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1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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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핑은 무엇을 하는 거지?

내가 MBA 과정을 다니면서 실제로 실습을 할 수 있는 것 중에 매핑을 하는 것들이 있었다. 도식화를 하거나 그림으로 만들어서 보여주고 혹은 포스트잇과 같은 것을 활용하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한눈에 딱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을 했었는데 사실 이게 훈련이 되지 않았을 때는 너무 하기가 힘들어서 왜 하는지 이해를 못 했는데 막상 정리가 되고 한 눈에 알아보게 되자 왜 이것을 했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다. 마치 숲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하는 것일까? 나무만 계속 심다가 보니 정작 숲이 어떤 식으로 완성이 되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숲을 보게 되니 어떻게 나무를 심어야 아름다운 숲이 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 참고로 숲 만들기가 더럽게 힘들다는 것도 다시 한번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 어려운 매핑에 대한 학습법이다.

챕터 2에 나오는 물 펌프 위치에 대한 지도는(1854년 콜레라 발생 당시를 표현한 존 스노의 런던 지도 빨간 원은 병의 근원지였던 물 펌프를 강조한다는 부분) 우리가 '콜레라는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본다면 절대 찾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고정관념에서 조금 벗어나면 발생 위치를 계속 매핑해 본 결과 공기가 아니라(공기였다면 불특정 다수가 계속 걸리거나 아니면 근원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어야 한다) 물의 오염으로 인해서 발생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콜레라의 원인'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가정을 하지 못했다면 제대로 찾지 못했을 부분이다. 단순히 경제학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는 툴이 아니라 이렇게 병을 찾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여기서 나오는 경험 매핑은 뭘까?

우리 회사의 제품, 우리 회사의 서비스를 고객들이 경험을 하게 되면서 발생되는 부분을 매핑하여 활용한다는 의미인데 이것은 조직의 시각을 내부에서 외부로 전환하고 조직 공통의 큰 그림을 공유하게 하며 조직의 '사일로 무너뜨리기'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팀 간 논의를 촉진시키고 조직을 집중하게 하며 개선과 혁신의 기회를 시사하게 해 준다. 이렇게나 장점이 많은 매핑이 쉽지 않은 것은 각종 경험 도구들이 다 기준점이 제각각이고 객관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보통은 컨설팅 업체에서 이러한 도구를 가지고 컨설팅을 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며 자체적으로 이러한 매핑 도구를 활용하는 회사는 한국에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학습용 책이다.

MBA 과정에서 자주 보던 케이스 스터디도 듬뿍 담겨있고 어쩌면 내가 회사의 임원진이라고 하면 사원들에게 한 번 읽어보고 같이 해 보자고 할 정도로 학습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다소 딱딱한 느낌도 있고 학습지를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본격적으로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 사실 읽는데 거의 한 달 가까이 소요가 된 것은 좀처럼 진도를 나가기도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회사에 대입하기 위해서 하나씩 해 보느라 늦은 것도 있다. 풍성한 도표와 자료들이 굉장히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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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