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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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주식에 투자해 본 적이 있는가?

개인적으로는 아픈 기억이 하나 있는데 5년 전인가, 한창 중국 열풍을 타고 화장품 붐이 찾아오고 있을 때 화장품 업계 수위를 다투던 '네이처 리퍼블릭' 이라는 비상장 주식이 주당 15만원에 무려 15주나 투자한 일이 있었다(도합 225만...) 투자 직후 토니모리도 상장을 해서 대박이 났고 그보다 순위가 더 높은 네이처 리퍼블릭의 순서 상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상장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시기에... 사장이 도박 문제로 감방으로 가버렸다. 물론 사장 없으면 다른 사람을 사장으로 세워서 가면 되긴하는데 이게 또 어이가 없는게... 사장이 감방에서 원하는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자 변호사를 때렸는데 이 변호사도 또 나름 끝발있는 변호사라 소송을 걸었다는 사실, 근데 형사 재판에서는 감형 시 인센티브와 같은 금액을 주면 안됨에도 그런 것을 조항에 적었다고 하고 당시 그 변호사가 타고 다니는 차량에 각종 주변 상태로 보니 누군가에게 뭔가를 받았다는... 이러저러 해서 이게 최순실 사건까지 엮여 가는데, 이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는 내 주식은 완전히 망했다는 결말이다. 슬프지 않은가?

 

어찌되었건 나름의 공정한(?) 시장인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과는 다르게 딱히 제한도 없고 말그대로 사고 파는 사람이 눈 맞아서 거래하는 시장인 비상장 시장의 경우 어쩌면 이 책의 부제와 마찬가지로 '만들어진 가격'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장은 정말 '정보' 라는 것에 목이 마르다. 이 책의 내용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나왔지만 다양한 경영전략과 돌파력, 영업력 보다는 '누가 더 정보를 빠르게 얻는가?' 에 대해서 촛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각종 주식 테마주들의 경우 실제 정보를 먼저 안 사람이 항상 유리하고 심지어 찌라시라고 하여 정보를 아예 없는데 만들어 내는 경우도 많이 있다. 주식을 하다보면 실제로 투자에서 이런 것에 쉽게 현혹될 수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인 영태는 사실 제목만 보고 시작했을 때 뭔가의 '작전' 이라는 것에 목매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이 배신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서로 배신에 배신을 거듭해서 망하는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전혀 다른 내용이 오고갔다. 계기는 그리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영태는 경영에 있어서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는 사람이었고 그로 인해서 회사가 점점 커져가는(비록 외형만이지만) 모습을 보게 된다. 적어도 그는 외적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다 이용할 줄 아는 현대 사회에서 원하는 경영자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회사의 친인척으로 구성되어진 사장단은 전형적인 문제아의 모습들을 보여주게 된다. 지금도 '수소' 라는 섹터는 완전히 실용화 되지 못했으니 이 당시에는 얼마나 더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지금도 장외주식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가격' 에 의해 거래가 되고 있다. 물론 그들은 어느정도 투기를 목적으로 진행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로 이러한 문제가 있을 것은 감안을 하고 거래를 한다. 선량하다고는 하지만 그정도 리스크는 당연히 가지고 있다. 현재 각종 제도권에 K-OTC와 같은 거래를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코넥스 쪽 소속에서의 모습을 정말 들쭉날쭉하기 그지없다. 조그마한 소문에도 크게 반응을 하고 반대의 경우도 왕왕 존재한다. 기업의 모든 가치를 돈으로만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기업들은 그만큼 인정받기 위해서 여러가지 홍보를 하고 있고 그 홍보에 성공한 기업들이 하나씩 올라가는 형태를 띄고 있다. 하지만 중간에 일확천금을 위해서 다른 마음을 먹는다면 이 책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결국 무너져 내리기 마련이다. 돈이 얽혀있는 재미난 내용이지만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경영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고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 라는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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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