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31. 09:18
728x90

 

지금만큼 관계라는 정의가 모호한 것이 있을까?

코로나 이후 특히 회사에서는 관계라는 것이 정의하기가 좀 애매해졌다. 평소에는 조금 어색하더라도 술자리를 통해서 친해지거나 아니면 억지로라도 친해져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했는데 지금은 그런 자리 자체가 없어지고 마스크 벗은 모습 보는 것도 거의 드문 일이라서 상대방을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도 사라지고 있고 거기다가 '굳이 왜 저 사람을 알아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점점 무심해지는 시기가 오고 있다. 나 역시도 작년에 부서를 복귀해서 느낀 처음 느낌은 서로 알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말도 걸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면 내 친화력에 문제가 있나 싶기도 하다.

 

한국식 관계는 사실 지나치게 밀접하긴 하다.

해외에서는 만원버스에서도 가까이 다가가면 상대방이 뒤로 물러난다고 한다.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가 있어서 사회적 거리와 개인적 거리가 다르게 존재한다고 하는데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보면 만원 버스에서는 거의 뭐 몸을 비비다 시 피할 정도이니(그래서 치한도 나타나는데 뭐라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손을 위로 들고 타는 매너손(?) 같은 행동도 할 정도이니 한국식 관계는 참 애매하긴 하다) 거기다가 예전에는 상대방의 수저 개수까지도 알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친근(?)했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거의 스토커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관계의 시작은 대화이다.

가끔 보면 모든 대화를 공격적이거나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흔히 직장 상사들이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후배들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한다. 그리고 친구조차도 말을 할 때마다 불편하게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손절을 하자고 하니 뭔가 나의 삶에 일부분인 것 같아서 손쉽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일단 그게 '나'는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초반에는 대화에서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법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나온다. 그래, 사실 이게 맞다. 나는 상처를 주고 싶지도 않고 받고 싶지도 않다. 현대 사회인들의 대부분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내가 리더의 입장이 되면 조금 다른 상황이 된다.

아무도 상처를 받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모두 나랑 똑같은 사람만 존재를 해야 한다(그래야 내 마음과 같을테니) 그런데 그런 상황은 분명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성과와 회사의 목표를 위해서는 조직의 인원들에게 가끔은 아쉬운 소리를 하거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단어로 말을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부서장들도 가끔 거꾸로 후배들에게 면담을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면담을 할 때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업무를 잘해서 올라간 거지 사실 조직관리를 잘해서 올라간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부서장들이 조직 관리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일단 대화를 하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나이대가 학습이라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내가 부서장이 된다면 난 그러지 말아야지.

 

마지막 부분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도 나와있다.

가족은 무조건 사랑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가? 사실 그조차도 절대 명제는 아니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친구보다 못한 경우도 분명 있는데 서로가 모종의 이유로 비난을 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사실 이것은 모든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해결할 방법은 모르겠지만 가족도 사실 '조금 가까운 남' 정도로 생각을 하는 편이 좋을수도 있다. 매일 얼굴을 본다고 해서 꼭 사랑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당장 사랑하던 동거녀와도 어느 날 갑자기 갈라서는 일이 부지기수인데 말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어쩌면 지금 사회는 꼭 그런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관계라는 것에 재정의도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 조금은 거리를 둬야 편안한 그런 사회가 되어가는 거 같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조금은 편해지는 느낌이기도 하다.

728x90
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