

이런 루트에서 벗어난 내용을 난 들은 적이 없다. 그래서 책을 고를 때 경영자의 내용이 있는 것 중 국내 CEO의 일대기가 나와 있는 책은 믿고 거른다. 전혀 와 닿지도 않고 비현실적인 내용만 가득하니까. 그리고 자신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적지 않아서 대체 과거 그 사람이 왜 감옥에까지 들어갔는지 나와 있는 내용이 없다. 잘못도 안 했는데 감방은 왜 갔으며 억울하면 기록을 해줘야 이해를 하지, 본인에게 불리한 내용은 너무나 철저히 숨겨져 있기 때문에 읽어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일단 창업 동기부터 파격적인데 대기업 CEO의 창립 동기가 '어쩌다 보니 돈 벌려고'라는 내용이다. 웃기다. 그런데 이게 맞지 않은가? 국가를 위해서 만든다고 하면 나부터도 안 믿겠다. 사업가가 돈을 벌려고 사업을 해야지 뭔 다른 핑계로 사업을 한다는 말인가? 개인적으로 의사를 소망하는 친구들 중에 이타심으로 인해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한다. 솔직한 그런 모습이 보고 싶었다는 이야기다.

 

법 따위 개나 줘버려?

최근 직장인들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워라벨 문제의 경우 여타 기업에서는 '우리 기업은 이러이러하게 워라벨이 좋아요. 지원해도 좋은 회사입니다~~'라는 홍보를 많이 하곤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워라벨이 굉장히 중요하기도 하고 과거에 주 6일 근무를 하다가 지금 파견 온 곳에서 주 5일 근무를 하다 보니 다시 과거로 돌아가기 싫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52시간 따위 개나 줘버려라는 마인드로 사장이 지시를 한다. 사실 사원들 입장에서 굉장히 불만이 많을 요소이기도 한데 셀트리온이 노동적으로 열악하다는 말은 그리 들어보지 못했다. 희한하게 나오는 내용들은 8시간씩 하면 6개월이 걸릴 것을 24 시간 해서 2개월이면 된다고 하는 내용들이 적혀있긴 한데 그만큼 숨 가쁘게 성장을 해왔고 그런 과정에서 사원들의 희생이 뒷받침되어 회사가 성장했다는 느낌이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그렇게 화내지 않고 묵묵히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스톡옵션이나 우리 사주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잘 활용하여 재산증식에 도움을 주었을 것이고(돈이 최고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가 회사를 다니는 목적이 무엇인가?) 또 항상 새로운 길을 걸어가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탐구심을 자극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일에 더 매진되게 하는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

 

주변엔 온통 적뿐이고...

우리 회사의 CEO는 솔직히 누군지도 잘 모르겠다. 몇 년만 지나면 바뀌기도 하거니와 나랑 직접적으로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고 오히려 만나는 것이 더 손해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그런 분 온다고 하면 라인을 치우던 사무실을 치우던 해야하니 엄청 짜증 난다. 왜 저 사람이 오는데 청소를 해야 하나?) 오히려 만나기가 꺼려지는데 이 분은 그런 것이 아니고 본인이 갑자기 마이크를 들고 공표를 한다던가 하는 내용이 있다. 정말 부럽다! 우리 CEO는 맨날 되지도 않는 위기 타령만 하고 도대체 뭐가 위기인지 왜 위기인지 본인은 그 위기에 대체 뭘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겠는데 우리에게만 강요를 하는 내용을 이야기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정말 서정진 회장은 부러운 사람이다. 반면에 그런 면 때문에 위기를 자초하기도 한다. 증여세나 주식 공매도와 같이 스스로의 소신을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핍박이 어마어마했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면서 '한국에서 그런 것을 할 수 없어'라는 생각을 가진 국내외 기업들과 허가처 등에게 많은 부정적인 시선을 받아야 했다. 물론 어디 가나 텃세를 부리거나 진입을 못하도록 막는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있지만 이 쪽 분야의 경우 애초에 기업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더 심하게 나온 면도 있는 듯했다. 그런 와중에도 요리조리 잘 피하고 오뚝이처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난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거에도 투자를 하나? 

사실 사람이 배부르고 등이 따뜻하면 다른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서정진 회장하면 대표적으로 망한 케이스의 영화 하나가 떠오르는데 바로 '자전거왕 엄복동'이다. 150억을 투자해서 17만 명만 본 망작인데(영화 내용이야 어쨌든 간에 사람 수로 생각하면 정말 정말 망한 영화) 과거 700만 명의 관람객을 남긴 '인천 상륙작전'의 성공은 다 묻히고 오직 이 영화만 기억이 나는 것은 대기업에서 투자를 그것도 한 회사가 온전히 하여 망한 케이스가 처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그만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관심이 많이 있고 특히 동문과 동료 그리고 인천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가득한 면을 볼 수 있었다. 사실 투자를 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실패했어도 이범수에게 3년 뒤에 다시 같이 해보자는 말을 했을 정도로 정말 쿨하게(?) 지나간 면도 있다. 동일하게 실제로 회사 업무에 있어서도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질 자신이 있는 업무라면 투자와 권리를 아낌없이 나눠주는 면이 있다. 일반적인 대기업이었다면 꿈도 못 꿀 그런 모습이라서 그런지 더 부러움이 느껴졌다.

 

이런 사람이 은퇴를 해?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죽으면서 초기에 굉장한 혼란과 더불어 '이제 애플은 끝났다' 라는 내용이 계속 흘러나왔다. 그만큼 CEO의 역할이 컸고 그의 리더십 하나하나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애플에서 스티브 잡스에게 경영을 배웠던 많은 사람들이 결국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계속 유지를 시키고 있는 상태이다. 잡스가 간지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애플은 더 커졌고 CEO 리스크도 더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 팀 쿡이 사라져도 충분히 다른 CEO가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서정진 회장은 이제 얼마 뒤면 은퇴를 한다. CEO로서 아직 더 많이 보여줄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다시 바닥부터 뛰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가 담긴 은퇴인 듯하다(물론 이러고 나중에 셀트리온이 위급해지면 다시 복귀할 수도 있다 ㅋㅋ) 그로 인해 한동안 셀트리온이 흔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고 나서 현재 임원진들이 충분히 팀 쿡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개인적으로도 자가면역질환 쪽에 연관이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러한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내가 능력이 된다면 꼭 한 번 입사하고 싶은 회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뽑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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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