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읽었던 책과는 조금 다른 책이다.
아까는 현재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 은퇴를 준비하거나 추가로 직업을 갖는 것을 모티브로 한 책을 읽었다고 하면 이번에는 아예 직장인의 꿈인 '은퇴'를 하고 나서 책을 쓰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둘 중에 어느 것이 '좋은지'는 알 수 없지만 둘 다 일반적인 트랙과는 조금 다르다고나 할까? 좀처럼 쉽지 않지만 하고 나서는 후회를 하나 사람 절반, 행복해 해는 사람 절반이 있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후자에 가깝지만 말이다. 책의 표지에도 나와 있듯 '직장은 없어도 직업은 많다'라는 것이 많이 와 닿긴 한다. 최근 일반적인 정규직 직장이 점차 줄어들어 자신의 관심사와는 전혀 다른 회사로 가서 정말 억지로 일을 하다가 퇴사를 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기분이 좀 묘하긴 하다. 왜 이렇게 경쟁적으로 살고 있는 거지?
내 와이프의 관심사는 몰라도 우리 부장님 뭐 좋아하는지는 알아?
우리네의 직장생활의 단면이라고 할까? 내 인생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우자의 관심사는 솔직히 잘 알고 싶지도 않은 것이 사실인데 우리 부장님의 관심사는 기가 막히게 안다. 오히려 알려달라고 제발 안테나를 세우고 쳐다본다. 그분이 움직여야 나도 움직인다. 최근에는 좀 덜하다고 하지만 내가 과장으로 진급하고 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이제부턴 '정치질' 이 나의 무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직장상사의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을 하고 그분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퇴근을 늦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그전까지는 그랬다. 한 3년 정도를 그게 전혀 필요 없는 곳에 파견을 다녀왔더니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하고 있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곳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보겠지만 말이다.
그럼 월급 없이 어떻게 살지?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바로 이거다. 돈만 가지고 생각하면 도저히 회사를 그만둘 수 없다. 그 마약과 같은 월급은 매 달 들어올 때마다 약 3시간 정도의 충성심을 늘려준다. 그리고 또 끝인데 그 마약을 끊는 것은 아직 생각도 못해봤다. 만약 끊기면 어떻게 될까? 사실 주변에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그만둔 케이스를 보았는데 생각보다 그게 또 그렇게 힘들진 않다고 한다. 저절로 나오는 금액만큼만 의 소비를 하게 된다고 할까? 절대적인 급여가 없다고 하면 그것에 맞춰서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 사이에 준비를 했었다면 저자와 같이 골프든 책이든 유튜브든 다양한 시도를 하기 마련이다. 어찌 보면 이렇게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철면피와 같이 안돼도 부딪히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결국 내 밥줄이 달려있기 때문이니...?
서른일곱에 대기업 퇴사는?
나 역시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상황이라 굉장히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리 회사가 싫어도 월급도 월급인데 주변에서 나를 회사와 동일하게 알아주는 것을 생각하면(특히 대학원을 가서 더 크게 느꼈다...) 포기하는데 굉장한 고민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여기 나온 내용과 같이 '남을 의식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을 체득하지 않으면 뭘 해도 어색한 것이 생길 것이고 매번 후회를 하게 될 테니 말이다. 내 마음속에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항상 마음 속에 사표를 담고 있지만 제대로 내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하루다. 나도 할 수 있는데?^^
결국 얻어야 할 것은 평생 직업이다.
어쩌면 최근 변화를 보면서 점차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기 너무 쉬운 세상이 돼서 말이다. 나가 하는 일이 언제 사라질지 그리고 언제 변화가 올지 모르는데 그냥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더 각광받는 세상에서 나 혼자 스페셜리스트를 추구하면 안된다는 의미이다. 나는 공장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분명 기계의 변화나 사람 수의 변화가 계속 진행이 될 것이다. 어쩌면 내가 하는 일 자체가 내 스스로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상황인데 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가? 아직까지 돈을 벌 수 있을 때 최대한 회사를 이용(?)하고 벗어나야겠다. 괜스레? 혼자 술 한 잔 하면서 다짐하곤 한다. 마음속에 불을 지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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