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MZ세대가 뭐길래?
회사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새로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을 '받들어 모셔라'라는 엄명이 떨어졌고 누가 선배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발생이 되고 있다. 그들의 기분을 맞춰줘야 하고 최대한 자세히 설명을 하라고 하며 화도 내지 말라고 한다. 나 신입사원 때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대체 왜 이럴까? 최근 일을 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주변에 자영업을 하는 친구들은 최저시급도 문제지만 애초에 일을 하려고 하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적다고 난리이다. 인구가 줄고 있어서 그들을 그렇게 대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전면으로 나오는 세대여서 중요한 사람들이니 그렇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Z세대는 생각이 좀 다르다.
MZ세대로 묶이는 것도 싫다. 사실 내가 40대인데 밀레니얼(M) 세대로 분류가 된다. 이미 회사에서 15년 이상 있었는데 새로운 세대라고 칭하기도 좀 그렇고 이제는 소위 '고리타분한 사람' 으로 평가를 받는 나이이다. 그러니 Z세대 입장에서는 MZ라고 같이 묶여 있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가 아닐까? 그래서 그들은 같은 세대로 묶이는 것도 싫어한다. 그리고 그들은 부모 세대에게 더없는 사랑을 받고 자랐으며 체벌이나 폭력에서도 '적어도' 집안에서는 자유로운 세대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학교 폭력은 최근 나온 드라마인 '더 글로리'를 보면 더 간악하고 더러워진 느낌이 있지만 말이다.
그들은 워라밸만을 고집해?
워라밸은 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약자로 일과 생활의 밸런스가 잘 맞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는 회사에서 있는 시간과 사적으로 활용하는 시간이 완전히 구분되며 퇴근이 빠른 회사를 선호한다는 의미이다. 분명 그런 시기가 있었다. 2017~2019년에는 공무원 시험의 경쟁력이 상당히 높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공무원의 경우(특히 9급) 퇴근 시간이 일정하다는 평가와 함께 주변에서도 '공무원이야? 대단한데?' 라는 평가를 해 주었기 때문에 많은 Z세대들이 지원을 했었다. 거기다가 일단 시험이라는 것으로 평가를 하니 기존의 백그라운드(학벌, 학점 등)에서 벗어난 상태로 경쟁이 가능하여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점점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왜?
부모의 사랑을 한껏 받으면서 자라오면서 사고 싶은 것은 다 살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는 첫번째 세대였다. 그래서 '부족함'이라는 것을 참기가 쉽지 않은 세대이기도 하다. 그래서 워라밸도 중요하지만 금전적인 부분도 필요하다고 판단을 하였으며 코로나 시기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몸값이 급격히 상승되는 것을 보면서 '워라밸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더 중요하다'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그러는 사이 공무원의 몸값은 서서히 떨어지고 덩달아 경쟁률도 계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돈이 없이는 즐길 수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현실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겠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문제에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한다'라는 것에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다. 돈을 더 많이 벌거나 투잡, 쓰리잡을 하면 된다고 하는 그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게 현실이니 말이다.
가끔씩 그들에게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학점도, 외국어도, 각종 활동도 대체 이런 것을 언제 했는가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 와서는 정말 '가만히' 있는다. 알아서 하길 바란 것은 아니지만 심지어 할 줄 안다고 해도 그냥 가만히 있는다. 차라리 모른다고 하면 설명이라도 자세히 말을 할텐데 뭐든 안다고는 하는데 전혀 아는 거 같지가 않다. 그런 그들을 위해 학교도 아닌 회사에서 친절히 가르쳐줘야 하는가? 사실 이런 문제 때문에 세대 간의 갈등이 느껴진다. 누군가 설명하지 않으면 절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해 보는 것에 대해서, 혹은 불합리한 것에 대해서는 언제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는 세대에게 지금의 세대가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아니다. 적응해야 한다. 앞으로의 미래는 그들이 이끌어 나갈 테니 말이다. 그들을 이해하면 그리고 그들도 우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이렇게 세대 간의 차이는 좀 줄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생활 속의 독서 > 사회_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독경제 101 (0) | 2023.04.24 |
---|---|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과학 4.0 (0) | 2023.04.22 |
남들과 다르게 이직합니다. (0) | 2023.04.09 |
플레이밍 사회 (0) | 2023.03.20 |
인권경영 해설서 (0) | 2023.03.07 |
오르뎅님의
글이 좋았다면 응원을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