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1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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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MZ세대는 미래를 꿈꾸지 않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친다.

사실 꼭 그 세대만의 문제라고 하긴 그렇지만 뭔가 미래를 향해 뛰어가야 하는 젊은 친구들이 어렸을 때 받았던 많은 혜택을 버리고 나가기에는 너무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나약하다고 하지만 원래 가지고 있거나 하고 있는 것을 박차고 나가기엔 세상이 참 각박해졌다. 어쩌면 저자도 그런 세상에 나가기 위해 뛰어나왔다가 갑작스레 맞닥뜨린 현실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이렇게 그때의 경험을 바탕을 글을 쓰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경험이나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당장 생존을 위해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여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중에 가장 '뽀대' 나는 일 중 하나인 카페를 택한 것도 바로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나도 자영업을 해봐서 안다.

생각보다 손님이 너무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이라는 사실을. 물론 많으면 당연히 좋긴하다. 하지만 특히 혼자 하는 업종에 있으면 여러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오거나 어려운 주문이 밀리면 당황을 하기 마련이다. 소위 털이 쭈뼛쭈뼛 선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보통 이럴 때 실수라도 하나 나오면 정말 하늘이 무너진 것과 같은 느낌이 발생하게 되는데 손님들이 다 나가고 나서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자신에게 실망하고 속이 상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스팀우유 연속으로 계속하는 라테 계열이 들어와서 당황하는 내용이 일러스트에 있는데 정말 너무 공감이 가서 재미있었다.

 

그래도 저자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했던 것 같다.

흔히 긱 이코노미라고 하여 저자와 같이 미술 전공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업종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근데 각광 받고 있는 거 맞나? 저자 역시 그런 여유로움을 즐기기도 했다고 한다. 일이 있으면 하고 일이 없으면 쉬고. 그런데 문제는 일이 없는 케이스일 경우 당장 내일 먹고살 것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당황을 하곤 했다는데 굳이 그 와중에 장점을 찾아보자면 평일 런치 타임에 할인이 많이 돼서 평소 비싸서 못 먹어본 음식들을 많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참 긍정적이다. 그런데 그런 장점(?)에도 결국 안정적인 생활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는지 카페를 차리게 되었다. 물론 1인 카페이기 때문에 결국은 다른 직장인보다 더 많은 시간과 걱정을 가지고 살게 되지만 그래도 딴생각이 들 때마다 할 거 없었을 때의 생각을 다시 해 보면서 마음을 다 잡는다고 하니 사람에게 일 할 수 있는 것이란 참 중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대로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가 생긴다고 한다.

동네 카페들의 특징은 점차 단골이 늘어난다는 점인데, 말은 별로 하지 않아도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것을 주문해서 참 편리한 사람이 있고 너무나 해맑게 아는 척을 해주는 사람, 그리고 이사를 간다면서 설명도 해주는 아쉽지만 따뜻한 사람들 등과 같이 점차 대화가 되고 동화가 되면서 익숙해지는 과정을 겪게 된다. 회사에 들어가도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다가 나중에는 대화를 통해 혹은 일을 통해서 사람을 알아가고 동화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이다. 뭐, 마음에 안드는 사람은 계속 마음에 안 들긴 하지만 뭐든 내 좋은 사람들과만 일을 할 수 없고 좋은 손님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을까.

 

저자는 브런치에서 결국 출판의 기회를 얻었다.

부럽다. 솔직히 이 점은 너무나 부럽다. 나도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여러 개의 글을 써 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당연하게?ㅋ) 기회를 갖지는 못한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생업에 지장이 생길 때 저자를 지탱해 준 것은 바로 이 글쓰기가 아닐까 싶은데 한편으로는 너무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출판이 되면서 얼마나 짜릿했을까 생각이 된다. 길지 않은 단편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카페에서의 모습이 머릿 속에 선하게 그려지고 동화가 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나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짧지만 은근히 재밌었던 책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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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르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