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세월호 기억하시는가?
정말 슬픈 일이긴 하지만 이것이 정치적으로 너무 악용되는 케이스가 많아서 개인적으로는 자꾸 이것이 화제가 되는 것이 굉장히 싫기는 하다. 좌파든 우파든 중도든 간에 이미 몇 년이나 지난 일에 대해서 계속 정치적으로 뭔가 더 해 먹을 것이 없는가를 반복하는 것도 웃기기도 하고 슬퍼하는 것도 분명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긴 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5년 이상을 계속 반복해서 울지 않는데 왜 이것 때문에 슬프다고 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물론 그것이 너무 비인간적이지 않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왜 그것을 내가 슬퍼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듣고 싶기도 하다. 왜 이런 이야기를 서두에 하냐면 이 책의 내용에 배가 침몰하는 사건과 많은 것이 엮여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세월호와는 아무 관련은 없지만......
초기에 책을 읽을 때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선입견이 조금 생기긴 했다. 실제 그런 식의 내용이 나온다고 하면 책을 그냥 덮어버릴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책은 너무나 재미있게 읽혔다. 내가 알고 있던 과거의 동화책 내용이 살짝 스며들었다고나 할까? 여의주가 필요했던 이무기와 선녀의 사랑은 뭔가 여러 스토리에 있는 캐릭터들의 짬뽕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도 그 이야기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 것을 보면서 작가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의사는 얼마나 힘든 직업일까?
특히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사실 항상 생사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해수와 연화도 바로 그 응급실에서 너무나 많은 환자들과 대면을 하게 되는데 그냥 하나두 명 죽을 때는 그런 생각을 안 할 수 있어도 한 번에 많은 사람이 죽는 경우가 발생을 하게 된다면(코드 블랙이라고 하는데---> 사상자가 많아지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실감도 굉장히 클 것이라 생각이 된다. 특히 해수의 입장에서 보는 '환자의 과거가 보인다'라는 부분은 정말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게 되지 않을까.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은 결코 화려하지 못했다.
억지로 무엇인가를 했어야만 했다던가 부모가 안계셔서 어려운 삶을 살았던가. 물론 그것이 이 책에서 나오는 나름의 '떡밥' 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게 힘들게 고생해서 이룬 삶이 사실은 그들 스스로의 '업보' 였다는 것이라는 게 좀 아이러니하다. 한편으로는 어느 책에서도 '주인공이 너무나 평범한 삶을 살았고 행복했다'라고 시작하는 경우는 없으니 고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느낌이랄까?
최근 델피노에서 출판한 책을 많이 읽어 보았다.
과거 몇몇 책에서 보면 작가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더불어 어떤 책은 마무리를 열린 마무리로 하여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 주는 경우도 있었고 이 책에서 보듯 깔끔한 마무리로 끝내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를 굉장히 좋아한다. 한편으로는 드라마인 '도깨비' 의 후반부를 상상하게 하는 모습이기도 했는데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난다는 점과 윤회를 한다는 점, 그리고 신은 생각보다 야박하기도 하고 넉넉하기도 하다는 설정이 뭔가 신도 사람과 같은 마음을 지녔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본다. 다양한 상상을 하게 해 준, 그리고 추리소설과 같은 전개는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