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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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난중일기라고 되어 있어서 고서를 다시 해석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어찌됐건 현재 하이닉스의 상황은 정말 '난중' 이라고 할 정도로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으니 그런 표현을 썼었던 것 같은데, 제가 제목과 같이 '동떨어진' 이라는 표현을 적어 넣은 것은 책 내용에는 어디에도 '경쟁한다' 라는 내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그냥 Manual(?) 같은 책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반도체 제조 쪽에 있지 않다면 전혀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난무하는... 그런 것들 말이지요.

제가 시작부터 악평으로 치우친 것은,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 실제로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나오는 장비 엔지니어 역활을 하고 있는데, 책을 쓰신 저자 분께서 자랑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비교' 는 전혀 하지 않으시고 마치 하이닉스 안에서 모든 것이 새롭게 이루어 진 것 같은 내용을 적어놓으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삼성 뿐만 아니라 외국의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그와 같은 System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TPM의 경우 제가 회사 입사 전부터 이루어져 왔던 것이구요.

제가 하이닉스를 직접 다녀보지 않아서 하이닉스에서는 TPM 활동이 얼마나 잘 이루어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렇게 자랑하는 TPM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1. 업무 시간의 방대한 증가
장비든 공정이든간에 라인 유지를 위해서 투자되는 시간은 8시간입니다. 물론 한가할 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99.9% 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 와중에서 TPM 활동이 가중되면 PAPER 작업이 더 추가됩니다. 개인적으로 O.T(OVER TIME) 자체를 싫어하는 분위기(저는 극도로 싫어합니다)와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권리(교대 근무자에게는 이것이 부족하지요)가 필요한 시기에 아무리 SKILL UP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업무 시간 외에 추가로 하라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말로는 이것을 통해서 안정화가 된다면 좋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위에 사람들 생각 아닐까요?
2. 감독하는 사람만 늘어난다.
사장님, 분명 너무너무 바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 분은 반도체에 대해서 매일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혹시 바쁘다는 핑계로 매일 지시만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소위 '이렇게 하면 좋지만, 해보고 안되면 말고' 식의 지시를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개인적으로 업무상의 문제에 80%는 관리자에게 있다고 생각됩니다. 본인은 안할거면서 왜 지시를 내릴까요? 바쁘다는 핑계는 사원이나 사장이나 똑같습니다. 감독하는 사람은 솔직히 마음 편한거 다 알면서 왜 그리 감독하는 것에만 목숨을 걸까요?
3. 규제만 늘어난다.
TPM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것을 MANUAL화 하다보니 그 외의 것은 모두 안되게 되는 법률이 만들어 집니다. 물론 규정과 절차가 매우매우 중요한 것은 알고 있으나 그 규정과 절차가 모든 사람에게 인지되는 것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그 덕에 규제는 점점 늘어나구요(문제가 발생하면 안되는 것 추가, 또 추가... 이런 식?) 지나치게 많은 규제 때문에 가끔은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늘어납니다.

사실 책을 접해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TPM 자체를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너무 생산성에만 목을 매는 방법이 아닐지, 그리고 TPM 자체가 정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책에서 너무 장점만을 부각시킨 것 같아 단점도 꼬집어 보았습니다. 제가 직접 종사하고 있고 더 발전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투정 아닌 투정이 되어버렸네요. 반도체 제조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라며, 있는 그대로가 아닌 긍정과 비판의 사고를 가지고 바라봐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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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