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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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의 희망?

사실 우리 어릴 적만 해도 경영학이나 경제학이 그리 촉망받는 학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당시 미국에서는 MBA가 슬슬 꽃을 피우고 있었고 몸값도 올라가고 있는 시기였지만 한국은 당장의 경제 성장이 위주였기 때문에 소수의 경영자와 대부분의 '노력파' 들만 살아남는 그런 사회였었다. 파생 학문이기도 하겠지만 뭔가 예전에는 돈보다는 이상을 좀 더 따져야 할 시기여서 그랬을까? 최근 천대받고 있는 사학이나 철학 등이 당시에는 필수 학문으로 인식이 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어쩌면 이제는 문과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학문이 되었다. 그런데 이것을 국내 사람들의 기준으로 과연 문과로만 분리할 수 있는지는 조금 의문이다. 경제학 자체가 수학에서 온 부분이 많아서 이해를 하지 못하면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학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과에 좀 더 가까운 학문이 아닐까도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수학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실제 경제학 강의를 할 때 많이 나오는 '게임 이론' 이 있다. 

사실 게임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남이 먼저 선택을 하기 때문에 나에게 기회가 사라지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도 있고 치킨 게임과 같이 누군가 선택을 하지 못하면 둘 다 죽어버리는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경우도 있다. 치킨 게임은 흔히 반도체 산업에서 자주 나타나는 모습인데 출혈 경쟁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듯 가격을 올려서 손해를 만회하는 그런 것이다. 단순히 이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딱딱 잘 부합이 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경제학이나 경영학자가 아닌 대부분 수학자가 했다는 사실이 어쩌면 이 학문은 수학이 많은 것을 지배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런 비슷한 사례는 군사적인 이유도 있는데 미국 코 앞에 있는 쿠바에 소련이 핵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하자 미국에서는 소련으로 핵미사일을 직접 쏘겠다고 하는 것과 같은 부분도 치킨게임과 같은 의미이다. 둘 중 한 명도 포기하지 않았다면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날 수 있던 상황인데 우리는 러시아에 감사(?)했어야 했을까...?

 

'공유지의 비극' 이라고 알려나?

사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착한지 착하지 않은지는 딱 정의 내리기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냉정하다는 점이다. 위의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점에서 보자면 내가 사용은 하지만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대충 다루고 망가뜨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던 사회주의 사상이 실패했던 것은 어쩌면 사람의 내면 속에 존재했던 '소유욕'이라는 점을 간과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평등을 주장하면서 막상 내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이 오면 불만족을 갖는다. 나 역시 동일한데, 이게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활용하여 경제를 더 키울 수 있는 장점도 존재한다. 공유지의 비극은 단순히 비극으로 마무리되는 내용이 아니라 이것을 바탕으로 공유지에 대한 관리주체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이런 소유욕을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다른 것에 있다는 것도 알려주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정치 내용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경제와 정치를 뗄래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사실 경제보다 정치적인 논리로 경제를 풀어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내가 어떤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야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는 부분이고 시대가 지나서 당시에 '이렇게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데'라는 이야기가 나와도 당시에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여러 정치적 상황이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것을 학습하기 때문에 동일한 실수를 적게 할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한데, 반대로 정치적인 부분만 고려를 하다 보면 경제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최근 논란이 되는 재생에너지 부분을 보자면 과연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 활용이 가능한가 여부를 경제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풀어나가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큰 문제를 이렇게 풀어나가는 것이 맞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인들 스스로가 경제적으로 풀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책을 마무리하면서 사실 이 책은 생각보다는 조금 다가가기 어렵기도 하고 어려운 내용도 많이 있다. 그래서 기존에 있던 많은 상식들을 꺼내왔었고 예전에 있던 영화들(  뷰티풀 마이드 등??)을 다시 한번 기억해 보기도 했다. 본인이 경제학과 수학 쪽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정말 필독서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재미있는 부분도 많고 저자가 정말 책을 편안하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존 내쉬나 여러 수학자들이 조금은 나와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드는 건 비단 나만의 느낌이 아닐 터이다. 꼭 한 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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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