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아들이다.
뜬금없이 무슨 이야기냐면 예전에는 외아들이나 외동딸인 경우가 그렇게 많이 있는 케이스가 아니었는데 이제는 너무나 흔한 케이스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내 과거를 생각을 해 보면 부족함 없이 자랐다는 생각이 딱 드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 특별히 내부적인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서 일 것이다. 어차피 집에 있는 것이 전부 내 것이니 딱히 급하게 먹어야겠다던가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고 초등학교 때까지는 다른 친구에게 무엇 하나 나눠줘 본 적이 없는 그런 아이였던 것 같다. 자존심 강하고 성격 더러운(?) 그런 아이였다고 나 할까? 그런 성격이 바뀌게 된 계기는 다 친구들 덕이었는데 친구가 그리 많이 없다가 갑자기 많아지는 시점부터는 그런 성격이 많이 고쳐졌다. 지금 누구를 만나도 깍쟁이 같은 성격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데 최근에는 그런 부분을 서로 이해하거나 가르쳐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부분 혼자인 경우가 너무나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수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자녀가 별로 없으니 부모가 기대하는 것이 너무나 늘어나고 있다. 나 역시 부모가 된 입장에서 이왕이면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좀 더 나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왠지 모르는 비교의 연속과 더불어 뭔가 부족한 것이 있으면 아이는 오히려 별로 관심이 없는데 부모인 내가 더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기다가 실수라도 하게 되면 갑자기 화가 나서 아이를 나무라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어쩌면 아이를 향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보여지기도 하는데 내가 아이 때 생각을 해 보자면 잘못이나 실수를 부모님의 눈치를 봐서 자꾸 숨기게 되면 나중에 더 큰 문제로 다가오곤 했다. 마음도 불편하지만 정신적으로 쇠약해진다고 할까? 반대로 너무 관대해져 버리면 아이의 자존감은 늘릴 수 있지만 반대로 염치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 중간은 어디쯤일까?
둘째가 초등학교에 가기 시작했다.
사실 나 스스로도 부모로서의 실수는 첫째 때 많이 해 보았다. 그런데 희안하게 둘째 때도 그대로 실수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실수를 하게 되면 바로 나무라고 혼자서 못하는 것을 보고 엄청 답답해하곤 한다. 내가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 사실 이럴수록 여유를 가지고 혼자 할 수 있게 흥미를 갖도록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포기를 하거나 나에게 의존적이 되어버린다. 단순히 샤워할 때만 보더라도 내가 급해서 머리도 감겨주고 몸도 씻겨주고 닦아주는 것도 다 하는데 어느 날 혼자 하게 내버려두었더니 멍하니 샤워기만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차 싶었다. 아이에게 다치지 않는 선에서 찬물도 맞게 내버려 두고 뜨거운 물에 놀라 보기도 하며 머리를 제대로 말리지 못해도 스스로 수건을 활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기다려봐야 했다. 부모로서 배울 덕목은 바로 '인내'가 아닐까?
아이와 대화를 하면서 자꾸 강요를 하게 된다.
내가 옳다. 그래서 아이가 내가 하는 방향으로 따라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으로 말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보다는 아이는 좀 더 자유롭고 경험해 보지 못한 방향으로 튀어 나가야 한다. 흔히 창의성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엉뚱하게 학습 시에만 창의성을 강요한다. 이미 다 정해져 있는 공부를 하면서 창의성을 기를 수 있을 거라는 것은 너무 거짓말 같은 생각이 아닐까? 그래서 강요를 하기보다는 대화로 설득을 하거나 그대로 공감을 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전에 여자와 연애를 하면서 분명 '공감'이라는 중요한 포인트를 배웠지만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일단 공감하라. 공감하고 그다음에 화를 내든 대책을 제시하든 해보자.
아이가 왕따를 당하거나 불안함을 느끼면......
공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부모는 항상 너의 편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가끔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할 때 윽박지르거나 왜 안가냐고 타박을 하기 마련인데 이럴 때는 정말 과감하게 하루 쉬면서 아이와 대화를 계속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분명 아이는 부모가 좋아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이고 마음속 깊이 힘든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서 나는 정확히 모를 수 있지만 언제든 그런 일이 생기면 연차를 써서라도 아이와 함께 하루를 즐겨 볼 생각이다. 회사야 어차피 내가 하루 이틀 안 나간다고 해서 부도나서 사라질 문제는 없지만 반대로 우리 아이는 내가 하루 이틀 대화해 주지 못하면 영원히 문이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들의 생각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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