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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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대의 재계 순위를 아시나요? 물론 지금하고 같은 기업도 있고 아닌 기업도 있긴 하지만 지금은 거의 삼성이 돋보적인 존재이긴 합니다만 90년 대에는 현대 그룹이 단연 1등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삼성에서 선택한 포트폴리오가 더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지금은 삼성 그룹이 1등을 하고 있지만 앞날은 또 모르는 것이니까요. 어찌됐건 계열 분리가 되면서 쪼그라 들었던 현대 그룹은 1위에서 5,6,7 위 등과 같이 순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운명이었습니다. 소위 왕자의 난이라고 하여 장자 상속을 원칙으로 하던 시기에 장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결과가 나와서 엄청나게 복잡했었지요. 결론적으로는 이름만 현대이지 결국은 서로 다른 그룹으로 바뀌게 됩니다. 계열 분리 당시 재계 5위였던 현대차 그룹은 어느덧 2위로 바뀌어서 여전한 위상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는 어눌한 편이지만 그래도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편입니다. 재계 1위의 총수이기도 하지만 대담한 결단을 자주 내리는 편으로 사업 수완에서는 누구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 때문에 그 주위 사람들도 자주 언론에 노출되는 편이라고 할까요?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그래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현대차 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조금 다릅니다. 특별히 맡고 있는 직함도 많이 없을 뿐더러 다른 사람들에게 자주 화자되는 사람도 아닙니다. 더군다나 직접 공개 석상에서 발표를 하는 적도 많이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베일에 감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 책 제목이었던 MK리더십을 보고는 매일 경제 신문에서 나오는 리더십에 대한 것을 모아 놓은 자료인 줄 알았습니다(^^;;;)

2011년은 현대차/기아차의 해였던 것 같습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으며 일본 기업들이 주춤하는 사이에 많은 부분을 얻어갔습니다. 특별히 문제가 있었던 것도 없었고 늘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였던 파업 부분도 양대 회사가 모두 무난히 넘어간 편이었구요. 수출 전망도 예상치 보다 훨씬 많이 늘어난 670만대 수준이라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그래서 이런 책이 나왔겠지요?ㅋ) 삼성이 스마트폰 사업 이외에는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에 비해서는 굉장한 성과지요. 이만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 것은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도 한 몫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현대그룹하면 '무식한 돌진형' 이 생각납니다. 이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살아계실 때도 일단 진행하고 보는 스타일이었으며 그의 아들들도 대부분 비슷한 형태의 경영 방식을 가집니다. 자식들이 많았던 관계로 관계사의 대부분 사장이 자손들로 차 있고(현대 중공업 그룹 제외) 언론에 소개되는 특별한 가신이 없는 것을 본다면 쉽게 남을 믿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글로벌 사회라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동떨어진 경영 방식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오너 경영의 장점인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현재까지 합격점을 줄 수 있겠습니다. 한국인 특유의 '화내고, 다독여 주는' 문화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이지요. 전형적인 한국 남성의 모습을 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변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제조업이라고 해서 마냥 동일한 일만 반복하는 것은 이제 들어오는 신입사원에게는 가장 큰 고역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이 바뀌었고 늘 새로운 것에 익숙해진 세대에게는 공장이라는 곳은 어쩌면 단순한 일터로만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 경우 앞으로의 파업은 단순 임금인상보다는 새로운 보직 혹은 근로시간 단축을 기준으로 진행되게 될 것이며 생산량에 있어서는 그만큼 더 줄어들 수 있는 요지가 있습니다(아니라면 공장 기계화가 더 가속화 될 수 있겠습니다) 그것이 긍정적인 방안이 될지 아니면 더 큰 파업을 가져올 지는 모르겠지만 제조업에서 불가피한 반복업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오너 경영의 폐해인 상속과 관련하여 불법적인 행동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거의 모든 기업이 예외없이 상속 문제로 검찰에 나서는데 물론 사회적인 비난을 받고(잠시간) 지나가면 많은 돈을 아끼면서 상속이 가능하겠지만 모든 것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려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고(능력이 어떤지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로...) 법망을 피해갈 생각만 하면서 기존 주주 및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불법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상속에 대한 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현재는 그것이 '법' 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법에 준하면서 불만의 제시해야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현대차그룹 만이 아닌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 이겠지요.

MK 리더십은 일단 단순합니다.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너무나 당연하겠지만 일 할 때는 차갑고 빠르게 그리고 사람을 대할 때는 따뜻하게 해야 합니다. 그 리더십에 표본이 정몽구 회장이며 앞으로는 그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회사를 이끌어 나가면서 실천해야 될 덕목입니다. 많은 역경을 딛고 세계 5위의 자동차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현대차 그룹의 더 큰 발전과 모범이 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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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